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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파업, 타결이 아닌 유보

버스업계에 들이닥친 주52시간 근로제 시행과 해법

장병극 기자 | 입력 : 2019/05/20 [18:05]

[국토매일-장병극 기자] 지난 15일 새벽 울산을 제외한 전국 대부분의 버스 노사 간 협상이 타결되면서 우려했던 ‘버스대란’은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은 아직 높다. 특히, 규모가 가장 큰 경기도의 버스준공영제에 대한 관심이 높다.

 

지난 8일부터 전국 13개 지역에서 버스 파업을 위한 투표가 진행 된 후, 11개 지역에서 파업을 결의했다. 오는 7월부터 시행 예정인 버스업계의 주 52시간 근무제를 두고 버스 운전자 수급 및 운행감축 등 산적한 과제를 누가 해결해야하는지 정부와 지자체간 의견도 나뉘었다.

 

정부, 안전운행 위해 주52시간제 시행해야

 

당초 국토교통부와 고용노동부는 4월 29일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한 노조의 다수가 1일 2교대제 및 준공영제를 시행하는 지역에 속해 있으며, 이번 쟁의 신청은 올 7월 시행되는 주 52시간 근로제와 직접적인 관련이 크지 않다는 입장을 보였다.

 

정부는 버스의 근로시간 52시간제가 졸음운전 방지 등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꼭 필요한 정책이기 때문에, 정부·지자체와 노·사가 함께 협력해서 풀어 나가야 할 과제라고 설명했다. 또한, 노선버스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한 버스업계의 인력 추가 고용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추가적 재원이 필요하기에 고용기금, 공공형 버스 등 중앙정부도 최대한 지원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는 현실적으로 시내버스 요금 인상이 필요하다는 점에 입장을 같이 하고, 시내버스의 요금 인상, 인허가, 관리 등 업무는 지자체의 고유 권한으로 시내버스의 차질 없는 운행을 위해 지자체의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지자체, 지방재정만으로는 감당 불가

 

경기도는 지난 8일 ‘경기도-시군-버스업체 상생협의회’를 열고 지방재정 확충과 불합리한 제도개선을 위한 정부 역할 강화를 촉구하는 건의문을 채택했다. 건의문은 △지자체, 버스업체의 부담을 완화할 수 있도록 관련 법령 개정 및 버스 운송사업의 국고지원 △현행 수도권 통합 환승할인 요금제로 인한 특정 지자체 재정 부담 완화 정부 대책 △운수종사자의 체계적 양성 및 운수종사자 양성사업 교육이수자에 대한 취업 제한 완화 등 정부의 지원 및 제도화 방안도 함께 제시했다. 

 

경기도는 버스업계에 근로시간 주 52시간제가 시행되면 근무형태 전환, 근로일수 단축 등이 불가피하며 3,240명~5,669명의 운전자 추가채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의 국고지원이 전무한 상태에서, 도내 버스업계에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되면 지방정부의 재정현실을 감안했을 때 대규모 폐선, 감차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파업타결, 버스요금 인상키로

 

파업파업이 타결되면서 경기도의 버스요금은 시내버스의 경우 200원, 직행/좌석버스는 400원을 인상하기로 합의했다. 또한, 정부는 수도권과 서울을 오가는 M버스와 일반광역버스도 준공영제로 전환하는 방침을 고려하고 있다.

 

서울은 임금 3.6% 인상, 정년 단계적 연장(61→63세), 학자금 등 복지기금 연장 조건에 합의했다. 부산은 임금을 3.9% 인상하고 7월부터 월 24일 ‘쉬프트’제 근무를 도입키로 했다. 대구도 임금 4%인상, 정년 2년 연장에 합의했으며 인천은 올해 임금을 8.1% 올리고, 향후 3년간 20% 인상키로 했다. 광주는 6.4% 임금을 인상할 예정이다.

 

▲ 버스파업이 타결되자 15일부터 울산을 제외한 전국 지자체의 버스는 정상운행하였다. 사진은 광화문 인근 버스정류장에서 정상 운행하고 있는 버스들.     © 국토매일

 

경기도, 노선입찰제형 준공영제 도입

 

국토부는 광역교통 활성화 지원을 강화키로 하고, M-버스 지원 및 광역버스 회차치/복합환승센터 등 교통안전 지원책도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고용노동부와 협력하여 영세한 버스사업자에 대해 ‘일자리함께하기 사업’ 등 지원기준을 추가로 완화할 예정이다.

 

정부는 지자체가 면허권 등을 가지고 있는 버스운송사업자에 대한 국비지원이 재정 원칙상 지방사무에 속하기 때문에 이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하지만 14일 김현미 국토부 장관과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파업 전날, ‘버스대책 회동’을 갖고, 버스 공공성 강화를 위해 광역버스를 국가사무로 전환키로 했다.

 

이미 서울,부산 등 6개 특,광역시는 ‘수익금 공동관리형’ 준공영제를 시행 중이다. 현재 경기도는 ‘새경기준공영제’를 추진하고 있다. 수익금 공동관리형의 경우 노선 소유권은 민간 버스업체가 가지지만 지자체가 운영비용을 보전하고, 배차와 노선 조정에 개입할 수 있다.

 

반면 경기도의 준공영제 방식은 ‘노선입찰제형 준공영제’이다. 노선입찰제형은 공공이 버스 노선을 소유하고 버스업체간 공정한 입찰을 통해 면허를 한정하여 운영하는 방식이다. 수익금 공동관리형이 오히려 버스업체의 방만한 경영을 부추기고, 혈세가 낭비된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어왔다. 경기도는 하반기에 노선입찰제형 준공영제를 시범 도입할 예정이다.

 

국토부, 광역버스에 한해 준공영제 추진

 

현재 국토부는 ‘광역버스’에 한해 준공영제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향후 연구용역을 통해 광역버스의 준공영제 시행 방안을 구체적으로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재정 소요도 용역이 끝난 후 산정할 예정이다.

 

버스 준공영제의 추진에는 버스의 공공성을 확보한다는 취지에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경기도는 지난 9일 경기도 북부청사에서 ‘새경기 준공영제(경기도 공공버스) 도입방안 공청회’를 개최했다. 서비스를 보장하며 지속 가능한 모델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는 것에 참석자들은 공감했다. 하지만 이미 준공영제를 도입한 지자체에서 운영비용 보전액이 결코 적지 않다는 것 역시 문제이다. 버스업체의 경영구조 개선을 위한 제도의 보완도 함께 마련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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