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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꽁꽁 언 한겨울 경기 속 '고용세습' 의혹

박찬호 기자 | 입력 : 2018/12/03 [21:07]

 

[국토매일] 계속되는 경기침체와 고용감소로 매일이 힘겨운 요즘 서울교통공사를 비롯한 공기업들의 채용 비리 의혹 부상으로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공기업과 공공기관을 선망하는 청년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전해진 채용 비리 소식은 박탈감을 유발하기에 충분할 것으로 생각된다.

 

서울시 산하 서울교통공사는 지난 3월 무기 계약직 1285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그런데 이 중 공사 임직원의 친인척이 무더기로 채용됐다는 것이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유민봉 자유한국당 의원이 서울교통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정규직 전환자의 친인척 재직 현황에 따르면, 20165월 구의역 사고를 계기로 지난 3월 무기 계약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된 1285명 중 108명이 공사 임직원의 친인척인 것으로 드러났다.

 

임직원의 자녀를 비롯해 형제와 남매, 배우자, 부모는 물론 며느리와 형수제수매부도 있었다.

 

김용태 한국당 사무총장은 서울교통공사 정규직 전환 업무를 총괄한 담당자 A씨의 가족 관련 비리 의혹도 제기했다.

 

공사의 1급 인사처장인 A씨가 무기 계약직이던 자신의 부인을 정규직으로 올리고 이 사실을 숨기기까지 했다는 것이다.

 

논란이 커지자 서울교통공사는 지난 17일 해명에 나섰다. 무기 계약직 채용 자 가운데 임직원의 친인척이 108명이라는 사실은 인정했다.

 

하지만 그 중 34명은 구의역 사고 이전 전환자이고, 사고 이후 안전강화 차원에서 채용된 74명도 제한경쟁(36), 공개채용(38) 등의 적법한 절차를 거쳤다고 밝혔다.

 

서울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는 평균 연봉이 6700만 원에 달한다. 올해 하반기 정규직 공채 530명 모집에 지원자가 3만 명이 몰리며 경쟁률 551에 이를 만큼 누구나 선망하는 공기업이다.

 

이른바 신의 직장이라 일컬어지는 서울교통공사에서 임직원의 친인척이 무더기로 채용되고 정규직으로까지 전환됐다는 사실에 심각한 취업난 속에서 바늘구멍 같은 취업문을 뚫기 위해 애쓰는 구직자들은 분노와 박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특히 올해 551의 경쟁률을 뚫고 어렵게 공사에 입사한 직원들과 탈락한 취업준비생들은 분통이 터질 일이다.

 

고용안정과 처우개선을 위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는 동의한다. 하지만 과정은 투명하고 공정해야 한다. 이 같은 비상식적 채용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명분을 훼손시킨다.

 

고용세습은 고용절벽앞에서 눈물을 흘리는 청년 구직자들에게 큰 분노와 좌절감을 안겨주는 범죄다.

 

특히 20165월 구의역 김군 사망사건 이후 추진된 안전업무 종사자의 무기계약직 채용이 친인척의 일자리 세습으로 변질됐다면 더욱더 엄중하게 처벌해야 한다.

 

감사원은 채용부터 정규직 전환까지의 모든 과정을 면밀하게 점검해 비리 여부를 가려내 의혹을 낱낱이 규명해야 한다.

 

물론 직원들의 친인척이 채용될 수도 있다. 기회는 누구에게나 평등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공기업 및 공공기관의 무기 계약직등 채용에 임·직원들의 입김이 작용한다는 인식이 강한 만큼 애초에 임·직원 친인척에 대한 일정 비율 이하 채용 등 마땅히 주의를 기울였어야 했다.

 

사람들에게 현재 비춰지는 모습은 전형적인 공기업일 뿐이며, 의혹을 명확히 풀지 못하는 해명은 궁색한 변명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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