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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건설 4000달러 시대를 맞이해

김원복 현대건설 고문

국토자원경제 | 기사입력 2010/11/18 [18:47]

해외건설 4000달러 시대를 맞이해

김원복 현대건설 고문

국토자원경제 | 입력 : 2010/11/18 [18:47]
해외건설수주 4000억 달러 시대를 맞이했다. 이는 1997년 외환위기를 잘 극복하고 우리 건설인을 포함한 관련 부처의 지속적인 지원과 기술축적으로 이루어낸 성과다.

여기까지 오는데 무한한 땀과 선배님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그리고 우리의 젊은이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열악한 환경 속에서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의 미래 해외건설 산업은 희망적이라고 생각한다.

이 글은 우리 건설인들이 실제로 현장에서 겪은 경험과 체험을 바탕으로 했다. 이 글을 읽고 조금이라도 후배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한다.

하늘에서 본 중동의 사막은 그저 황폐한 듯한 끝없는 누런 모래사막만이 나를 반기는 듯하다. 한편으로는 걱정도 되고, 이것이 내 인생에 힘든 삶의 시작이 될거라고는 나 자신도 상상을 못하면서 그저 버겁고, 두렵고, 새로운 도전 에 대한 두려운 마음 뿐이었다.

80년 여름, 사우디 담맘 공항에 트랙을 내려오는 순간 숨이 헉 막히는 듯하다. 또한 온갖 상상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지만 그래도 악착같이 무언가를 결과를 갖고 가려는 결심하나로 공항 이민국 앞에 줄을 섰다. 이것이 저의처음 해외현장의 시작이었다.

이로부터 30년을 해외공사에만 종사하며 조국건설, 선진한국 ,등을 외치며 한길만을 걸어왔다.

사우디 알코바 담수화현장(담수생산량/일 20만톤). 당시로서는 대단위용량의 담수화공사로서 대부분 우리근로자가 동원됐다. EPC중 설계를 실제 담당한 외국 기술회사의 감독하에 설계를 제외한 구매조달(Procurment), 공사(construction) 등 많은 장비 부분을 국산화로 대체하려고 발주처에 승인을 받아야 했다.

당시 국산제품에 대한 인지도가 높지 않은 상황에서 발주처 관계자들을 설득한다는 것이 그리 쉬운일은 아니었다. 그러나 우리의 선배들은 혼신의 힘으로 제작업체들과의 적극적인 협조로 발주처와 기술회사의 승인을 받아 먼 이국땅에 점차적으로 수출의 문을 열고 있었다.

지금은 담수화 시설공사 정도는 우리의 기술로도 세계경쟁력을 갖고 수주를 하고 있지만 당시로서는 외국의 기술력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그저 노동집약적인 인건비 경쟁력을 갖고 해외공사 수주에 뛰어들었다.

담수공사는 해수를 끓여 담수로 만드는 기술로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떻게 하면 해수에 견딜 수 있는, 부식에 잘 견디는 원자재를 개발해 경제적인 설계에 반영을 하느냐가 풀어야 할 숙제였다. 대용량의 담수시설이면 더욱이 심각했다. 해수에 강하다는 Cu-Ni, Sus 등을 이용해 2~3mm 크래딩재(Claddong·피복재)를 만들어 해수에 견디도록 했다. 하지만 실제로 시운전을 하고 보면 얼마 되지 않아 내부에 핀 홀(Pin Hole) 등의 발생으로 부식이 시작되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확산된다. 이로 인해 증발기의 수명이 짧아져서 경제적 측면에서 경제성을 잃게 된다. 따라서 지금도 이 부분에 대한 기술개발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아침 이른 시각 칠흑같이 깜깜한 새벽에 출근하면서 대충은 아침식사들을 거르고, 체조부터 하고 나면 하루일과가 시작된다. 동이 트기 시작하면서 열기가 오르기 시작하면 벌써 등에 땀이 배이기 시작하고, 정신없이 다니다보면 작업복이 염분으로 변한 허연 등짝을 너나없이 들어낸다. 서로를 위로하면서도 놀리기도 하고, 뻣뻣해진 작업복은 점심식사 후 갈아입고 나오지만 오후에는 살인적인 더위에 상황은 더 심했다.

일부 근로자들은 며칠 일하고 나서는 복귀를 원하는 사람도 나오곤 한다. 도저히 이러한 살인적인 더위에 견딜 수가 없었던 것이었다.

이렇게 2주를 밤낮없이 일만하다보면 세월이 어떻게 가는지 나 자신도 모르게 세월은 빨리 지나간다. 모처럼의 쉬는 금요일 전날 목요일이면 고국에서 보내오는 영화한편을 보고, 그리고 나서 깊은 잠에 빠져든다. 비록 지나간 오래된 한편의 영화지만 국내에서 볼 때와는 전혀 다른 느낌을 갖게 된다. 중간 중간 가끔은 야한장면이 나올 때면 다들 숨을 죽이고, 갑자기 침묵과 동시에 열기가 느껴지곤 한다. 정말로 젊은 혈기를 발산할 곳이 없는 이국땅에서 밀려오는 외로움과 고독을 참다보면 본인도 모르는 스트레스를 받아 엉뚱한 곳으로 불똥이 튀곤 한다. <다음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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