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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공평 과세라는 포장지에 쌓인 세금계산서

국회 박순자 국토교통위원장실 진성오 보좌관

국토매일 | 입력 : 2019/02/12 [09:48]

▲     © 국토매일, 박순자 의원실 진성오 보좌관

[국토매일] 지난 1월 24일 국토부장관을 비롯한 정부부처는 표준단독주택 공시가격을 발표했다. 발표의 핵심키워드는 공평과세였다. 문재인 정부는 그 동안 일관되게 분배 위주 경제 정책 노선을 취해왔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일은 아니다. 이미 작년 7월 국토교통부 산하 관행혁신위원회에서 현실화율을 90%까지 상승시켜야 한다고 권고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상승은 예측되어 왔다.


문제는 감춰진 증세이다. 이번 발표된 표준단독주택 공시가격은 약 60여개의 조세 또는 행정처리 항목과 연결되어 있다. 공시가격과 가장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는 재산세의 경우 과표구간이 1.5억원에서 3억원 구간에서는 0.25%지만 3억 이상에서는 0.4%로 세율 자체가 큰 폭으로 상승한다. 판 자체가 바뀌는 것이다. 그 외에도 건강보험료나 국민연금과 같은 준조세 성격을 지닌 부담금도 상승하게 된다. 게다가 부동산 행정에 연관된 재건축 부담금이나 이행강제금 역시 상승하게 될 것이다.


정부는 270억원에 달하는 초고급 주택의 사례를 들면서 조세형평을 언급하고 있지만 이번 조치로 인해 최고 과표 구간에 속하게 되는 서민들에게 양해를 구하지 않았다. 부동산 경기와 상관없이 현실화율을 올리려면 공시가격은 계속 상승할 것이다. 복지부 차관까지 대동하며 국민연금이나 건강보험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고 했지만 국민들은 올해 뿐 아니라 내년, 내후년에도 상승된 공시가격에 영향을 받는다. 의견 제출 과정에서 전년 배에 이르는 1,599건이 접수되었다는 것은 이미 조세저항이 시작되었다는 증거이다. 게다가 이런 피해가 임대료 상승 등으로 전가될 경우 서민 부담은 더욱 커질 수 있다. 물가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다. 


그 다음 문제는 속도이다. 이번 조치는 평균 17.75%에 달하는 수준으로 전년 대비 2배에 가까운 수치이다. 지난 10년간 부동산 공시가격은 해마다 4~5%수준으로 완만한 속도로 올라갔다. 물가상승률보다 크지만 급격하지 않았다. 이는 부동산 시장이 상대적으로 안정되기도 했지만, 후방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정부에서 속도를 조정한 이유도 있다. 우리 사회는 이미 기본 지표의 급격한 변화가 가지고 오는 충격을 경험해 보았다. 유래없는 최저임금 상승이 소득을 늘리기 보다는 일자리 감소와 자영업자들의 폐업이라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속도 조절이 필요한 이유다. 담배에 부과된 건강부담금 또한 세수만 늘리고 흡연율을 낮추지 못하고 있다.


2015년 국토연구원에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실거래반영비율을 80~100%까지 현실화 할 경우 지방세 수입이 약 4.5~10.9%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번 조치로 현실화 비율이 1.2% 증가한 53% 수준이지만, 향후 현실화 비율을 관행혁신위원회 권고대로 올릴 경우 세금 또한 매우 급격하게 오를 것이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문제는 정부의 정책의 최종 목표이다.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의 목표가 형평성만 강조할 뿐 어떻게 국민들에게 주거 혜택을 줄 것인지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현실화율을 올리면서 보유세를 올리지만, 다주택자들이나 은퇴자들이 집을 팔 수 있도록 퇴로를 열어주지 않는다. 특히 조정지역으로 지정된 지역은 가중된 세금과 규제로 인해 이도저도 못하는 지경이다.


정부의 시장 개입은 시장 실패를 보완하기 위한 조치이다. 그렇다면 시장이 정상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최소한의 개입만 해야 한다. 자세하고 깊숙한 개입은 정부 실패를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 국민들의 자산이 거의 대부분 부동산에 집중되어 있는 상황에서 정부 실패가 많은 국민들에게 얼마나 큰 악영향을 주게 될 지 가늠하기 어렵다.


다가오는 4월 개별주택 공시가격 결과가 나오면 국민들은 공평과세라는 포장지에 쌓인 계산서를 받게 될 것이다. 증세에 대한 부담감을 느낄지 아니면 공평과세에 만족할지 국민이 판단할 것이다. 정부의 정책 집행 과정에서 나오는 부작용과 역효과가 더욱 큰 경우가 많다. 부동산 시장 잡겠다고 엉뚱한 국민들에게만 피해가 전가되는 게 아닌지 하는 우려가 계속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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