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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칼럼] 민자사업 해외 전략적 과제(46) - 민자사업의 실패 (Ⅴ)

무안공항 참사가 말해주는 것

이재성 박사 | 기사입력 2025/01/10 [17:00]

[기획 칼럼] 민자사업 해외 전략적 과제(46) - 민자사업의 실패 (Ⅴ)

무안공항 참사가 말해주는 것

이재성 박사 | 입력 : 2025/01/10 [17:00]

▲ 이재성 경영학 박사     ©국토매일

[국토매일=이재성 경영학 박사] 세계 각국은 좋은 인프라를 건설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하고 있다. 인프라는 크게 보아 두 가지 종류로 나눌 수 있다. 경제적 인프라와 사회적 인프라로 구분한다. 궁극적인 목적은 같을지 모르지만, 각자가 기여하는 바가 다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병원을 짓거나 학교를 건설하는 것을 사회적 인프라라고 하고, 발전소나 도로를 건설하는 것을 경제적 인프라로 분류한다.

 

인프라의 종류는 다르지만, 특정 인프라를 할 것인지 말 것인지 하는 결정은 결정 기준을 명확히 정해 국민들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이러한 일들을 국가 차원에서 다루는 것을 앞에서는 PPP Framework이라고 소개한 바 있다.

 

PPP Framework에서는 인프라 건설에 관련된 법률적 제도부터 국가 예산 투입까지 다양한 분야를 종합적, 입체적으로 다루는 기본 체계를 담고 있다. 또한 인프라 건설에 대한 여러 가지 시행 단계를 담고 있는 프로세스도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복잡한 체계를 가지게 된 이유와 배경은 무엇일까? 

 

인프라 건설과 운영은 국가 경영의 출발점이며 국민 복지의 가장 중요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중요성을 감안해 국가에서는 법적 제도를 마련하고, 이러한 제도를 효과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인력을 육성하는 것이 정부의 중요한 책임으로 인식되고 있다.

 

인프라 건설과 운영에서 가장 중요하고도 필수적인 정부의 의무사항은 무엇인가? 국제적으로 인식되고 있는 필수 요구사항은 네 가지를 들고 있다. 기술적 타당성, 경제적 타당성, 법률적 타당성, 환경적 타당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이 네 가지 타당성은 경제적 인프라와 사회적 인프라 모두에 해당한다. 이 네 가지 타당성 중에서 한 가지라도 결여되면 그 사업은 정당성(Business Justification)을 잃게 된다.

 

이러한 국제적인 기준을 참고해 이번에 발생한 무안공항 참사를 검토해 보는 것은 국내는 물론 해외 사업 개발에서 큰 교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지금까지 사고에 대한 조사가 완전히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확정적이고 단정적으로 말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다는 것을 감안하고 읽어 주시기 바란다.

 

첫째, 공항 입지 선정의 문제이다. 이것은 경제적 타당성, 환경적 타당성의 두 가지와 직결된다.

정부의 공식적인 자료를 보더라도, 최초에 예상한 승객 숫자와 실제 이용객은 너무 차이가 많다는 점이다. 공항 개항 시점부터 지금까지 연도별 승객 숫자는 공식 기록으로 남아 있다. 이러한 큰 차이는 최초 타당성 조사 시점에서 승객 예상 숫자를 부풀렸다는 의혹을 받기에 충분하다. 사업성이 나오지 않는 사업을 어떻게 하더라도 추진하겠다는 욕심으로 타당성 자료를 조작했다는 의혹을 피하기 어렵다.

 

둘째, 무안공항은 철새 도래지와 인접하고 있어 버드 스트라이크에 대한 위험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어, 많은 반대가 있었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사업을 강행했다고 한다. 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르면, 공항 인근 동서남북의 네 곳에 호수나 저수지가 있어 새떼의 피해를 피할 수 없다는 것이 충분히 예상됐다고 한다. 이러한 위험을 감수하고 사업을 결정한 사람들에게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있겠는가? 철새들에 의한 항공기 안전 운행이 위협을 받는 것이 예상된다면, 일반적인 공항 안전 운영 매뉴얼에 따라 대책을 마련하고 장비구입과 인력운영을 했는가? 신문 보도는 인력 배치 및 운영이 서류상으로만 되어 있고, 실제로는 작동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것은 상식을 한참 벗어난 한심한 작태가 아닐 수 없다.

 

다음은 공항 시설의 설계와 구조에 관한 기술적 타당성의 문제이다.

해외의 저명한 항공사고 전문 분석가들은, 무안 공항 사고의 핵심적인 원인으로써 공항에 최근에 추가로 설치된 둔덕을 지목하고 있다. 동체 착륙을 시도한 항공기는 기술적으로 완벽에 가깝게 지상에 착륙했으나 활주로 끝에 설치되어 있던 콘크리트 둔덕에 부딪치면서 기체가 폭발했다는 것이다. 둔덕은 원래, 항공기가 미끄러질 때 쉽게 부서지고, 항공기에 Damage를 주지 않도록 설계되고 시공되는 것이 국제관례(Practice)인데, 어떤 사유에서인지 무안공항에서는 최근 엄청난 콘크리트 구조물을 설치해 이번 참사에 대형 인명사고를 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1970년대를 시작으로 약 50년 정도의 세월에 걸쳐 많은 국민이 갖은 고생을 하면서 오늘의 한국을 건설해왔다. 극히 젊은 세대 일부를 제외하고는 한 평생을 바친 것이나 다름없다. 그렇게 어렵게 고생하고 노력해 성취한 선진국 지위를 자신의 영달을, 지역의 이익을, 자기 정당을 위해 하루아침에 허무하게 날려버리는 것은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

 

무안 참사는 국민들의 분발을 자극하는 신호탄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선진국의 지위를 유지하면서 계속 발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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