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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고속도로 졸음운전 교통사고 예방을 위하여

정민 / 한국도로공사 R&D본부장

국토매일 | 기사입력 2019/10/24 [10:29]

[특별기고] 고속도로 졸음운전 교통사고 예방을 위하여

정민 / 한국도로공사 R&D본부장

국토매일 | 입력 : 2019/10/24 [10:29]

▲ 정민 / 한국도로공사 R&D본부장     © 국토매일


[국토매일] 지난 5년(2014년~2018년)간 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로 인해 총 1,156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이 중 33%에 달하는 378명이 졸음운전으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졸음과 연관성이 높은 주시 태만으로 인한 사고까지 포함하게 되면 그 비율은 전체 사망자수의 66%까지 확대된다. 치사율을 보더라도 사고 100건 당 6.8명의 사망자가 발생하여 전체 교통사고 치사율 대비 약 2.6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졸음운전사고는 발생빈도 뿐만 아니라 피해저감 측면에서도 최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임에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


운전자가 졸음운전을 하게 되는 원인은 크게 3가지로 구분할 수 있는데, 첫번 째가 개인적인 운전습관이나 여건, 두 번째가 종점까지의 잔여거리, 그리고 세 번째가 휴식공간의 존재 여부이다. 이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개인의 운전습관 및 여건인데, 운전을 할 때 졸음이 오더라도 운전을 지속한다던가, 또는 화물차 및 버스 운전자들과 같이 근로환경 상 졸음을 느끼더라도 휴식을 취하기 어려운 여건 등이 그 예이다. 실제로 화물차에 장착된 차량운행기록계(DTG : Digital Tacho Graph) 자료를 통해 고속도로 화물차 운전자들의 휴게소 방문 비율을 분석한 결과 2시간~4시간을 통행하는 경우 78%, 4시간~6시간을 통행하는 경우 55%, 6시간 이상을 통행하는 운전자의 경우 36%가 휴게소를 한 번도 들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졸음을 느끼게 하는 생체적 조건은 당연히 운전시간과 가장 높은 관련이 있다. 즉, 오래 운전할수록 피로가 쌓이고 졸음강도는 증가하게 되어 휴식없이 2시간 이상 운전을 지속하면 피로도가 급증하게 된다. 한국도로공사에서 고속도로 구간별로 2시간 이상 운전하는 차량비율을 조사한 결과, 휴식없이 2시간 이상 통행하는 차량 비율이 최대 20%까지 집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구간에서는 내가 적정한 휴식을 취하고 정상적으로 운전을 하고 있더라도 내 차 주변의 차량 10대 중 2대는 졸음운전의 위험성이 매우 큰 차들임을 의미하게 된다. 실제로 이러한 구간에서의 졸음운전 사망자수는 여타의 구간에 비해 최대 14배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나는 문제없다’는 운전자 스스로의 과신과 휴식의 중요성을 간과하는 과정이 졸음사고로 이어진다는 상식을 실증하는 좋은 예가 된다.


장시간 운전에 따라 졸음을 느끼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나 졸음을 느꼈을 때 운전을 지속하는가 아닌가는 운전자 본인의 의사결정 문제이다, 그러므로 졸음운전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휴게소에서의 휴식이 1순위가 되도록 운전자의 의식을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 이와 관련하여 한국도로공사에서는 “10분의 휴식이 생명을 지킵니다”라는 졸음운전 예방 슬로건을 선정·선포하였으며 적극적인 대국민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운전자들이 쉬고 싶을 때 언제든지 쉴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자 노력을 지속하고 있으며, 이러한 양적인 확충과 더불어 2017년부터는 ‘졸음쉼터 불만제로’ 계획을 수립하여 클린 화장실, 안전한 진출입로, 방범용 CCTV 및 차양막 설치 등 운전자가 제대로 쉴 수 있도록 하는 환경측면의 질적 개선도 병행하고 있다.


특히, 졸음운전 위험성이 높은 화물차 운전자를 위해서 2018년에는 EX 화물차 라운지를 설치하여 고속도로 일반휴게소에 화물차 운전자 편의시설을 확충하였고, 올해 추가로 10개소를 더 설치할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승용차 주차장을 야간(20시~06시)에는 화물차 쉼터로 변화시키는 가변주차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점차 그 대상을 확대하여 화물차 운전자의 휴식환경을 개선하고자 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연속주행 시간이 높은 고속도로 구간에 졸음쉼터나 횡방향 그루빙 등을 집중 설치하여 졸음운전 위험구간을 개선하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으며, 졸음 등 위험상황이 발생되기 직전 전방충돌 경고, 차로이탈 경고 등으로 안전운전을 유도하는 첨단 경고장치의 보급에도 힘쓰고 있다.


이와 같이 한국도로공사가 국민의식 개선 홍보, 시설확충, 첨단 경고장치 보급 등 고속도로 관리자 입장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졸음운전 사고를 보다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운전자 개개인의 성숙된 운전문화 정착과 확산이 필수적이다. 오늘 방문한 휴게소에서의 10분이 남은 인생 50년을 책임질 수 있는 소중한 순간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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