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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안전] 철도건축현장의 안전 / 안전도 비용이다

거창한 구호 대신 눈 앞에 작은 관행 부터 고쳐나가는게 먼저

국토매일 | 입력 : 2019/02/11 [16:46]

▲ 송형석 혜원까치 종합건축사사무소 전무

[송형석 혜원까치 종합건축사 사무소 전무] 최근 빈발하는 철도현장의 사고에 대하여 정부와 관련기관들이 많은 대책들을 내놓고 현장점검에 나서고 있다.

 

그 어느 때 보다 안전의 중요성에 공감대가 형성되어 확실히 달라질 것 같은 기대감이 있지만 현장에서 느끼는 체감은 뭔가 2% 부족하다는 느낌이 든다. 

 

정부의 점검을 강화하고 교육을 철저히 하여 다시는 인재에 의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사고를 예방하자” 구호만 풍성하고 각론에 있어서는 과거의 내용을 답습하고 있다. 사고 관련자와 업체를 엄하게 처벌하여 불이익을 주는 처방만으로는 결코 만족할 만한 성과를 기대할 수 없다고 본다.

 

철도건설현장의 위험성

 

열차 운행선에서 건설하는 철도역사는 사소한 부주의로 대형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 25000V의 전류가 흐르는 전차선을 건물 내부에 감싸 안고 작업을 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차선 인접공사는 한 달 전에 차단작업 승인을 받고 야간에 작업을 한다.

 

모든 일을 야간에만 할 수 없기에 덜 위험한 공사는 승인을 받고 주간에 한다. 공사용 자재나 장비가 전차선에 접촉만 해도 작업자는 감전으로 생명을 위협받게 되고 열차운행이 중단되어 막대한 영업 손실이 발생하게 된다. 시공자(하도급자)는 1억짜리 공사를 하러 갔다가 작업자의 인생을 책임져야 하고 10억 이상의 영업손실을 보상해야 하는 구도이다. 최근 오송역 전차선 단전사고가 그렇다. 

 

사고의 근본적 원인과 정부의 책임

 

모든 사고는 원인을 정확히 찾아야 재발방지대책을 세울 수 있다. 사고가 발생하면 국토교통부, 고용노동부, 경찰, 철도시설공단, 철도공사 등 수많은 기관에서 현장조사를 하고 원인을 분석하지만 대부분 직접적인 원인과 단기적 처방에 치중하는데 이렇게 해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나올 수 없다.

 

작업자의 과실이나 감독소홀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모든 사고에 다 존재한다. 여기서 생각해야 할 점은 작업자나 감독자가 신이 아니기에 언제나 실수를 할 수 있고 모든 규정을 100% 완벽히 지킬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일단 사고가 생기면 작업자-하도급사-도급자-감리자-공사관리관-발주기관 순으로 불이익을 당하거나 책임을 지게 된다. 사고가 나기 쉬운 환경, 사고가 날 수 밖에 없는 현장여건을 발본색원하여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단순실수, 부주의에 의한 사고를 줄일 수 있다. 정부는 사고의 근본적인 원인이 구조적 문제점으로 인한 것인지를 파악해야 하고 제도적으로 개선할 점을 찾아내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정부공사에서 예산절감을 위해 작업자를 위험에 내몰았다면 이는 정부의 책임도 있는 것이다.

 

안전비용 투자에 인색한 현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태안발전소 ‘김용균 사고’의 가장 큰 원인은 비용문제이다. 안전하게 작업할 수 있는 환경과 숙련된 인력을 제공하지 못한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다. 사업장 책임자가 과연 자기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했는지 먼저 살펴봐야 하는 이유이다. 철도건설현장도 곳곳에 이런 암초가 숨어있다.

 

아직도 사고위험성에 노출되어 무방비상태로 일하는 현장이 많이 있다. 철도시설은 2000년 주기의 지진에 대비한 내진설계를 하도록 되어 있지만, 당장 눈앞의 공사장 안전에 대한 투자에 너무 인색한 것이 현실이다. 야간공사는 전차선 단전 후 작업을 하지만 주간공사보다 위험도가 훨씬 높다.

 

특히 크레인이나 항타기 등 대형 장비의 선로근접 야간작업은 가급적 피해야 한다. 운행선 인접공사에서 비용절감을 위해 대형 항타기로 콘크리트말뚝을 박는 공법은 건설회사와 감리자, 발주처 관계자 모두의 생업을 담보로 걸어야 할 만큼 사고 위험성이 높지만 일부 현장에서는 여전히 관행적으로 설계와 시공이 이루어지고 있다.

 

공사비가 다소 증가하더라도 당연히 소형장비로 시공하는 마이크로파일로 바꿔 주간에 안전하게 시공토록 해야 한다. 현장에서 안전을 이유로 설계변경을 하는 것은 추가예산확보부터 너무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설계단계에서 미리 반영해야 하지만, 설계단계에서 원가절감에 주력하다 놓치거나 위험성을 경시하여 이런 상황이 만들어 지는 것이다. 

 

철도건설의 노임할증의 적정성

 

열차 운행선에서 작업하는 공종은 표준품셈에 의거하여 작업시간 및 작업효율 감소, 야간근로임금 등을 감안, 재료비를 제외한 노무비에 할증을 가산해주고 있다. 실제 현장에서는 이 할증이 너무 적어 그 비용으로 야간차단작업을 수행할 수 없다는 하도급 업체의 민원이 많다.

 

원도급자는 자기들이 정부에서 받은 금액 비율을 초과할 수 없다는 논리로 묵살하지만 나중에 그 피해가 현장에 고스란히 돌아온다. 하도급자가 일하다 손해를 보면 자기 돈을 보태서 공사하는게 법률이나 계약조건에 부합되지만 실제로 전문건설업체가 손해를 감수하기에 영세한 업체도 많고 해서 대부분 추가비용을 요구하며 공사를 지연시키게 된다.

 

공정이 지연될수록 품질관리는 어려워지고 결국 부실이 발생하거나 사고 위험성이 높아진다. 원가를 맞추기 위해 야간에 할 일을 주간에 무리한 작업을 하다가 사고를 내기도 한다.  

 

그러면 발주처가 지급하는 노임할증이 과연 얼마나 부족한가? 철도건축공사에서 야간차단작업 할증은 해당공종을 세분하여 계상하며 최대 87.5% 이내로 설계에 반영하고 있다. 토목공사는 190%까지 반영하는 작업도 있다. 그러나 하도급자들은 실제로 노임이 8배 이상 들어간다고 주장하는 업체도 있다. 대개 운행선의 전차선 단전은 밤 1시부터 5시 사이에 이루어진다.

 

실제 작업가능시간은 전후 30분을 빼고 3시간 남짓이다. 이 작업을 위해 근로자는 밤 10시에 출근하여 아침 6시 퇴근을 하게 된다.  표준품셈에 야간작업은 25%의 효율저하를 인정한다. 따라서 환산시간은 135분에 불과하다. 근로기준법상 철야작업은 노임을 주간의 2배 주도록 되어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3배까지 지급해야 인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노임을 주간 8시간 근무의 2배 지급하고 실 작업은 135/480=0.28만큼 진행된다면 동일 작업량대비 투입비용이 7.14배로 되며, 3배 지급하면 10.7배로 나타난다. 물론 이 수치가 정답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단순계산으로도 많은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고가 발생하면 직접적으로 가장 큰 피해자는 현장 기능공이고 하도급업체이다. 더 이상 비용문제로 이들을 위험에 내몰아서는 아니 된다.  온 국민의 관심사가 안전에 쏠려 있는 지금, 정부의 역할은 과거의의 관행대로 원가절감 기조를 유지하면서 규제 위주의 안전대책을 처방할 것이 아니라, 안전을 위한 비용투자를 장려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하여야 하며, 위험한 작업을 안전한 작업으로 바꿔 나가고 표준품셈에 현장여건을 정밀하게 반영하여 무리한 작업으로 위험에 빠지는 현장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관점의 현실을 반영한다면 계약예규 ‘공사계약일반조건’의 설계변경 사유에 “시공 위험성 저감을 위한 공법변경”이 가능하도록 개정할 필요성도 제기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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