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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국민의 권리에 대한 보답, 철도운행 노선의 고속화

손운락 (주)한성테크 사장

장병극 기자 | 기사입력 2019/05/31 [13:32]

[기고] 국민의 권리에 대한 보답, 철도운행 노선의 고속화

손운락 (주)한성테크 사장

장병극 기자 | 입력 : 2019/05/31 [13:32]

▲ 손운락 (주)한성테크 사장     © 국토매일


우리나라에서 과거 특급열차인 새마을호가 주력시대였던 1986년 당시 뉴스는 “철도청은 2년만인 지난해 11월, 다시 30분을 단축시켜 경부간 열차 주행 시간을 4시간 10분으로 줄였습니다”고 소개했다.

 

당시 국민소득은 2,550불에 불과했다. 물론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지만, 만약 4시간 10분보다(시속 140Km/h) 빨리 가려면 타 교통수단을 이용하기를 권유했다고 해도 틀린 얘기는 아니었다.

 

열악한 기술력과 해외자본에 의존 할 수밖에 없었던 산업화 시대의 열차속도는 그 시대의 한계이기도 했다.

 

속도가 향상되기 위해서는 차량‧선로‧신호‧SYS 등 제반 인프라가 업그레이드되고, 승무원의 숙련도가 잘 조화되어야 한다. 이것을 급하다고 하루아침에 얻을 수 없다는 것은 이제 너무나도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속도는 고객의 시간가치를 극대화하여 생활혁명을 수반하고, 지역 간의 교류와 세대 간의 공감대, 그리고 산업의 역동을 이끌어내기에 충분하다.

 

1997년도에 외환위기를 맞으면서도 우리나라는 중단 없이 고속철도 건설 사업을 추진했다. 마침내 2004년 우리 모두의 희망과 기대 속에서 경부고속철도가 개통되었다. 시속 300Km/h에 달하는 교통혁명의 대전환을 통해 우리나라도 철도선진국 대열에 당당히 입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2010년, 71년 만에 애환이 묻어나던 (구)경춘선은 추억 속으로 사라졌다. 복선전철로 개량된 지금의 경춘선은 완행기준으로 1시간 30분정도 소요된다. 경춘선이 새롭게 단장하여 국민들이 이용할 무렵, 오히려 빨리 내달리면 이상할 정도로 우리들의 구시대적인 상황을 잘 표현해주기도 했다.

 

경춘선은 시간단축을 위해 꾸불꾸불했던 노선을 고속화(180km/h이상)선로에 적합하도록 새롭게 직선화하고 터널도 개량한지 벌써 9년차에 접어들고 있다.

 

선로의 직선화, 콘크리트 침목 시공, 레일의 중량화 및 장대화, 현대화된 차량 제조와 ATP 차상신호설비 도입으로 시발역과 종착역 사이 지역의 이질감도 사라졌다. 단축된 시간은 우리의 일상이 되었다.

 

국토교통부의 국가철도망구축기본계획서를 보면 고속신선은 물론이고 기존선의 고속화도 정책적으로 진행 중이다. 기존선의 경우 150Km/h에서 250Km/h까지 속도를 높여 철도운행의 전반적인 업그레이드를 시행하고 있다.

 

아쉬운 점이라면 2004년도에 개통한 이후, 경부·호남 고속철도가 운행한지 15년이라는 세월에 흘렀지만 여전히 300Km/h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한층 진보된 속도를 영업선에 적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또한 기술이 진보하면서 곧 변화하리라고 믿는다. 국내기술로 개발·제작하고 증속시험을 반복한 차세대 고속열차 해무(HEMU-430X)가 제반 여건을 충족한 후 영업 선에 투입된다면, 서울~부산 구간을 1시간 30분만에 주파하는 모습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새마을 열차는 140km/h의 속도로 산업화 시대를 거치면서 경제부흥의 견인차가 되었다. 비록 외국의 선진기술을 도입하였지만 KTX는 300Km/h의 속도를 달성했다. 그리고 고속철도를 운영하며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KTX-산천을 제작‧운행하면서 우리나라는 전국을 반나절 생활권으로 만들었기에 연구기관과 개발에 참여한 많은 연구‧기술자들에게 감사할 따름이다. 필자도 엔지니어의 한사람으로 머지않아 해무의 430Km/h 시대도 곧 도래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시속 1,200㎞. 현재 고속철도로서는 상상도 못할 속도를 내는 신개념 운송수단에 대한 연구가 한창 진행 중이다. 빠르면 20분만에 서울에서 부산까지 갈 수 있는 속도다. 꿈의 열차 ‘하이퍼루프’가 그 주인공이다.

 

하이퍼루프는 마찰과 공기저항을 없애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개념이다. 이미 선진국과 거대 자본, 신생 스타트업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물론 상용화되려면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이미 세계 곳곳에서 기술 개발의 성과가 쏟아지고 있다. 국내 연구기관도 이 분야에서 만큼은 선두로 나가기 위한 경쟁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속도향상에만 만족하면 정말 위험 할 수가 있기 때문에, 속도향상에 도취하기 전에 속도도 높이면서 열차안전의 제반여건도 새삼 강조할 필요가 있다.

 

열차운행은 복합적인 예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즉, 지상설비 시스템 인프라와 그 인프라 위에서 안정적으로 달릴 수 있는 차량과의 인터페이스 등 고속주행에 있어 어느 하나 흠결은 추호도 용납될 수 없다. 철도시스템뿐만 아니라 타 분야에서도 원자력, 국방, 항공 등의 안전기법을 강조하고 있다. 철도안전법에서도 명시된 기대수명 산출을 위하여 Reliability(RAMS, 신뢰성), Availability(가용성), Maintainability(유지보수성), Safety(안전성)기법을 적용하여 안전제일주의를 인식하며 열차운전에 있어 초석을 다져나가야 한다. 

 

점진적인 인프라 구축과 끝없는 기술적인 진보를 통해 철도운행노선을 고속화하여 안전한 운행, 그리고 행복하고 편리한 철도를 이용할 수 있는 국민의 권리에 보답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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