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인터뷰] 이정술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사무총장

'생명존중'과 '안전윤리' 문화 정착돼야… 시민단체 '자발적 참여' 기대

변완영 기자 | 입력 : 2018/01/09 [15:20]

안전문화 정착의 3대 요소… 교육 · 점검 · 신고

국민투자펀드 조성… 장비보강, 설비교체 등 투자재원 마련해야
불필요한 안전규제 재정비 시급… 지자체장에게 책임과 권한 부여
정부, 기업, 국민이 힘을 모을때 ‘안전공화국’ 가능

 

 

[국토매일-변완영 기자] 우리사회의 가장 큰  문제 가운데 하나인 교통사고, 산업재해, 각종 안전사고의 대폭적인 감소를 위해 노력하는 단체가 있다. 지난 1996년 창립 이래 누구보다 앞장서서 국민의 안전을 위해 노력해오고 있는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이하 안실련) 이정술 사무총장과 인터뷰를 통해 안전사고에 대한 해법을 모색해보고자 했다.

 

- 최근 발생한 ‘제천참사’가 다시 일어나지 말라는 법이 없는데, 정부나 지자체는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먼저 유사한 후진적 대형화재 재발방지를 위해서는 철저한 원인조사를 하고 화재 예방, 대응과정의 문제를 철저히 개선해 나가야한다. 현재 행정안전부에서 독립적인 국가재난사고조사위원회 설치 법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조속히 입법이 되어 앞으로는 대형 사고가 나면 사고관련 부처에서 책임회피성 조사로 끝낼 것이 아니라 독립적인 조사위원회에서 철저한 원인 조사위에 법적, 제도적 보완대책이 있어야 한다.

 

과거처럼 임시방편으로 대책을 위한 대책보다 소방의 인력장비 보강과 함께 화재 발생 시 신속한 인명구조 등 대응력을 높이고 비상구확보 등 시설물단위 소방안전규정의 이행실태를 면밀히 확인 점검해야 한다.


그리고 전국의 소방서단위, 지자체와 안전관련 공공기관이 관할 구역 내의 건축물에 대한 안전점검책임제를 통해 취약건물에 대한 철저한 점검확인이 있어야 한다.

 

또한 지난해 6월 영국 런던에서 발생한 그렌펠타워 화재이후 영국 정부에서 가연성 외장재를 사용한 동일 유사한 건물을 조사하여 강제로 건물 외벽을 철거한 것과 같이 우리도 다중이용시설물을 전수 조사하여 소방안전에 문제가 있는 건물은 철거한다는 비상한  각오로 근원적인 대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상의 허점은 없는지요? 만일에 있다면 개정해야할 부분은?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은 대구지하철 사고 이후 통합적 재난관리를 위해 1995년 제정된    “재난관리법”을 전면 개정하여 2004년3월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을 제정한바 있다.


동 법은 헌법의 기본정신에 따라 우리나라 재난 및 안전관리에 관한 기본법으로 각종 재난으로부터 국토를 보존하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하여 재난안전관리체계를 확립하고 재난의 예방, 대비, 대응, 복구와 국가 재난안전관리체계 정립, 안전관리기본계획 수립, 안전문화 진흥, 긴급안전점검 등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최근 후진적 안전사고가 빈발하는 것은 재난 및 안전관리법상의 문제라기보다 정부 내 각 부처가 가지고 있는 150여개의 개별 단위 법령상의 각종 안전규정이 실제 현장에서 국민들이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작동되지 않는데 더 큰 문제가 있다고 판단된다.

 

그리고 각종 대형사고 시 마다 그 때 그 때 관련규정이 땜질식으로 안전규정이 보강되고 있다. 예를 들면 경주, 포항 지진과 같이 큰 지진이 한번 나면 지진?화산재해대책법을 강화했는데 그 전에 지어진 건물에 대한 내진설계는 강제하지 못해 다수의 건물이 지진의 위험으로부터 노출되고 있는 실정이다. 다른 법도 거의 유사하다.


또 건축설계단계부터 화재나 지진 등 재난과 안전측면을 고려한 제도개선이 필요한데 안전관련 부처와 사전 충분히 협의해서 개선하는 자세가 아쉽다.  

 

- 안전사고 관련자 처벌에 대해서 너무 관대하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 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 지속적으로 후진적 안전사고가 반복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것은 복합적 요인으로 진단한다.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안전규정을 개인, 기업, 사회 구성원이 모두 자발적으로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런데 현장에서는 법 규정이 철저히 무시당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고 적당주의, 속도전, 나만은 아니라는 예외주의가 널리 퍼져 있는 실정입니다.

 

특히 약 17만 여명으로 추산하는 건설현장의 외국인 근로자들이 안전교육이나 안전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비용절감 등을 이유로 하청업체로 위험한 안전업무를 위탁하는 위험의 외주화 문제 등이 해결되지 않고서 강력한 단속과 처벌만을 강조하는 것은 안전을 확보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안전관련 규정을 지키지 않으면 타인의 안전과 생명을 해치는 행위로 징벌적 손해를 볼 수 있다는 것을 국민과 기업이 스스로 느끼도록 철저한 단속과 경제적 부담을 지우는 방향으로 제도개선이 이루어지고, 어린 시절부터 노약자 까지 생애주기별 맞춤형 안전교육과 체험을 체계적으로 실시해 스스로 소중한 생명을 지켜야 한다는 인식을 체질화 해 나가야 한다고 본다.  

 

- 국민들의 ‘안전불감증’을 해결하는 법적인 장치는 없는지? 아울러 시민단체의 역할은?

 

안전불감증을 법적 수단으로 단기간에 해결하는 것은 어렵고 다양한 접근과 국민의 참여와 협조가 절실하다. 안전불감증은 안전에 대해 잘 모르는 안전무지로부터 온다고 본다. 안전을 하루아침에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끌어 올리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안전불감증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본으로 돌아가 구호가 아닌 실천이 뒤따라야하고 안전윤리와 생명존중의 인식이 사회저변에 확산되어야 안전한 사회를 구현할 수 있다고 본다. 적어도 문화가 바뀌기 위해서는 30년이 흘러야 한다고 한다.

 

안실련과 같은 안전시민단체는 국민의 입장에서 정부나 지자체에서 안전을 소홀히 하는 행위나 안전문제를 적당히 눈감고 넘어가는 일이 없도록 철저히 견제하고 감시해야 한다.

 

그리고 언론과 연대하여 생활주변의 안전문제에 대해 부단히 조사 분석하여 문제점은 드러내어 개선을 촉구해 나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민사회단체 활동가의 전문성과 열정이 필요하고 안전시민단체 활동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자발적 참여와 성원이 무엇보다 절실한 실정이다.


- 우리나라의 이른바“빨리빨리”같은 속도문화가 안전사고를 발생시키는 원인이기도하고. 대충대충 의식도 한몫하는 같다. 오랜 관습을 교육으로 바꿔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현장에서는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 어떻게 법적으로 강제할 수 있는지?

 

행안부를 비롯하여 정부 각 부처에서는 안전문화교육진흥법을 제정하고 생애주기별 안전교육시스템을 만들고 있습니다. 어린이부터 노약자까지 요람에서 무덤까지 안전을 확보한다는 자세로 지속적으로 안전교육과 현장체험교육을 강화해 나간다면 우리도 머지않아 안전 선진국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안전문화 정착의 3대 요소는 교육, 점검, 신고이다. 시민들이 생활주변부터 위험한 곳이 없는지 살피고 관계기관에 신고하는 등 이제는 구호가 아니라 행동으로 실천 할 때이다.

 

제천 화재에서 보는 봐와 같이 총체적 부실입니다. 그 어느 하나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안전은 정말 구호로는 되지 않는다. 일반 상업용 건물주들도 소방법에 따라 정례적인 화재대피훈련을 하도록 되어 있으나 그런 시설주를 보지 못했다.


안전규정은 생명규정이라는 인식하에 철저히 지키고 위반하면 합당한 제제를 통해 반드시 처벌받는 다는 인식을 정착시켜야 한다.

 

- 사후약방문식, 땜질식이 아니라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한데…

 

우리나라 산업안전분야 사고나 사망자수는 매우 높은 실정이다. 그런데 이렇게 많은 산재가 발생해도 근로자만 죽어나지 경영진은 대부분 면책되고 처벌받지 않는다.


그 결과 타워크레인 사고, 조선소 화재폭발사고, 지하철공사장 붕괴 사고, 건설현장 용접 시 화재 등 각종 사고가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인명피해 발생시 안전관리 실무자가 아닌 그 사업장의 책임자에게 연대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법적 보완이 시급하고 아울러 재난과 안전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 시설이나 장비를 교체, 안전요원 추가 체용 등 많은 예산이 수반되는 데 이를 경영자는 비용으로 인식해 안전분야 투자를 소홀히 하거나 경기가 어려우면 최우선적으로 안전분야 투자를 축소하기도 한다.

 

따라서 정부에서도 안전문제를 제대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법과 제도정비, 시스템보강과 함께 국민안전투자펀트를 만들어 안전분야 장비보강, 설비교체 등 투자재원을 저리로 안정적으로 지원하여 안전 기반이 튼튼해지도록 하는 접근이 필요한 때이다. 

 

- 안전사고는 교통사고부터 공사현장, 화재, 붕괴 등 인재와 태풍, 지진, 홍수 등 자연재해가 있는데..자연재해를 방지하는 것은 한계가 있지만 인재는 막을 수 있지 않나?

 

그렇다. 자연재해는 불가항력적인 면이 없지 않다. 과거 태풍 매미와 루사가 우리나라에 내습하여 4~5조원 이상 피해를 입힌 사례가 있었다.


안전사고는 우리의 노력 여하에 따라 발생을 막고 충분히 줄일 수 있고 각종 안전사고 대부분이 휴먼에러에 의해 발생한다.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개인의 책임을 묻기 전에 확실한 원인규명부터 하고 사고를 개인 당사자문제로 보기보다 조직의 문제로 접근해서 근원적인 해결 방안을 도출해 내야한다.


그리고 실패 사례를 공유하고 실패로부터 배우는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으며 잠재적 에러 요인은 드러내어 반복피해를 막는 노력을 기울인다면 충분히 사고를 줄일 수 있다고 본다.


-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안전관련법’을 하나로 모으는 것은 어떤지?

 

안전문제는 각 부처에서 법령을 가지고 있고 법제도를 운영하는 부처가 산하에 각공 공사나 공단 등 전문기관을 가지고 있다.


이전에도 정부가 대구지하철 사고, 세월호 침몰 등 대형재난 발생이후 재난관리시스템 재정비시에 안전관련 전문기관을 한곳에서 전담 관리하는 방안이 제기 되었으나 관련부처의 반대, 해외사례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실행되지 못했다. 앞으로 지속 연구해볼 필요가 있다.

 

그보다 우리나라도 경제발전에 걸맞게 이제는 안전관련 규제나 제도 전반을 종합적으로 진단 분석하여 불필요한 안전규제는 과감히 버리고 4차 산업 시대에 발맞추어 안전규제를 재정비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안전규제 재정비의 큰 원칙은 지자체 중심으로 안전관련 권한과 책임을 일치시킬 필요가 있다고 본다.


지자체 장은 주민들이 직접 선출하기 때문에 주민의 생명과 재산을 최 일선에서 지킬 의무가 있고 가장 먼저 책임 있게 나서야 하는 공직자이기 대문이다.

 

그런데 지금의 안전관리 시스템은 중앙과 공공기관 중심으로 이루어져 지자체 장은 사고난후 수습에 치중하는 모습이다. 권한과 책임의 일치를 위해 다양한 인허가 권을 가진 지자체장이 인허가 과정에서 안전관련 문제를 철저히 책임지도록 제도를 바꾸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본다.


- 끝으로 우리나라도 안전공화국이 될 수 있다고 보시는지?

 

대한민국은 세계가 놀랄 정도로 빠른 시일내 세계 11위의 경제적 번영을 이루었다. 지금까지 이룩한 성과를 토대로 안전분야도 집중해서 개선한다면 큰 성과를 이룰 수 있다고 확신한다.

 

다만 안전은 국민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연관이 있어 어느 누구 한사람의 힘으로 이루어지기는 어렵다.

정부나 지자체가 100% 다 해 줄 수는 없다.


정부와 기업, 국민이 힘을 합쳐 자율안전을 실천할 때 안전공화국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이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의견쓰기 전체의견보기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제 목
내 용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