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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째 “묻지 마, 나눔” 얼굴 없는 천사 미담(米談)

“어려운 이웃에게 나눠 달라” 전화 딱 한 통!

박찬호 | 기사입력 2018/01/12 [15:02]

8년째 “묻지 마, 나눔” 얼굴 없는 천사 미담(米談)

“어려운 이웃에게 나눠 달라” 전화 딱 한 통!

박찬호 | 입력 : 2018/01/12 [15:02]
    월곡2동얼굴없는천사
[국토매일]어려운 이웃을 위해 매 해 1,200여만 원 상당의 쌀 300포를 기부하고 있는 얼굴 없는 천사의 선행이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올해도 서울 성북구 월곡2동주민센터에는 올해도 어김없이 익명의 기부자가 보낸 20kg 포장쌀 300포대가 도착했다. 벌써 8년째로 지금까지 2,400포 싯가 1억2천만 원에 이르는 금액이다.

금액도 금액이지만 주민들은 8년 동안 한 번도 거르지 않고 나눔을 실천한 ‘한결같음’을 칭찬하고 있다. 한 두 해의 이벤트로 예상했던 주민센터 직원들도 8년 동안 선행이 이어지자 감동을 넘어 자랑스러운 눈치다.

직원 모두가 새벽에 출근해 20kg 포장쌀을 나르는 대전쟁을 치러야 하지만 ‘어려운 이웃이 조금이나마 힘을 내며 겨울을 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짤막한 전화를 반기는 이유이다.

이맘때면 월곡2동주민센터 직원이 총동원 돼 쌀을 나르는 풍경이 8년 동안 반복되자 주민의 호기심도 이만저만이 아니였고, 구경을 나왔던 주민 중 일부는 아예 팔을 걷어 올리고 쌀 나르는 것을 거들기도 한다.

얼굴 없는 천사를 따라 나눔에 동참하는 주민도 늘었다. 나눔 방식도 각양각색인데, 쌀과 금일봉은 물론 맞춤형 생활소품을 직접 만들어 기부하기도 했으며, 인근 동아에코빌아파트 주민들은 천사의 쌀을 나눔 받는 이웃 대부분이 비좁은 공간에서 생활하는 만큼, 사전에 주민센터를 방문해 의견을 나누고 맞춤형 미니식탁 11개와 도마 11개를 준비했다.

월곡2동의 터줏대감을 자처하는 하광용 통장은 얼굴 없는 천사에게 지고 싶지 않다며 쌀10kg 100포와 라면 50박스를 전했고, 지역 어르신들도 나섰으며, 상월곡실버센터 관계자와 어르신 100명은 1인당 1만원씩 마음을 모아 성금 100만원을 보탰다.

김종호 월곡2동장에 의하면 “8년간 이어진 천사의 선행이 알려지자 이웃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다양하게 나눔에 동참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며 쌀은 기부자의 뜻에 따라 기초수급자와 저소득 틈새가정 등에 골고루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얼굴 없는 선행을 하고 싶다는 천사의 뜻을 존중해 추적을 중단하기로 했다.

올해도 얼굴 없는 천사의 쌀을 전달받게 된 한 기초수급자는 “천사 덕분에 매년 겨울을 든든하게 보낼 수 있어 고맙다”면서 “천사 쌀을 먹어서 그런지 없는 형편이지만 작은 것 하나라도 이웃과 나누고 싶은 착한 마음이 저절로 생긴다”고 했다.

김영배 성북구청장은 “소외된 이웃들이 곁에 아무도 없다는 고독감으로 인한 고통이 더 크다는 사실을 깨달을 때가 많다”며 “월곡2동에서 펼쳐지는 아름다운 이야기는 우리 곁에 마음 따스한 이웃들이 있다는 정서적 지지감을 줄 뿐만 아니라 도움을 받은 사람이 다시 다른 이를 돕는 선행의 선순환으로 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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