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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한국지역난방공사 노후 열수송관 203곳서 이상 징후

사고구간 지난달 조사서 '위험 1등급'.. 사고 가능성 알고도 방치

김지형 | 기사입력 2018/12/18 [08:49]

위기의 한국지역난방공사 노후 열수송관 203곳서 이상 징후

사고구간 지난달 조사서 '위험 1등급'.. 사고 가능성 알고도 방치

김지형 | 입력 : 2018/12/18 [08:49]

▲     © 국토매일

[국토매일] 한국지역난방공사가 고양시 백석역 인근에서 4일 발생한 열수송관 파열 사고에 대한 재발방지대책을 발표했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난방공사 사장이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으로 전문성이 떨어지는 낙하산 인사였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난방공사는 지난 4일 파열된 열수송관이 수명을 다한 위험한 구간이라는 사실을 전에 이미 인지했지만 바로 조치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이 사고로 1명의 남성이 전신화상을 입고 숨졌고 40여명이 화상을 입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번 인재로 사고 현장 인근 아파트 수천세대의 온수공급과 난방에 차질이 빚어졌다. 문제의 열수송관은 자체 위험도 조사를 통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음에도 조치를 소홀히 해 사고가 발생했다는 비판의 도마에 오르고 있다.


난방공사는 1991년 매설된 열수송관 연결 구간의 용접부 덮개가 내구성저하 등으로 파열된 게 사고 주 원인으로 추정했다.


황창화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은 13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열린 '백석역 열수송관 사고 수습 및 재발방지 대책' 브리핑에서 동일 공법 443개소를 굴착해 모두 보수·교체하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난방공사에 따르면 전국 온수 배관 2164km 가운데 20년 이상 열수송관은 686km, 32%다. 전 구간을 대상으로 긴급점검한 결과 203곳의 노후 온수관에서 이상 징후가 나타났으며, 절반 가까운 96곳이 서울지역으로 조사됐다. 일산, 분당 같은 1기 신도시도 대부분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분당은 매설된 온수 배관 248㎞의 77%에 달하는 191㎞가, 고양은 매설된 341㎞의 50%인 171㎞가 20년 이상 사용돼 노후화율이 가장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서울중앙지사가 관할하는 여의도, 상암, 반포 일부 지역과 서울 강남지사 관할지역 등 서울에서만 96곳이 포함됐으며, 1990년 초 건설된 1기 신도시인 성남시 분당구(49곳), 고양시(24곳)가 그 다음으로 많고, 대구도 12곳에서 이상 징후가 발견됐다. 용인과 수원은 각각 15곳과 7곳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온도가 10도 이상 높게 측정돼 당장 정밀진단과 조치가 필요한 게 16곳으로 조사됐다. 고양지사의 6곳, 분당지사 4곳이 10도 이상으로 파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세하게 물이 새서 배관과 밸브를 교체한 고양시 1곳을 포함해 7곳은 땅을 팠고, 9곳은 구청과 협의 중이다.


현재 전국 총 443개 지점에 백석역 열수송관과 같은 연결구간 용접부가 있으며 80%가 수도권에 몰려있다. 난방공사는 내년 3월 말까지 443개 지점을 모두 보강 또는 교체할 방침이다.


난방공사는 위험 현황도 실제 보수·교체 대상 선정 기준이 달라서 그랬다면서 앞으로 위험등급을 받은 구간이 보수·교체 대상이 되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특히 열수송관 매설 지역과 인근 땅의 온도가 3도 이상이라 누수가 의심되는 203개 지점에 대해서는 내년 10월 말까지 교체공사를 등을 끝내겠다고 밝혔다. 또한, 공사는 3도 이상의 지열차가 발생한 203개 지점에 지표투과레이더 등 정밀장비를 동원해 내년 1월까지 정밀 진단을 벌이기로 했다. 특히 이중 16개 지점은 지열차가 컸는데 5개 지점을 굴착한 결과 4개 지점은 이상이 없었고, 1개 지점에서는 미세누수가 발견돼 배관을 교체했다.


하지만 앞으로 수개월동안 비슷한 사고가 또 발생하지 않을까 불안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난방공사는 지역 주민 불안 등을 이유로 아직 해당 지역을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부동산 가격 하락을 우려한 주민 반발이 미공개 이유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난방공사 관할은 아니지만, 12일에도 서울 양천구 목동아파트와 경기 안산시 고잔동에도 비슷한 온수관 파열 사고가 발생해 지역 주민들이 난방 중단으로 추위에 떨면서 사고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고양지역 총 1220개 구간, 341km 열수송관의 약 10%에 해당하는 127개 구간, 34.1km가 앞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기대여명이 '0년'이 안 되는 '위험등급' 1등급으로 분류됐다. (백석역)사고 구간은 사실상 기대수명 40년보다 7년을 더 사용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바로 보강·교체 공사를 했으면 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난방공사의 뒷북 대응에 대한 비판과 함께 전문성이 부족한 '낙하산 사장'이 사고 원인이 됐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태다.


황창화 사장은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으로 국무총리 정무수석비서관, 대구대 사회교육학부 객원교수, 국회 도서관장 등을 지냈다.


자유한국당도 황 사장을 오영식 코레일 사장과 함께 대표적인 낙하산 인사로 들고 퇴진을 요구했다.


황 사장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그동안 관행에 안주하고 무사안일한 업무처리에 젖어 있던 임직원의 의식 전반과 업무시스템을 환골탈태의 각오로 전면적으로 혁신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운영해 온 열수송관 안전관리 시스템의 변화하는 내·외부 환경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여 이번 사고를 사전에 방지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사고 발생 이후의 초기 대응에도 미숙한 점이 발생하게 된 점에 대하여 머리 숙여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공식 사과했다.


난방공사는 전날까지 56건의 인명피해와 74건의 재산피해를 접수해 보상 협의를 진행 중이다. 사고로 인한 열공급 중단에 대해서는 기본요금 1개월분(현재 규정상 12일분)을 감면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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