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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지경부 해도 너무해

임한규 대기자 | 기사입력 2010/09/07 [17:36]

한전, 지경부 해도 너무해

임한규 대기자 | 입력 : 2010/09/07 [17:36]
온 국민의 관심을 끌었던 ‘전력산업구조 발전방안’이 발표됨에 따라 한전과 발전회사들의 희비가 엇갈린다. 지경부의 발표가 난 뒤 한전의 반응은 “이는 한전 길들이기이다. 지경부가 해도 너무 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었다. 지경부의 생각은 달랐다.

정부정책을 결정하는데 사소한 감정을 얘기하는 것은 터무니없는 얘기라고 말했다. 그럴 것 같아 중립적인 기관인 KDI에 용역을 맡겨 최대한 공정하게 정책을 결정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아무튼, 발전방안이 발표된 후 한전 및 각 발전회사들은 자기회사의 유·불리에 따라 그 반응이 크게 달랐다. 우선 표정관리가 어려운 회사가 한수원이다. 한수원도 타 발전회사와 마찬가지로 한전에 대한 거부감이 있어 한전과의 통합을 걱정해 왔었다. 한수원이 한전과 통합될 경우 가장 큰 걱정이 자율성 제약과 더불어 본사 이전에 관한 문제였는데 독립공기업형태로 남는 것으로 결론이 나와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된 것이다.

여기에다 화력발전회사에서 운영해오던 양수발전소 14기 390만kW의 운영권과 더불어 양수발전소 주변에 건설된 풍력, 태양광, 소수력 설비들까지 한수원에 통합될 것으로 전망돼 한수원은 겹경사가 난 것이다.

한수원에 비해 화력발전회사들은 기대 반 우려 반이다. 그간 한전의 간섭이 지나칠 정도로 심했기에 독립공기업형태로 간다하니 무척 반기는 모습이다. 그러나 정부의 간섭과 경영권 침해 또한 한전 못지않을 텐데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은근히 걱정이 된다고도 말했다.  발전회사들은 그렇지 않아도 회사의 외형이 너무 작은데 양수까지 한수원으로 넘겨주면 어떻게 하느냐고 분통을 터뜨린다.

이번 조치에서 가장 큰 피해자는 역시 한전이다. 한전은 회사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다. 최고경영자에 대한 원망의 목소리가 서슴없이 튀어 나오기도 한다. 최고 경영자가 독선적이며 너무 일방적으로 밀어붙인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그 앞에서는 그 누구도 토를 달 수 없는 위압적인 분위기라며 이런 결과를 예상했다고도 말했다.

개인회사에서나 통하는 TDR이니 1인1P, 깨진 유리창, 이삭줍기등 말만 진수성찬이지 실제 성과가 무엇이 있느냐고 열을 올린다. 내부적으로 작은 것에 매달리지 말고 지경부, 국회 등 대외기관과 유연한 관계를 가졌어야 하는데 대립각을 세워온 것에 대한 결과가 아니겠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한전은 그간 발전회사들 위에서 무소불위의 힘을 발휘하며 군림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제 그 자세부터 버려야 한다. 피해의식 보다는 주변의 많은 이해 당사들과의 원만하지 못했던 자신을 돌아다보고 현실을 겸허하게 받아 들여야 할 것이다.

정부 또한 해결해야 할 일이 많다. 어찌 보면 무리하게 서둘러 대충 마무리 한 것 같은 모양세다. 판매분리, 발전회사간 통합 등 예민한 문제는 아예 덮어버리고 흉내만 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발전회사 통합관리본부를 구성해 연료구매 및 건설관련 업무를 협의조정 한다든지, 원전수출협의회를 구성해 운영하는 등 어정쩡하게 던져놓은 과제가 몇 가지 있다. 어느 것 하나 쉬운 것이 없어 보인다.

정부는 주도면밀하게 계획을 세워 시행착오로 전력산업에 지장을 초래하는  일이 없도록 사후관리에 각별히 신경 써 줄 것을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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