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슬라이딩 궤도 개발… 궤도-교량 상호작용 문제 해결이경찬 박사 /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첨단궤도토목본부
슬라이딩 궤도는 콘크리트 궤도 슬래브의 저면에 저마찰 슬라이드층을 두어 교량의 종방향 변위가 궤도 구조에 전달되지 않도록 하여, 궤도-교량 상호작용 효과를 원천적으로 저감시킬 수 있는 궤도 시스템이다. 최초의 슬라이딩 궤도는 독일의 Max-Bogl 社에서 개발한 사전제작형(precast) 궤도인 FFB의 교량구간에 소개되었다. 이 궤도 시스템은 중국에서 2006년 시험 노선에 위치한 교량인 Bei bei-Jialing-River-Bridge(최대 경간장 168m)에 시공되었고, 이후 중국 고속철도의 첫 개통 구간인 베이징-텐진 구간에 적용되어 2008년 개통되었다. Max-Bogl 궤도 형식은 중국에서 CRTS-II-판식 궤도로 지칭되며, 약 2,743km 구간에 건설(2014년 기준)되었고, 중국내 고속철도 구간 중 가장 많이 적용되고 있는 궤도 형식이다. 중국에서는 이를 자국의 궤도 시스템으로 일부 개선하여 CRTS-III 궤도로 지칭하고 현재까지 고속철도 노선에 활발히 적용하고 있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에서는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의 지원으로 2013년부터 2018년까지 ‘상호작용 완화를 위한 궤도 및 교량 바닥판 구조개발’ 연구과제(연구책임자 이경찬)를 통하여 국내 환경에 적합한 슬라이딩 궤도를 국내 독자기술로 개발하였다. 국내 고속철도에 적용된 Rheda-2000 또는 KCT-II 궤도를 그대로 적용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교량 구간에서도 토공구간과 동일한 단면을 취하였다.
특히 기존 교량구간에 사용하던 캠플레이트와 교량보호콘크리층(PCL)이 필요없는 효율적인 단면을 적용하여 기존 국내 교량구간 콘크리트 궤도와 비교하여 20% 이상의 건설비 저감이 가능하도록 개발하였다.
국내 독자기술로 개발된 슬라이딩 궤도는 궤도 설계법 및 궤도-교량 상호작용 해석 방법을 함께 개발하였으며, 저마찰 슬라이드층, 고정지점부 앵커, 횡방향지지 블록, 하드폼보드등 모든 구성품을 국내 독자기술로 개발하여 완전한 기술독립이 가능하도록 하였다. 슬라이딩 궤도가 부설된 교량의 궤도-교량 상호작용 해석을 통하여 장대레일 부가 축력을 기존 궤도 대비 80% 이상 저감시킬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대전 남연결선 소정 1교의 4개 경간에 걸쳐 60m를 시험 부설하였으며, 장기 계측 및 하중 재하 시험을 통하여 상호작용 저감 성능 및 궤도의 구조성능을 검증하였다.
슬라이딩 궤도를 통하여 궤도-교량 상호작용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어, 철도 노선 계획시 장경간 교량 또는 연속교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연속교는 교량 단면을 축소할 수 있으며, 교량 단부 통과시 주행 열차의 승차감 개선도 기대할 수 있다. 무엇보다 교량상 장대레일에 발생하는 부가 축력이 획기적으로 저감되어 레일 및 궤도 유지관리가 감소되며, 궤도 구조가 간소하고 단면이 축소되며 교량상 궤도 부설시 시공 속도가 향상되고 건설비가 절감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국내 독자기술로 개발된 슬라이딩 궤도를 통하여 궤도-교량 상호작용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였고, 앞으로 이를 적용한 장경간 철도 교량의 활발한 건설을 기대한다. <저작권자 ⓒ 국토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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