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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집값 평당 1억시대

백용태 | 입력 : 2018/09/10 [08:38]

강남 집값 상승에 놀란 여당과 정부, 청와대 수뇌부가 연일 부동산 관련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해 '8·2 부동산 대책'과 올해 '8·27 대책' 이후에도 서울 강남 집값이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자 당·정·청이 앞 다퉈 진화에 나서지만 속수무책이다.

 

심지어 지난달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는 3.3㎡당 1억 200만 원에 거래됐다는 믿기 어려운 이야기도 들린다. 강남의 또 다른 유명 아파트는 로또 복권 1등에 당첨되더라도 사기 어렵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이미 당·정·청은 투기 수요 억제 중심 정책에서 벗어나 공급 확대를 병행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듯하다. 신도시 개발이라는 말은 자제하고 있지만 수도권 7개 도시의 그린벨트를 풀어 신규 택지지구로 지정하자는 말이 나오고 있다.

 

서울의 집값 상승이 결코 공급 부족 때문에 비롯된 것은 아닐진대 또다시 공급 확대에 나서는 게 선뜻 이해되지 않는다. 이뿐만 아니라 불과 얼마 전까지도 "2022년까지 주택 공급 물량은 충분하며, 집값이 뛰는 것은 공급 부족이 아니라 투기 수요 때문"이라던 국토교통부도 이 흐름에 합류할 것이라니 정책 엇박자 비난은 자초하고도 남는다.

 

서울강남과 지방의 주택가격 격차는 최근 더 벌어졌고, 지방은 미분양 아파트에다 지역 경제를 떠받치던 중심 산업이 무너지면서 추락의 끝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상실감이 크지 않을 수 없다. 그나마 '똘똘'한지 어떤지는 알 수 없어도 깔고 앉은 집 한 채는 있어서 웬만한 부동산 정책에도 눈 하나 깜짝 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가만있다가 바보 되는 것 같아서 상대적 박탈감마저 엄습한다.

 

하긴, 이런 박탈감은 내 집 마련의 꿈도 꿀 수 없는 청년들과 무주택 세대들의 절망감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닐 것이다. 솔직히 서울 집값 상승은 소득 상승세와 비교해도 과도한 측면이 있다. 보건복지부가 올해 발표한 4인 가족 기준 중위소득이 452만 원이었는데, 서울 평균 아파트값 7억 238만 원(한국감정원 8월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선 12년 9개월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한다. 집의 재산적 가치가 아무리 중요하지만 이건 아니다. 재산 가치 이전에 주거라는 집 본래의 기능을 회복할 수 있어야 한다. 

 

흔히 교육과 부동산 문제는 국민 모두가 지대한 관심을 갖는 데다 이해당사자여서 모두가 전문가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지만 답은 이미 나와 있는 것 같다. 투기 수요는 잡되, 장기간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저렴한 공공주택을 늘리는 큰 방향 말이다. 그에 따라 3주택 이상이거나 초고가 주택의 경우엔 종합부동산세 세율을 강화하고, 집을 사고파는 과정에 생기는 초과이익에 대해선 철저하게 양도소득세를 매기고, 저금리 기조로 인해 필요 이상의 자금이 몰리는 분양 시장엔 대출 조건 규제를 강화하면 된다. 그리하여 실수요자를 위한 아파트 분양가 원가 공개와 후분양제, 임대주택 공급 확충 등을 추진하면 될 것이다.

 

문제는 서울과 지방의 격차는 어떻게 할 것인가 여부다. 소득 양극화를 넘어서 부의 불평등 문제와도 직결된다. 서울 강남 집값을 잡겠다고 내놓은 부동산 정책이 서울을 제외한 전국의 부동산 시장을 얼어붙게 했다. '핀셋규제'식으로 풀어달라고 호소하는 것도 지친다. 비단 부동산 정책만은 아니지만 지방은 지방 스스로 일어날 수 있도록 큰 틀의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 그것은 과감한 분권정책이다. 분권이 되어야만 국가 균형발전이 이루어지고, 궁극적으로는 서울 일극 집중에 따른 집값 상승이라는 원천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똘똘한' 집들이 모여 있는 서울 강남 일부 지역의 부동산 가격 폭등은 결국은 우리 사회의 소득 양극화를 부추길 수밖에 없다. 며칠 전 심상정 의원이 공개한 '근로·이자·배당·종합소득 1000분위'(2016년 귀속)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근로소득자 상위 0.1%와 하위 10%의 근로소득 격차는 약 1000배였다. 이자·배당소득 등 금융소득은 더 심했다. 집값 역시 대표적인 불로소득이 아닌가 말이다. 문재인 정부가 강조하는 포용적 성장도 결국은 불평등과 양극화 없이 우리 사회가 다 같이 잘살자는 것이라면 '그들만의 리그'인 집값 상승은 절대 그냥 둬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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