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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철도전용 무선통신망(LTE-R) 기반 구축…추진현황과 과제는?

내년 정부예산안 700억 편성, 외산 IP기반 과도한 시스템 구축 재고해야

장병극 기자 | 입력 : 2019/09/09 [15:53]

[국토매일-장병극 기자]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을 확정하고, 내년도 철도전용 무선통신망(LTE-R) 구축사업에 700억원을 편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대비 538억원이 증액된 규모이다. 1km당 2억원을 책정해 경부고속선 142.5km 구간에 285억원을, 일반철도 208km 구간에 416억원을 투입할 방침이다.

 

◆ VHF·TRS·LTE-R까지, 철도무선통신망 일원화 필요

 

철도전용 무선통신망(LTE-R, ‘R’은 Railway의 약칭) 구축사업은 전국 고속·일반·광역철도 등 4,726km 구간에 대해 오는 2027년까지 시행할 예정이다. 총 사업비는 1.1조원 규모이다.

 

국가재난안전망을 비롯해 철도무선통신망에 대한 중요성은 2003년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가 발생하면서 부각되기 시작했다. 예상치 못한 사고 발생 시 우회경로를 통해 관제 등에서 지시를 내리는 등 일원화되고 체계적인 통신망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되었다. 2014년 세월호 사건도 재난안전망에 대한 중요성을 새삼 일깨워준 사건이었다.

 

기존 철도무선통신망은 150MHz 대역의 기본적 음성통화만 가능한 VHF와 88MHz 대역의 음성 및 200kbps이하의 저용량 데이터만 송·수신이 가능한 TRS를 혼합·운영하고 있다. 경강선 등 최근 건설된 고속철도과 통신망 개량사업을 완료한 도시철도에서는 LTE-R망을 구축한 상태이다. 무선통신기술 진화과정에 비추어 볼 때 3세대의 WCDMA(3G)를 제외한 1세대(1G)·2세대(2G)·4세대(4G)가 노선별로 상이하게 구축되어 있는 상태이다.

 

▲ 고속철도 무선통신망 운용 현황     © 국토매일

 

현재 일반철도는 전 구간에 거쳐 대부분 VHF망을 사용 중이다. 문제는 고속철도이다. 우선 일반선과 고속전용선을 함께 사용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VHF망을 사용해야만 한다. 고속전용선도 구간에 따라 무선통신방식이 다르다. 경부고속선 1단계(서울-동대구)는 VHF와 TRS-ASTRO(미국형)을 병행 사용한다. 경부고속선 2단계(동대구-부산)와 호남선(오송-광주송정), 수서-평택간 고속철도는 TRS-TETRA(유럽형)을 사용한다. 예컨대 서울에서 출발해 목포에 도착하는 고속열차는 최소 3개의 통신방식과 호환되어야 하는 것이다. 3원 체제의 통신은 열차 운행에 있어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다. 무엇보다 모두 국외 기술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유지·관리 등 경제적 측면에서도 비효율적이다.

 

◆ 전세계 통신기술 전시장…무선통신시스템 일원화 반드시 필요

 

도시철도 역시 각 지자체별 운영기관별 판단에 따라 다양한 기술을 적용, 구축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내구연한이 도래해 이미 무선통신망을 교체한 서울 1~8호선 및 광역철도 등의 경우도 노선별로 시스템이 다르다.

 

서울 1~4·6·8호선 등의 경우 주전송설비에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며, IP-MPLS방식을 택했다. 열차무선설비는 VHF망으로 구축되었다. 서울 7호선은 주전송설비는 동일하지만 TRS망을 택했다. 서울 5호선은 노키아의 장비를 사용하며, LTE-R로 구축되었다. 공항철도·김포도시철도·서해선도 LTE-R망을 구축했지만 주전송설비 등은 외산이다.

 

▲ 도시철도 무선통신망 구축 현황     © 국토매일

 

부산 1호선의 경우 개량 당시 타 노선과는 다른 열차무선설비를 구축했다. LTE-R망을 전국 최초로 설치한 사례이기도 하지만, 당시 국내 중소기업장비를 우선 사용할 수 있도록 입찰경쟁을 제한시켰다. 당시 국내 통신장비 중소기업인 ㈜우리넷의 장비가 선정돼 철도무선통신망에 최초로 적용·구축되었다. IP-MPLS방식이 아닌 국내 기술인 TP-MPLS방식으로 LTE-R 철도통신망을 구현한 첫 사례이다. 물론 외산장비를 사용한 망 구축 방식에 비해 상대적으로 용량이 작고, 가격도 상대적으로 비싸다. 하지만 국내 장비를 사용해 추후 유지·보수 등에 있어 비용을 줄일 수 있고 무엇보다 과도한 장비를 사용하지 않고 충분히 효율적 운영이 가능한 모델을 선보이며, 외산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되고 있다.

 

◆ 경쟁입찰 통한 외산 무선통신망 사용…국내 통신장비업계 고사 비명

 

현재 열차무선통신장비 구축을 위해 상당한 공을 들여왔고, 꾸준히 기술 개발을 진행해왔던 국내 통신장비 업체는 한숨이다. 부산 도시철도 1호선의 경우 MPLS 구축에 있어 ‘중소기업간 경쟁 제품’ 지정을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였고, 결국 TP-MPLS로 낙점되었다. 하지만 2016년 당시 서울도시철도공사가 ‘5호선 디지털 전송장비 구매 설치사업’을 발주하면서 사실상 ‘IP-MPLS’를 명시해 국내 통신업계의 반발을 초래했다. 한국방송통신협동조합을 통해 해당 사업의 입찰 취소 가처분 소송까지 제기했지만 법원은 “입찰 취소 사유에 해당되지 않는다”며 한국방송통신협동조합의 소송을 기각했다.

 

이후 서울 지하철의 무선통신 장비는 IP-MPLS방식으로 구축되면서 국산 기술인 TP-MPLS는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모 운영기관 관계자는 “운영기관 등이 적자가 누적되고 경영효율화 압박을 받고 있는 실정에서 공개경쟁입찰을 통해 성능이 우수하고, 값이 매우 저렴하면서도 충분한 실적을 보유한 안정성을 가진 장비를 구매할 수 있다면 부득이하게 외산제품이라도 구매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국내통신장비업체 종사자에 따르면 “순수 국내 기술인 TP-MPLS와 IP-MPLS 간 기술적 차이가 있다”고 말하며 “열차무선통신장비 구축에 있어 발주처인 운영기관이 실제로 고용량의 무선장비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열차무선통신장비는 현재 사용용량 및 추후 교체시기를 고려하더라도 ‘중용량’ 정도도 충분하다”고 설명하며 “공개경쟁입찰을 통해 최저가입찰로 승부를 보는 외산업체들에게 열차무선통신장비 사업을 모두 내어줄 경우 영세한 국내 중소기업은 기술 개발은 커녕 열차통신사업 자체에 발을 디딜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전국 도시철도의 망 개량구축사업이 사실상 후반기에 접어든 상황에서 앞으로도 ‘대용량-최저가’로 국내 진입을 노리는 외산업체에 당해낼 재간이 없다는 것이다. 민자철도의 경우 상대적으로 값이 저렴한 외산제품 선호도가 더욱 높을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일본무역분쟁을 계기로 국산 원천기술 확보 등을 위해 추경까지 편성하는 상황에서 철도통신업계에서도 국산 기술이 설 자리를 마련할 수 있도록 정책적인 뒷받침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부산 1호선뿐만 아니라, 최근 망 개량사업을 실시한 한국도로공사 등 공공기관의 경우 ‘망’ 사용량을 예측해 과도한 용량의 외산장비 도입을 지양한 사례도 있는 만큼 이들을 참조모델로 검토해볼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내놓았다. 

 

◆ LTE-R 철도무선통신망…IoT 등 첨단기술 도입 기반

 

▲ LTE-R망 구축 계획     © 국토교통부 제공

 

한편, LTE-R 구축은 PS-LTE(국가재난안전망)망과도 연계되어야 할 뿐만 아니라, 주파수 할당에 있어서도 고전을 겪어왔다. 정부는 2018년 이후 VHF, TRS 등 철도 기존 주파수의 신규 사용을 불허하고 전국철도무선망을 LTE-R로 통합할 수 있도록 정책적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있다. 이를 통해 철도통신은 LTE-R, 신호제어는 KRTCS로 일원화해 연간 6,700억원 정도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민간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망장비부터 생각할 것이 아니라 먼저 설계 목적을 생각해 설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가 말했다. 특히, “철도 유지·보수분야에서도 IoT등 최신 기술과 접목해 관리의 효율성을 높이고 작업자의 안전도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시스템이 개발되고 있는 측면을 고려할 때, 통신망 서비스의 사용에 있어 철도에 특화된 서비스가 어느 정도의 범주까지 필요한지 면밀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LTE-R의 서비스가 열차제어 및 신호제어를 위한 데이터 전송서비스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운용 중인 철도시스템의 실시간 진단을 위한 데이터 전송 서비스 등 미래철도기술과 접목되는데 있어 기반이 되는 것이 결국 최종 목표이며 지금이 과도기적 단계”라고 말하며, “고속-일반선이 겹치는 구간에서 커버리지 성능 등을 충분히 실험·검증해 혼선이 되는 경우가 발생하지 않는 등 상용화 과정에서 세밀하게 체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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