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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무인운전·무인역사 ‘미래 도시철도’… 운행시간도 자로 잰 듯 정확

2004년 구축 철도기술연구원 ‘경산경량전철시험선’ 현장 가보니

조영관 기자 | 기사입력 2017/03/31 [09:01]

[기획] 무인운전·무인역사 ‘미래 도시철도’… 운행시간도 자로 잰 듯 정확

2004년 구축 철도기술연구원 ‘경산경량전철시험선’ 현장 가보니

조영관 기자 | 입력 : 2017/03/31 [09:01]

 

‘저심도 도시철도시스템 기술개발’ 4차 년도 완료… 30일 종합시운전

 

▲ 한국철도기술연구원 경산경전철시험선로                       © 경산=조영관 기자

 

[국토매일-조영관 기자] “관제실! 차량 자동으로 출발시켜주세요!”

 

지난 30일 경북 경산 소재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첨단무인운전경량전철시험선. 김광수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연구원이 통합 관제실에 무전을 보내자 고무차륜 AGT 경량전철이 선로를 미끄러지듯 달렸다.

 

‘저심도 도시철도시스템 기술개발’ 과제 1세부 공동연구기관인 ㈜테크빌, ㈜한터기술, ㈜비츠로시스 ㈜큐브인 등 4개 업체 관계자들은 이날 종합시운전을 위해 경산 시험선에 모였다. 저비용·고효율이 핵심인 경전철 개발 과제인 저심도 도시철도 시스템은 4차 년도 개발이 완료된 상태다. 오는 12월까지 신뢰성 테스트와 신기술 등록 등의 절차를 거치게 된다.

 

경산 시험선은 고무차륜 AGT 경량전철 시스템의 종합성능·안정성·신뢰성 검증을 위해 지난 2004년 구축됐다. 본선 1870미터, 축선 387.5미터, 대피선 121미터 등 총 2.4km에 종합사령실·승강장·검수고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총 3개 파트로 이뤄진 이번 과제의 주관연구기관인 철도기술연구원의 광역도시교통연구본부 박기준 책임연구원은  1세부 ‘도시철도 인터페이스’ 개발을 책임지고 있다. 박기준 연구원은 “각 연구과제에 따라 경산시험선로의 설치시설이 달라지는데, 지금은 저심도 도시철도 과제 관련 시설을 구축해놓은 상태”라며 “올 10월부터는 다른 과제가 시작된다”고 설명했다.

 

이날 시험운행에서 경전철은 실제 운행을 가정해 약 15분가량을 달렸다. 모두 6개 역을 정확히 10초씩 정차했다. 선로제한속도는 60km. 열차는 직선구간에서 최고속도인 55km까지 운행했다. 만약 차량 이상으로 제한 속도를 넘어가면 ‘차상신호장치’에 의해 비상 정지하게 된다.

 

▲ 시험운전 출발신호를 기다리고 있는 고무차륜 AGT 경량전철     © 경산=조영관 기자

 

이번 기술의 가장 큰 특징은 미래 도시철도 기술인 ‘무인운전 및 무인역사 운영’이 구현됐다는 점이다. 열차 운행은 정보통신, 신호관제, 열차운행 등 ‘통합 시스템’에 의해 결정된다. 역사 운영도 기존 역사의 기능실이 통합돼 모니터링을 위한 최소 인원만으로도 운영이 가능하다. 

 

우선 역사 내 15개가량 되는 정보통신 설비에 데이터를 보내는 5~6개의 통신 프로토콜을 큐브인이 개발한 ALL-IP 방식으로 통합해 통신설비가 간소해졌다. 박기준 연구원은 “향후 전철 등 일반철도의 정보통신 설계를 모두 ALL-IP 방식으로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시스템에서는 비상 시 관제실에 요청해 방송을 해야 했지만, ALL-IP 방식에서는 차내에 설치된 ‘네트워크 스피커’를 통해 스마트폰으로도 차내 방송이 가능하다. IP주소를 입력하면 핸드폰으로도 신호를 전송할 수 있는 것이다.

 

테크빌이 이번 과제에서 개발한 ATS(Automatic Train Supervision·자동열차감시장치) 서버는 열차의 무인운전 및 무인역사 운영을 위해 최적화됐다. 관제업무의 자동화 및 효율화를 위한 각종 기능을 제공한다.

 

기존 시스템에서 본선 및 차량기지의 관제는 각각 별도의 서버 및 콘솔로 구성돼 있고, 장치의 고사양에 따른 고비용으로 인해 구축 및 운영·유지보수비가 크게 소요된다는 문제점이 따랐다.

 

김진욱 테크빌 상무는 “관제실도 이전에는 사람이 일일이 조작을 했는데, 자동제어 모드로 놓게 되면 차량의 상태에 따라 자동으로 조작할 수 있게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 경량전철시험선 내 관제센터                          © 경산=조영관 기자

 

경산시험선 관제실 벽면에는 ‘관제콘솔’과 ‘통신콘솔’ 화면이 띄어져 있었다. 열차는 관제실의 명령이 떨어지자 비로소 출발했다. 관제실에서 지상ATP(Automatic Train Protection·열차자동정지장치)에 출발명령을 내리면 차상ATP가 그 신호를 받아 차상ATO(Automatic Train Operation·열차자동운전장치) 장치에게 자동운전을 시키는 것이다. 

 

한터기술은 이번 과제에서 ‘저심도 도시철도용 역간 전자폐색방식 신호시스템’을 개발했다. 역간 폐색방식은 역사 내 기능실이 불필요해 설치 및 운영비를 30% 가량 절감시킬 수 있는 ‘100% 국산 무인 운전 신호시스템’이다. 본선 및 차량기지 관제시스템을 일원화해 통합 관제할 수 있다.

 

강재훈 한터기술 팀장은 “ATP와 ATO로 구성되는 차상신호장치에서 안전 쪽은 ATP가 담당하고, ATO는 사람처럼 운행을 맡는다”며 “지금 열차제어는 차량이 하는 게 아니라 관제의 명령에 의해 진행되는 형태”라고 설명했다.

 

열차 운행의 안전장치 역할을 하는 차상(車上)장치에서 ATP는 안전을 위해 CPU(중앙처리장치)가 3개로 구성되는 ‘2 out of 3’ 방식이 적용됐다.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강재훈 팀장에 따르면, 2 out of 3 방식은 이른바 ‘민주주의 설비’다. 강 팀장은 “세 개의 CPU가 각각 판단을 하고, 이 중 두 개의 맞는 판단을 적용한다”고 설명했다. 보팅(Voting), 즉 투표방식이라는 얘기다. 3명이 투표해서 두 명이 맞으면 운행한다고 해서 ‘2 out of 3’이다.

 

강 팀장은 “기존에 다른 쪽은 ‘2  out of  2’ 방식으로 해서 CPU 두 개로 해서 둘의 판단이 맞으면 가는 방식이었는데, 그럴 경우 두 개 중 하나가 잘못되면 시스템이 다운되는 문제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에너지 효율 측면에서는 비츠로시스가 개발한 ‘PWM(정전압) 방식의 전력공급시스템’ 적용으로, 급전거리가 3~6km로 늘어나면서 전체 노선의 변전소 개수를 약 20% 감소시켜 도시철도 초기 건설비를 줄일 수 있게 됐다. 추가설비 없이 에너지 회생 또한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현재 경산 경전철시험선에는 통신·관제 설비 이외에도 이번 과제에서 ‘저비용 저심도 인프라(토목) 핵심기술’로 개발된 고무차륜·철제차륜 선로가 각각 구축돼 있는 상태다.

 

박기준 연구원은 종합시운전과 관련해 “처음 개발해서 단기간에 이렇게 열차 속도를 내는 경우는 우리나라 신호 개발 역사상 처음일 것”이라며 “내년 5차 년도에는 역을 정차하지 않고 건너뛰는 급행운전도 시험할 것”이라고 밝혔다.

 

▲ 박기준 책임연구원(사진 왼쪽에서 네 번째)과 1세부 공동연구기관 관계자들이 경량전철시험선 관제센터에서 포즈를 취했다.                © 경산=조영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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