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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인터뷰] 시스템엔지니어링 "기술로 안전을 제어하는 최적 시스템"

정재천 /국제원자력대학원대학교 교수(한국SE협회 수석부회장)

장병극 기자 | 기사입력 2020/07/20 [15:30]

[파워인터뷰] 시스템엔지니어링 "기술로 안전을 제어하는 최적 시스템"

정재천 /국제원자력대학원대학교 교수(한국SE협회 수석부회장)

장병극 기자 | 입력 : 2020/07/20 [15:30]

[국토매일-장병극 기자] 오는 24일(금) 한국시스템엔지니어링협회가 '디지털 전환시대 SE의 모색'이라는 주제로 춘계세미나를 개최한다. 본지는 이번 세미나의 조직위원장을 맡은 정재천 교수(국제원자력대학원대학교 / SE협회 수석부회장)와 인터뷰를 통해 세미나의 개최 의미와 현 시점에서 SE가 수행할 수 있는 역할 등을 들어봤다.

 

▲ 정재천 / 국제원자력대학원대학교 교수  © 국토매일

= 시스템엔지니어링이란 용어가 아직 생소한 경향이 있습니다. 간략하게 SE의 개념을 설명해 주십시오.

 

시스템엔지니어링(이하 SE)은 체계적인 과정과 방법을 통해 사용자가 시스템 인도부터 폐기에 이르기까지 전 생애주기 동안 최고의 가치를 얻을 수 있도록 하는 융합 학문입니다. 여기서 융합 학문이란 오케스트라에서 지휘자의 역할이라고 생각하시면 이해가 쉬울 것입니다. 예를 들어 경량열차 시스템의 발주자가 시스템엔지니어에게 기대하는 것은 이 시스템이 최적의 일정과 비용으로 개발되고, 개발 과정의 리스크는 최소화 하여 발주자에게 최고의 가치를 주는 것입니다. 

 

또한 열차 운영비용이 타 운송수단보다 높은 경쟁력을 유지하여 성공적인 열차 운송사업이 가능하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요. 한편으로 열차를 이용하는 고객의 입장에서는 낮은 운임과 높은 안전성, 정시 운행을 보장하여 최고의 편리성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이러한 일이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시스템엔지니어링이고, 이 일을 하는 것이 시스템엔지니어입니다.

 

=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기술로 SE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말씀해 주십시오.

 

열차 시스템을 안전의 관점에서 살펴보면 국내외를 막론하고 단일 요소의 고장에 의한 문제보다는 열차와 신호체계, 플랫폼에 설치된 스크린 도어와 열차 간 연계 부분의 안전성이 낮아져 인명이 손상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에는 주로 인적오류가 개입되는데, 이 인적오류라는 것도 좀더 상세히 살펴보면, 인간의 착오나 잘못부터 팀 간, 조직 내의 절차나 과정상의 문제점이 불거져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만일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와 같이 각 연계사항간의 문제점을 조율하고 전체적인 관점에서 열차 시스템을 설계하고, 개발하고, 운영하는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는 시스템엔지니어가 있다면 이러한 사고는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 국방·원자력·철도 등 분야별로 정립된 SE 기술을 어떤 방식으로 타 산업에 적용할 수 있을까요? 사례를 들어 설명해 주십시오.

 

국방·원자력·철도 등 세 개의 산업분야는 SE 기술이 도입기를 거쳐 성숙단계에 이르고 있는 분야입니다. 제가 일하고 있는 원자력분야의 예를 들면, 모방과 복제의 단계를 거쳐 기술 자립기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이 바로 URD(운영자요구문서)입니다. 즉, 운영자 관점에서 자신의 니즈를 제대로 기술한 문서지요. 이러한 과정을 통해 APR1400이라는 원자력발전소가 개발되었고 UAE에 4기의 원전을 수출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타 산업도 URD를 스스로 작성할 수 있는 역량을 길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원전의 건설부터 40년에서 60년에 이르는 수명기간 동안 최고의 상태로 원전을 관리하기 위한 형상관리체계를 개발하여 적용중인 것도 빼 놓을 수 없습니다. 이러한 노력이 원전의 안전성을 더욱 높이고, 경제적인 원전 운영이 가능하도록 합니다. 이러한 시스템엔지니어의 전문지식이 국내의 다양한 산업군에 퍼져나가도록 하는 노력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대전테크노파크에는 국방 분야 SE의 전문성을 지닌 컨설턴트가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분들이 수년간에 걸쳐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다양한 컨설팅을 제공하여 방위산업 분야에 진입하도록 돕고 있는데 매우 성공적이라는 평입니다. 타 산업부분에도 이러한 컨설팅이 본격적으로 제공된다면 국내 산업이 한 단계 도약하는 길이 열릴 것이라고 확신하며 이러한 일을 위해 '시스템엔지니어링협회'가 활동하고 있습니다.

 

= 마지막으로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현 정부는 환경과 사람이 중심이 되는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그린뉴딜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린뉴딜을 통해 우리나라가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문제정의형 인재' 육성이 필요하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즉, '문제 해결형 인재' 육성을 통해 모방과 복제적인 산업구조를 확립하여 현재의 발전을 이뤘다면 현재의 4차 산업 시대에는 문제가 '무엇'인지, '왜' 이러한 문제에 집중해야 하는지를 정의하고 설명할 수 있는 '문제 정의형 인재'가 많아야 GDP 5만불 시대로 다가설 수 있을 것입니다. 

 

문제는 이러한 인재가 현재의 고등교육 제도 하에서 육성되기에는 많은 난관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코로나 바이러스에 의해 어쩔 수 없이 맞게 된 '비대면 사회'에서의 교육제도를 영리하게 이용한다면, 새로운 형태의 인재를 육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많은 사례에서 보여주듯 시스템엔지니어링은 '문제정의'를 강조하고 '문제해결'을 주도하는 융합학문입니다. 따라서 SE는 새로운 인재양성의 방법과 과정을 제공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선택지가 될 것입니다.

 

※ 본 기사는 철도경제신문(2020.7.20일자)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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