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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송역 KTX 2시간 암흑... 조가선 부실압축

철도사법경찰 권한 없는데도 사고 조사착수 전문성 논란

김기철 | 입력 : 2018/12/04 [01:23]


영세전기업체 참여확대, 인력부족, 노후개량예산 등이 원인

 

국민들에게 가장 가까운 교통수단인 철도가 최근 잇단 사고에 휘말렸다. 가장 큰 사건은 지난달 20일에는 오송역에서 KTX가 전차선 이상으로 운행까지 중단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철도공사와 공단 모두 손가락질을 받는 지경에 이르렀고 운영사인 코레일은 물론 주무부처인 국토부 장관까지 대국민 사과를 했다.

 

이 사고는 지난 11월 20일 진주에서 서울역으로 가는 KTX 열차가 오송역 통과를 앞두고 전차선에서 단전되며 2시간 동안 암흑 상황에 고립됐다. 이 여파로 주변 KTX와 SRT가 지연됐고 8시간까지 지연운행 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23일 국토교통부는 KTX오송역 단전사고 재발방지를 위한 TF를 운영하기로 하는 등 후속대책에 나섰다. 원인은 철도시설공단이 발주한 공사에서 전차선로 개량공사에서 부실압축하며 발생했다. 

 

대부분 국민들은 전철부터 KTX까지 가장 안전하고 믿을만 하다는 신뢰가 두터웠던 만큼 잇단 사고를 놓고 ‘또 사고가 언제 나는가?’라는 우려까지 하고 있다. 사고 당시 국토부 철도안전정책관이 대전역에서 열차를 기다리다가 상황을 파악하고 바로 대응에 들어가 비교적 빠른 조치를 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 한 두명의 활약 대신 좀더 체계적이고 근본적인 대책 마련의 필요성이 제기 된다.

 

당시 단전사고는 많은 후폭풍을 낳았다. 철도에 종사했던 많은 사람들은 저마다 원인을 들고 나와 문제점에 대해 분석을 하고 해결책까지 내놓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까지는 쉽게 나올 것 같지 않다. 결국 철도공사는 최근 극약처방까지 내놓으며 기강 잡기에 나서고 있다. 

 

기강잡기는 단기처방에 불과하지만 이것조차 하지 않는다면 한국철도 역사상 최악의 신뢰추락을 피할 수 밖에 없다는 위기감에서 서로 공감하는 부분이 많다. 

 

사장의 격노와 이후 조치들 

 

코레일 임직원들은 요즘 잇단 사고로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올해 들어 각종 현안이 마무리 되면서 안심했지만 연말들어 각종 사고가 잇달아 발생하면서 다시 분위기가 싸늘해지고 있다. 오송역 사고 이후 한 코레일 직원은 “화상회의에 들어갔는데 사장님이 전에 없이 노발대발 하셨다”고 사고 이후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그는 “평소 화상회의때는 사장님이 각 본부별 이야기를 경청하고 입을 여시는데 이번에는 노발대발 하는 것으로 회의를 시작했다”면서 “최근 사건을 놓고 안전 대책을 세운 다음 본인이 직접 열차에 타서 체험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그 조치들이 만족하지 않으면 각오하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결국 이번 조치에 대해 만족할 만한 후속조치를 내놓으라는 강도 높은 지시였다는 것이다. 또다른 직원은 “각 직렬별로 사고가 잇따르자 책임자 직위해제를 비롯해 감사까지 받아 분위기가 좋지 않다”면서 “각 처마다 대책 마련에 부심하는게 현실”이라고 전했다. 

 

이번에 오 사장이 이렇게 격노하는 것은 국민의 신뢰를 저버렸다는 점과 함께 사고열차에 여당 중진의원과 국토교통부 장관까지 승차해 자신의 성과에 대해 지적 받았다는 것도 원인으로 추측된다. 오송역 사고 이후 이번 조치에 대해 몇 가지 근본적인 대책도 주목받는다. 

 

가장 주목받는 부분은 공단과 공사에 있는 개량사업 부서의 통합이다. 공단측의 입장은 듣지 못했지만 공사에서는 이번 기회에 개량사업의 전담을 바라는 눈치다.

 

코레일 직원들은 개인 의견을 빌어 “개량 사업 자체가 코레일에서 해야 되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부분은 각 기관이 각자 이해가 있기 때문에 통합되는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고 이후 사고 열차에 타고 있던 김 장관이 공사를 방문해 공단과 공사의 개량 업무 가운데 명문화 되지 않은 부분을 정확하게 분장했다는 것으로 만족해야 할지 모른다. 

 

이어 내년도 철도 시설 개량공사 관련 예산안은 문제 없이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그 동안 철도 개량사업 관련 예산은 심각한 부족에 시달렸다. 몇 년전에만 해도 철도안전정책관이 1년을 뛰어야 300억원을 확보한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예산 배정에 후순위로 밀려있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필요한 개량예산안은 1조원 규모라고 말한다. 그러나 현재 배정된 예산안은 70% 수준인 7000억원 수준에 불과해 아직도 부족한 부분이 많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그러나 실무자들은 과거에 비해 많이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한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경부 KTX 개통 등 철도붐이 불었지만 개량시설 예산은 1000억원대에 불과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꾸준히 개량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증액을 위해 매달린 결과 필요예산의 70%까지 올라왔다는 것이다.

 

결국 한국철도에 대한 인식은 신규노선 개통에 집중했을뿐 기존 노선의 생애주기를 검토하고 거기에 맞는 개량 및 개선계획과 예산 배정, 승인에는 무관심했다는 것이다. 지역구 의원들은 KTX 정차역에 관심을 뒀을뿐 철도산업의 미래를 위해 고민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제 더 이상 어처구니 없는 사고를 막기 위해 좀더 생각을 바꿔야 한다. 

 

▲ 오영식 코레일 사장이 잇단 철도사고로 1년간의 성과가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하자 극약처방에 나섰다.     



철도 공단과 공사 모두 개선할 과제 산너머 산

 

철도관련 개선 문제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현재 철도 공단과 공사는 신규인력 채용 관련 해서 심각한 난관에 봉착했다. 양 기관의 중견간부들은 모두 “공사 공단 할 것없이 평균 연령이 40대로 앞으로 미래가 걱정된다”고 털어놓는다.

 

코레일은 이번에 1000여명의 직원을 선발했지만 현장에선 그래도 부족하다고 아우성이다. 더 많은 직원을 선발해야 하지만 경영평가 때문에 한계에 부딪히는 어려움도 있다. 전임 사장들이 적은 인원이라도 꾸준히 선발했으면 지금 같은 문제가 생기지 않는데 흑자전환을 목표로 경영하는 탓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도 문제다.

 

결국 지금 직원을 뽑아 베이비 붐 세대 퇴직후 그들의 노하우를 흡수해야 하지만 이미 초과인원에 근접해서 쉽지 않다는 것도 문제다. 이 문제는 철도공단 역시 비슷한 처지이다. 공단은 본사 근무보다 현장근무를 많이 해야 하는데 괴리감 때문에 퇴사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인원의 문제는 빙산의 일각이다. 가장 큰 어려움은 그동안 규제 개선이라는 이유로 계약의 규제를 완화했다는 것도 문제로 꼽힌다. 철도공사 가운데 전기 분야는 대표적인 소규모 공사에 꼽힌다. 과거에는 실적이 있는 회사만 입찰 자격을 줘서 발주했던 것을 문턱을 낮춰 전기공사 면허만 있는 회사에게 모두 참여자격을 줬다.

 

한 전기공사 대표는 “영세한 전기회사에게 철도전기사업은 매력적인 시장으로 한 건만 수주해도 1년간 회사 운영을 할 수 있다”면서 “그 동안 노하우를 쌓아온 회사에게 기회를 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이야기 하기도 했다. 

 

그리고 전차선 개량 건설은 시간과의 싸움이다. 운행이 끝나고 재개될 때 공사를 할 수 있는 시간은 하루 3시간 남짓이다. 그 시간 동안 시공과 감리를 함께 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이런 부분에서 좀더 관심있게 지적해야 할 사항이다. 

 

철도안전에 대한 인식의 변화부터

 

오송역 사고 하나만 보더라도 철도안전에 대한 인식 변화가 얼마나 필요한지 보여준다. 과거에는 부실시공이나 작업장 부상 방지 등이 주류였다면 이제 열차와 시설물의 관리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철도가 과거에 비해 인력의존도가 떨어지면서 감원 추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감원 추세가 오히려 철도 안전의 불안을 키웠다고 주장한다. 사고나 장애를 막기 위한 크로스 체크를 할 수 있는 필수 인력 조차 줄어들면서 사고나 장애로 번진다는 것이다. 이어 서울역 KTX 사고에서처럼 작업 인력과 운행 열차간 기본적인 소통의 부족도 지적되고 있다. 열차가 운행을 마치고 작업을 할 수 있도록 각종 정보 제공이 필요하다는 것도 과제이다. 

 

이것과 함께 좀더 철저한 사고원인 조사와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도 시급하다. 현재 국토교통부에는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가 있다. 이 곳은 철도와 항공관련 사고 조사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조직이지만 최근 들어 사고 조사에서 배제되고 있는 실정이다. 

 

오송역 사고는 대형 사고였지만 사고조사위원회 대신 철도사법경찰대가 조사에 들어갔다. 위원회는 “3명이상의 부상이나 사망사고, 5000만원 이상의 손실이 발생할 경우에만 참여한다”는 규정을 들어 해당사항이 아니라고 하지만 오송역 사고의 경우 당시 승객들의 환불금액 까지 포함한다면 충분히 사고조사 범위에 들어갈 수 있는 액수이다. 당시 사고조사는 철도사법경찰대에서 조사에 들어갔다.

 

철도안전 전문가들은 “철도사법경찰대는 조사권한이 없는데 사고조사위원회의 권한을 침범하는 것 같다”고 꼬집으며 “사고조사위원회가 총리실 산하로 들어가야 중립적으로 원인을 밝혀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관련 법안 개정의 필요성을 이야기 했다. 

 

시설물에 대한 이력제 등 할 일 많아

 

그 동안 철도는 차량에 대해 관심을 집중했다. 하지만 이제 인식을 바꿔야 할 시점이 됐다. 차량이 안전하게 운행하기 위한 각 분야 지원시스템에 대한 좀더 정밀한 점검과 개량계획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 현재 전기분야는 각 사업소 별로 이력카드를 작성하고 있지만 이 것을 좀더 철저하게 관리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특히 전기 및 신호, 통신분야는 철도의 눈과 핏줄 역할을 하는 만큼 그 역할은 크며 경제성을 논하는 것은 무의미 하다. 지난 2016년 발생한 여수 율촌역 사고는 단방향 ATP를 설치해 열차 사고를 방치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당시 사고조사위원회는 과속을 원인으로 꼽았지만 이 밖에 한 노선을 상행과 하행이 공유하는 만큼 양방향 신호기가 필요했는데 단방향으로 설치된 것도 원인 가운데 하나로 꼽혔다.

 

이 지역까지 양방향으로 설치했다면 충분히 사고가 발생하지 않을 수 있었다. 

 

신호전문가는 “양방향 ATP 설비 가격이 단방향 보다 비싸다 보니 중요한 곳에만 설치하고 그때 문제가 생겼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경제성을 따지지 않고 처음부터 양방향으로 설치했다면 이후 양방향 설치때 발생했을 매몰비용은 없었을 것이다. 결국 매몰비용은 설계 당시 예견 됐던 것이다. 

 

지금 부터라도 철도 관련 시설물에 대한 이력관리가 필요한 실정이다. 건설시점부터 개량일자, 사유 등을 좀더 정확히 적어야 하는 것과 건설 초기 생애주기와 개량시점 등을 모두 고려한 예산 편성도 생각해야 할 시점이다. 

 

앞으로 기존의 시설물에 대한 이력을 사업소 보다 상위기관에서 공유해야 하며 이것을 기반으로 시설물 개량일정을 짜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교체시기가 다가오기 전에 미리 개량 또는 교체로 시설물 안전 일정을 구축해 좀더 안전한 철도 만들기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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