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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트램도입, 문제는 기술이 아닌 운영

장병극 기자 | 입력 : 2019/06/17 [18:29]

▲ 국토매일 장병극 기자     © 국토매일

 

[국토매일]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은 지난 1월 ‘무가선트램 실증사업’ 공모에서 최종적으로 부산 오륙도선(가칭)을 선정했다.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2021년에 시범 운영을 완료하고 2022년 정식 개통한다.

 

‘노면전차’는 트램(Tram)의 번역어이다. 그런데 지금 한국에서는 전차와 트램이라는 단어를 다르게 받아들이고 있는 듯하다. ‘전차’는 서울역사박물관 한 켠에 전시된 과거의 유물정도로, ‘트램’은 급부상하고 있는 새로운 궤도형 교통수단으로 생각한다.    

 

대한민국에는 트램이 존재했었다. 1960년대 서울의 도로는 이미 버스와 승합차, 그리고 사람까지 뒤엉켜 제 기능을 상실하고 있었다. 전차는 느린 속도로 시내를 헤집고 다니는 도로의 ‘적’처럼 여겨졌다. 1966년 전격적으로 ‘시영화’한 전차는 2년 만에 ‘종운’을 맞이했다.

 

2019년 ‘트램=전차’를 호출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지하철의 1/6, 경전철 건설의 1/3 비용으로 트램을 부설할 수 있다는 경제성 때문이다. 그리고 승용차 250대, 버스 3~5대에 달하는 수송량을 확보할 수 있다. 무엇보다 시민들은 지하철보다 접근성이 편리하고, 지하철만큼 속도와 정시성이 보장되는 새로운 지상교통수단을 원한다. 미세먼지가 화두인 시점에서 환경을 해치지 않는 대안도 필요하다. 이러한 요건을 ‘무가선저상트램’이 충족시켜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트램 운행에 필요한 기술은 이미 확보되어 있다. 그렇다면 트램이 시민들과 지자체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기 위해서는 기술이 필요한 것이 아닌 ‘운영’의 묘가 발휘되어야만 한다. ‘트램’이 기존 대중교통이 가지고 있는 모든 문제를 해소하는 ‘해결자’일 수는 없다. ‘지하철’에 준하는 속도와 시격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도로 내 전용공간 확보는 필수이다. 도로 폭이 좁고 구불구불한 곳에서는 트램과 차량 중 ‘선택’도 해야한다. 이미 일부 선진국에서는 시내에 진입했을 때 차량의 운행을 최소화하고, 트램을 비롯한 대중교통을 통해 이동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트램이 ‘도로’를 잡아먹는 괴물도, 버스나 승용차의 적도 아니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 승용차들로 가득찬 지상의 도로를 계속 넓힐 수 없다면 결국 대중교통이 나서야 한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대중교통시스템’을 어떤 방식으로 구축할 것인지 충분한 검토가 중요하다. 이용 편의성(접근성)의 확보가 중요한 대목이다.

 

트램은 사실상 지자체나 사업자가 운영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 50년 전 ‘전차’를 시영화했던 이유가 도로의 적을 퇴출시키기 위함이었다면, 이제는 ‘트램’이라는 도로의 든든한 우군을 호출하기 위해서 ‘공공성’을 생각해야만 한다.

 

서울시가 발표한 ‘도시철도망계획’은 교통사각지대도 10분 내에 도시철도를 이용하도록 만든다는 구상이다. 이는 수익이 아닌 ‘교통복지’차원의 접근 방식이다. 국토부 조사에 따르면 인구의 노령화가 심각해지며 교통약자의 비중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이용자의 측면에서 어떤 대중교통을 필요로 하는지 시민뿐만 아니라 운영주체 모두가 고민해야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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