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교량, 터널 등에서의 붕괴사고 소식은 흔히 매스컴을 통해 잘알려진 내용이다. 지난해 노량진 배수지수몰사고 방화동접속교량 상판 전도사고, 부산북항대교 접속도로 구조물 붕괴사고 등 연이은 대형사고들이 터져나왔다. 여기에다 크고작은 부상과 인명사고 등을 포함한다면 안전사고 유형은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안전사고가 급격히 증가는 원인은 대형화, 고층화, 고도화 됨에 따라 건설현장은 갈수록 사고발생 위험에 노출되어 있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근로자의 인명피해로 이어지고 국민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여기에다 최근 건설업계의 불황이 지속되면서 부실시공도 한 몫을 차지하고있어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않을수 없다. 부실공사가 급격히 늘어나는 이유중 가장 큰원인은 최저가 수주이다. 이들 현장은 이윤을 남기기는 커녕, 적자를 얼마나 줄이느냐가 최대 관건이라는 것이 현장 책임자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이같은 저가수주는 곧바로 하도급 업체에게 전가되면서 최일선 현장에서는 품질확보 이전에 이윤추구에 혈안이 될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어 안전위험 노출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얼마전 세종시 모아미래도 아파트단지가 부실논란으로 사회에 충격을 준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른바 철근없는 아파트로 매스컴을 도배했다. 이 아파트는 철근을 적게는 10~20%, 많게는 50~60% 가량 줄여 시공한 것으로 확인됐다. 설계상 12cm 간격으로 배열해야 할 철근이 이보다 18cm 넓게 배열, 즉 30cm 간격으로 배열한 곳이 있었다는 의미다. 12cm 간격으로 배열해야 할 곳을 14~15cm로 배열한 곳도 6곳이나 발견됐다고 한다. 이 역시 저가현장으로 하도급업체가 공사비 하도금액을 두고 마찰을 빚어 부실시공을 자행한 사건으로 밝혀졌다. 여기에다 안전과 품질을 지키는 감리자 무능함도 이번사건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책임감리제도는 발주자를 대신해 감독권한을 위임받아 수행하는 기술자를 지칭한다. 이번사건에서 품질은 물론 부실시공을 감시해야할 감리자가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것은 근무태만이자 직무위기에 가담한 범법자가 아닌가 싶다. 이처럼 부실시공의 근본적인 원인은 상품의 질보다 싼가격을 요구하는데 있다. 우리는 흔히 ‘싼게 비지떡’이라는 말을 자주사용한다. 싼가격은 그만큼 제품의 질이 낮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말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잠자고 생활하는 공간을 싼가격으로 지어졌다는 것은 그만큼 품질을 보장할수 없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밖에도 도로, 교량, 철도 등 인프라시설도 싼 가격만 요구하다보니 품질은 뒷전으로 밀려 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해 결국 보수공사와 유지관리비용만 증가되는 더 큰 손실과 재앙이 발생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기업은 이윤추구가 우선이다. 그러나 좋은 품질을 요구하기 위해서는 고기술력과 좋은자재, 숙련기능공 등이 참여한 명품건설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책과 발주자들의 인식도 바꿔져야 할 시점이 아닌가 싶다. <저작권자 ⓒ 국토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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