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화제의 책]인프라 평균의 시대는 끝났다

박찬호 기자 | 입력 : 2018/11/13 [08:01]

 

 

 

 



[국토매일] 이상호 건설산업연구원장이
<인프라, 평균의 시대는 끝났다>라는 주제로 건설산업에 또 하나의 화두를 던졌다. 토머스 프리드먼과 마이클 만델바움의 저서 미국쇠망론(2011)에서 말한 평균의 시대는 끝났다(Average is Over)”에서 책의 제목을 따왔다. 미국쇠망론에서는 낙후된 인프라, 평균을 지향하는 교육 등으로 미국이 쇠망의 위기를 맞이했다고 진단한다.

저자는 한국의 인프라정책도 최근 10여 년간 평균의 함정에 빠졌다고 분석한다. 실제 정부는 그동안 GDP 대비 건설투자 비중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국가 평균보다 높고, 인프라 스톡 역시 OECD 수준에 이른다는 논리로 SOC 예산을 줄여왔다. 이 정도면 충분하다(인프라 충분론)’거나 급증하는 복지예산 부담으로 인프라 투자 재원이 부족하다’(재원 부족론) 등이 축소지향의 인프라정책을 포장하는 그럴싸한 근거가 됐다는 지적이다.

실상은 사뭇 다르다. 수많은 인프라는 일자리 창출과 경제성장에 큰 기여를 했다. 새로운 수요를 만들고 새로운 입지를 만들었다.

 

선진국, 국민 생활안전 위한 노후인프라 투자 확대

 

이미 세계 각국은 국민의 생활안전을 위해 노후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생활권내 도로나 보건, 교육, 문화, 체육, 관광시설을 비롯한 지역 인프라와 사회 인프라 등이 포함된다. 이는 인프라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이 형성되고 있다는 의미다.  

4차산업혁명과 기후변화에 대응한 스마트 인프라, 지속가능한 인프라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다. 또한 글로벌 경쟁력을 좌우하는 초대형 공항, 초대형 항만, 초대형 고속철도 및 철도망 구축 등을 위한 인프라 투자가 전세계적으로 확산 중이다. 연결성의 확대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모습이다.  

저자는 우리 정부의 완공위주 집중투자축소지향의 인프라 정책변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단순히 단기적인 일자리창출이나 경기부양 차원이 아니라 글로벌 인프라 시장의 패러다임 변화를 보면서 미래와 세계를 향한 새로운 국가 인프라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이다.

 

국민 눈높이에 한참 못 미치는 지역인프라

 

이상호 원장은 우리나라 지역인프라가 국민 눈높이에 한참 못 미친다고 말한다. 특히 투자해야 할 지역인프라가 많다고 단언한다. 이 원장은 건설산업연구원이 지역경제활성화 사업, 대형사업, 주민숙원사업, 민생사업 등을 선별하고 지자체 인프라 예산, 해외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전국 16개 시도에서 1,244건의 지역 핵심 인프라 프로젝트를 선정했다 금액으로 신규사업이 781422조원, 노후인프라 관련사업이 46320조원 등 442조원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 같은 인프라 프로젝트는 지자체만으로 적절한 투자가 어려우며 중앙정부 지원이나, 지자체의 투자여력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나아가 민간투자사업을 비롯한 투자재원 다양화도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지자체의 투자여력 확대 방안으로 국가 보조금이나 특별교부세 등을 통해 지역 노후인프라 개선이나 신규 인프라 확충 시에 중앙정부의 분담비율을 높여야 할 것으로 지적했다. 또 지자체의 재정여건을 감안한 국비지원 차등화, 국세와 지방세의 세원비중 조정, 지자체에 세목 신설권, 세율 결정권, 비과세감면 결정권 부여 등의 제도화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인프라의 중요성과 관련해서 <1. 일자리창출과 경제성장을 좌우한다, 2. 지역격차와 소득 불평등을 해소한다, 3. 복지와 안전의 토대다, 4. 글로벌 경쟁력을 좌우한다, 5. 4차 산업혁명의 기반이다> 라고 진단했다.

특히 건설 분야 일자리 증가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와 관련해 스마트 도로, 스마트 철도를 설계하고 관리하는 설계자나 건설사업관리자가 나쁜 일자리인가?” “세계 최고 수준의 공항이나 초고층 빌딩을 건설하는 현장 근로자가 나쁜 일자리인가?” “건설현장에 기자재를 납품하고 함께 협력해서 일하는 협력사의 일자리가 늘어나는 것도 나쁜 일자리인가?”라고 반문한다.

또한, 낙후지역의 인프라 투자확대는 지역격차를 해소하는 정책이라고 말한다. 이 원장은 인프라의 유지관리가 국민의 복지와 안전을 좌우하기 때문에 노후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며 인프라 충분론을 반박했다.

 

인프라 강국=글로벌 강국

 

역사적으로 인프라 강국이 글로벌 강국이었다는 점도 강조했다. 기원전 3세기부터 서기 2세기의 로마, 1660년대 영국, 19세기 후반의 미국 등의 예를 들면서 한국도 과거 GDP대비 20% 이상의 인프라 투자가 결국 고도성장을 뒷받침한 원동력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이 후발국가이기 때문에 OECD 국가의 평균 수준으로 인프라를 투자했다면 결코 선진국을 따라잡지 못했을 것이라며 지금도 한국은 인프라 축적의 역사가 짧기 때문에 GDP 대비 15% 내외의 건설투자가 이뤄진다 해도 좀 더 긴 역사적 관점에서 보면 과도한 것이 아닐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한, 저자는 “4차 산업혁명과 관련, 교통과 물류, 통신, 에너지, 안전 등 모든 인프라 산업에 4차 산업혁명의 기반기술이 활용되면서 생산성 혁명이 일어날 것이라며 이 같은 생산성 향상 효과는 스마트 차량, 스마트 물류 등 연관산업에 파급 효과를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토목학회(ASCE)의 미국 인프라 평가점수는 2017년에 D+였다인프라 개선을 위해 지난 20011.3조 달러가 필요했다면, 2013년에는 3,6조 달러, 2017년에는 4,6조 달러가 필요하다고 진단한 것을 보더라도 인프라 투자를 늦출수록 추가적인 비용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저자는 미국은 물론 유럽, 홍콩, 싱가포르의 인프라 투자, 중국의 일대일로와 인프라정책을 예시하기도 했다.

특히 일본의 사례를 강조한다. 일본은 무분별한 공공건설투자 확대로 잃어버린 20을 초래했다는 지적이 있었다. 1991년부터 급증한 일본의 공공건설투자는 199534.7조 엔으로 정점을 찍은 뒤 1999년 이후 10년간 연속 감소해 2008년에는 15조 엔대로 감소했다. 이 같은 감소는 공공건설투자의 경제성장률 기여도를 마이너스로 이끌었다. 이 기간 건설업계는 부채증가, 도산 증가로 이어졌다. 1997년 이후 15년간 건설업 취업자 수는 188만 명이나 감소했다.

이러한 경제운영의 실패는 정치적 책임으로 이어졌다. ‘콘크리트 예산이라며 공공건설투자를 대폭 줄였던 일본 민주당은 2009년에 집권한 지 39개월 만인 2012년 자민당에 정권을 넘겨줬다. 한때 중의원 의석 308석을 차지하던 거대정당이 201257석의 정당으로 전락했다. 이후 2016년 일본 유신당과 합당, 민진당이란 이름이 되면서 이제는 일본에 민주당이라는 당명조차 남아있지 않다.

 

국가 인프라 정책의 새로운 판이 필요하다!

 

이 원장은 이제는 국가 인프라 정책의 새로운 판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그는 “1. 인프라에 대한 비전과 철학을 정립하라, 2. 인프라 갭을 확인하고 투자목표를 세우라, 3. 부문별 투자, 투트랙으로 접근하라, 4. 투자재원의 조달방안을 강구하라, 5. 정부조달제도 개선과 생산성 향상을 병행하라, 6. 국가 인프라 총괄기구를 신설하라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우리의 인프라 수준을 막연히 선진국 수준, 글로벌 평균, OECD 평균을 지향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우리의 인프라 실태에 대한 포괄적이고 객관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새롭게 국가 인프라 정책을 수립해 미래를 대비할 때라고 강조한다. 이어 제대로 된 인프라사업을 발굴해 공정하고 투명하면서 효율적인 정부조달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품질의 인프라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최저가 낙찰제가 아니라 건설업계가 지속가능한 이윤을 확보하면서 생산성을 높일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저자는 마지막으로 축소지향의 인프라 정책을 미래와 글로벌을 겨냥한 새로운 국가 인프라정책으로 전환해야 할 때라고 강조한다.

 

 

 

이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의견쓰기 전체의견보기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제 목
내 용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