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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시험운전열차의 안전 확보

국토매일 | 입력 : 2019/05/09 [18:18]

▲ 본지 철도전문위원(전 우송대학교 교수) 

© 국토매일

2017년 9월 13일 05시경 중앙선 원덕역~양평역 사이에서 시험운전열차(이하 '시운전열차'라고 한다)끼리 충돌하여 기관사 1명이 사망하고 관련 직원 6명이 부상을 입은 사고가 발생했다. 또한 기관차 1량이 탈선했고 해당 구간의 상행열차가 7시간 동안 운행이 중지되는 등 근래에 없던 큰 사고였다.

 

얼마 전에 이 사고에 대한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의 조사결과가 발표됐다.
 
사고원인으로 궤도회로장치의 열차검지 오류로 선행열차가 정차 중임에도 후속열차의 출발신호기에 진행신호가 현시된 것을 지목했다. 물론 관계자들로부터 문제점이 지적되어 있지만 구체적인 사항은 좀 미흡하다고 지적되고 있다.

 

필자가 본란을 통해서 철도안전에 대하여 중점을 두고자 하는 것은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새로운 기술이나 시스템 등을 제시하기보다는 철도 관련 종사자들의 인적 오류나 해당 조직, 제도, 환경상의 문제 등을 찾아보고 이를 개선하는 데 있다.

 

앞에서 소개한 시운전열차는 기존선 고속화 사업 종합 시험운행계획에 따라 중앙선 양평~서원주역 간을 2대의 기관차로 왕복하면서 각 역 구내와 역 간의 ATP(자동열차방호장치) 개량에 따른 차상 및 지상신호장치의 반응시험과 신호체계의 변화 상태를 확인하는 목적으로 운행했다.

 

그러나 당시 시운전열차에 참여한 모두가 시험 내용을 명확히 숙지하고 서로 정보를 교환하면서 업무를 수행했다면, 아무리 신호시스템에 기술적인 오류가 발생했더라도 시운전열차 충돌사고는 일어날 수 없는 사고였다는 점에서 너무 안타까운 생각이 앞선다.  

 

시운전열차를 운행할 경우는 시운전 책임자를 지정하고, 책임자는 시운전 전반에 대한 업무를 통제해야 한다. 특히 2개 열차(기관차)를 운행할 때는 열차마다 열차운행 시스템을 잘 알고 있는 직원을 책임자 또는 담당자로 지정하여 기관사에게 운행조건 등 취급사항을 알려야 한다. 기관사 또한 서로의 위치를 확인하는 등 운전정보를 교환하는 것도 필수적이다.

 

당시 시운전 방법은 선행열차가 신호기 앞에 정차하고 후속열차는 이에 따른 신호계열 등이 이상 없는지 확인하는 것을 반복적으로 시행하고 있었다. 따라서 사고 당시 선행열차는 원덕역을 출발하여 약 800여 미터 떨어진 거리의 폐색신호기 부근에 정차한 상태였고, 후속열차는 선행열차가 원덕역을 떠난 지 약 3분 후에 원덕역 출발신호기의 진행신호를 보고 출발했다.

 

이때 후속열차는 원덕역 출발신호기가 진행신호를 현시했다면 당연히 앞의 신호기 부근에 선행열차가 정차했기 때문에 출발신호에 이상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관차에 승차한 시운전 담당자는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고 승무원은 선행열차가 다음 역에 들어간 것으로 판단하였다고 하니 어찌 이런 시운전열차 운행이 있을 수 있는가?

 

사고가 발생하자 언론에서는 '평창올림픽에 맞춰 무리한 개통 시운전'을 했다는 언론의 지적에 대해 관계기관에서 보도 자료를 통해 해명했다, '시운전열차 탑승 전에 시험관계자들이 모여 시험 내용을 사전에 협의하고 기관사에게 시운전 내용 및 방식 등을 충분히 설명하고 시험관계자의 지시에 따라 시운전을 시행하고 있으며, 당일 동일한 패턴으로 시험을 반복하여 16회까지는 문제없이 시행했고 마지막 17회 차 시험을 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했다'는 내용이었다. 해명대로 했다면 사고는 발생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과연 사고 이전에 시행했던 시운전이 정상대로 시행되었는지 의문이 증폭된다.

 

아무리 간단한 시설물검증시험이라고 해도 시운전열차를 운행할 때는 결코 만만하게 볼 수 없다. 이름 그대로 정상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시설물을 점검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2개 열차를 같은 구간에서 시운전열차를 운행하면서, 더욱 충분한 안전대책을 세우는 것은 물론이고 운전 중에는 더욱 각별한 주의를 해야만 한다.

 

지나간 유사사례를 살펴보면, 1995년 11월 29일 일산선 개통을 한 달 앞두고 시운전열차의 추돌사고가 발생하여 전동차 8량이 파손되는 사고도 있었다. CTC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았음에도 운전속도를 줄이지 않아 발생한 사고였다. 시운전열차의 위험성을 충분히 알린 사고였다.

 

이와 같은 시운전열차를 운행할 때는 총괄책임자를 지정하고 앞·뒤 열차에 열차운행 특성을 알 수 있는 책임자 또는 담당자를 승차시켜야 한다. 그리고 시운전에 참여하는 관계자 모두가 시운전 내용과 방식에 대하여 명확히 숙지하고 공유하여야 한다. 시운전 중 이례적인 운전사항이 발생했을 때의 대처방법과 시운전열차 간, 그리고 시운전 로컬역이나 관제 등의 통제가 명확히 이루어져야만 한다. 즉, 운전정보 등을 충분히 교환하면서 안전을 최우선하는 사전 준비와 시행만이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지름길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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