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매일=이재성 경영학 박사] 인프라 건설과 관련한 프로젝트에서 계약기간이 가장 길고 계약에 참가하는 계약 당사자가 많으면서 계약조건이 복잡다기한 것이 민자사업 계약(PPP Contract) 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일반 EPC 계약에는 존재하지 않는 Project Financing과 운영 및 정비(Operation & Maintenance) 분야가 추가되며, 계약기간도 15~30년 정도의 장기프로젝트로 진행된다.

 

▲ 이재성 경영학 박사     ©국토매일

민자 사업의 이러한 태생적인 조건은 민자 사업 계약서 작성 및 검토에  민자 사업에 관한 지식과 경험을 가진 법률전문가를 요구하게 되는데 이러한 요구사항을 만족시키는 것이 Legal Advisor라고 할 수 있다. 

 

이 Legal Advisor는 민자 사업의 전체 추진 프로세스를 충분히 이해함과 동시에, 다양한 용어를 정확하게 사용하여, 이를 계약서에 반영하도록 하는 치밀함을 보여주어야 한다. 이것은 Project Manager, Technical Advisor, Financial Advisor 등 Advisory Team 전원과 효과적인 의사소통과 최적의 의사결정을 위하여 꼭 갖추어야 할 역량이다.

 

우리나라 변호사들은 일반적으로 한글로 된 법전을 통하여 공부하고 영어를 사용하는 기회가 한정되기 때문에 해외 프로젝트에 Legal Advisor로 참여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노력을 추가적으로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불가능한 것은 아닐 것이다. 다만 필요한 역량을 쌓기 위한 노력은 반드시 해야 한다고 본다. 예를 들면, 국내에도 미국변호사 자격증을 가진 사람들을  가끔 볼 수 있는데, 이들은 좀 더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보여 진다.

 

 민자 사업에서, 계약서는 Public Party와 Private Party 간의 계약적인 의무사항(Contractual Obligations)을 체계적으로 열거한 것이다. PPP Project를 준비하는 정부 당국에서는, 일차적으로는 사업 자체의 타당성 (Business Justification)에 관심을 집중하겠지만, 이 프로세스를 통과하면, PPP Project로 만들기 위한 Structuring 단계로 이행하게 되는데 이 단계에서 Private Party와 다양한 접촉을 하면서 의사소통을 하게 된다.

 

이러한 의사소통이 바로 종전의 기사에서 언급한 바 있는 시장과의 대화 즉 Market Sounding이다. 이 과정에서 계약서의 기본 내용과 구조가 PPP 시장에 공식적으로 알려지게 되는데, Prospective Bidder들은 이 때 입찰 참가 여부를 결정할 가능성이 아주 높게 된다. 계약서의 기본 골격을 알게 되기 때문인데, 민자사업자들은 Public Party의 요구사항을 점검해보고, 수긍할 수 없는 부분이 많으면, 사업 리스크가 큰 것으로 평가하여, 입찰을 포기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실이 말해주는 것은, PPP Contract를 초안하는 작업은 최종적으로는 Legal Advisor의 직무이지만, 이 과정에 이르기까지 Technical Advisor와 Financial Advisor가 다양한 Option을 검토할 때, Legal Advisor가 의견 개진을 하고, Public Party와 Private Party가 Win-Win 할 수 있는 구조로 Financial Structuring 과 Risk Structuring을 진행하면서, 이를 Legal Advisor를 통하여 PPP Contract를 초안하도록 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확실히 알 수 있는 것은 Legal Advisor는 누군가 만들어 준 어떤 의사결정을 가지고, 그 결정을 단지 법률 조문으로 변환시키는 단순 작업만 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즉 PPP Contract는 Technical Advisor, Financial Advisor, 그리고 Legal Advisor가 다 함께 창조하는 작품인 것이다.

 

앞의 칼럼에서도 언급한 바가 있지만, 민자전문가는 자신을 고용한 정부의 입장만을 고려하면서, Private Party의 이익을 가볍게 여기는 태도는 가장 피해야 할 선택이다. 

 

이러한 경향은 가끔 개발도상국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 배경으로서는  자신의 국가이익을 우선시하는 공무원들의 순진한 태도를 비판 없이 수용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진실을 배워야 한다. 개도국 공무원들이, 순진한 애국심에서 출발하여, 자국의 이익만을 우선시하는 방향으로 프로젝트를 개발하면 과연 어떻게 될까? 

 

이 이야기를 깊이 음미해 보면, 자국 정부가 감당해야 할 리스크는 최대한 피하고, 대부분의 리스크를 민자사업자에 할당하려고 할 것이다. 국제관례와는 다르게, 많은 리스크를 민자 사업자에 전가하려고 한다면, 경험이 많은  유능한 Developer가 

과연 이 프로젝트의  입찰에 참여하겠는가?  가능성은 아주 낮을 것이다.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앞뒤를 모르는 애국심은 결과적으로 일을 그르친다는 것이다.

 

이상의 검토로, Legal Advisor에 대한 작은 결론을 내려 보자. Technical Advisor 등 다른 Advisor와 함께, 고용해 준 정부에 최적의 계약조건을 가진 계약서를 창출해 내는 능력 있고, 양심적인 변호사의 모습이, 진정한 Legal Advisor가 가야 할 길이 될 것이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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