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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의선 연결, 동북아 다자간 협력의 디딤돌 될 것

철도 연결부터 경제협력까지 신뢰에 기초한 미래 기대되야

국토매일 | 입력 : 2018/10/09 [11:29]

▲ 김연철 통일연구원장     

[김연철 통일연구원장] 경의선은 남과 북을 잇는 주요 철로로 분단 이후 연결을 위한 논의 자체가 남북관계의 역사를 반영한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남북이 공식 회담에서 철도연결을 처음 합의한 것은 지난 1972년 7.4 남북공동성명이다.

 

당시 남북은 3항에서 “쌍방은 끊어졌던 민족적 연계를 회복하며”라는 표현을 통해 철도와 도로 연결에 합의했다. 이후 1984년과 85년까지 이어진 경제회담에서도 철도연결에 합의하고 실무접촉을 갖기로 했지만, 대화가 지속되지 못하면서 성과가 이어지지 못했다. 이후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와 교류협력 부속합의서를 통해 철도연결을 재확인했다. 

 

철도연결이 합의에서 실질적 이행으로 전환하게 된 계기는 지난 2000년 남북정상회담이다.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남북이 경의선 착공날짜를 합의하는 즉시 “38선 분계선에 있는 2개사단 3만 5000명을 빼내 즉시 착공하겠다”고 약속했다. 

 

경의선 연결은 단순히 끊어진 선로의 연결로 끝나지 않았다. 남북 간 군사적 긴장완화와 군사적 신뢰구축으로 연결됐다는 점이 중요하다. 한미 양국 역시 경의선 연결에 대해 인식의 공감대를 이뤘다. 2002년 2월 20일 부시 대통령이 도라산 역을 방문해 철도침목에 “이 철로가 한국의 이산가족들을 재결합시키기를(May this railroad unite korean families)”이라고 쓰면서 철도연결에 동의했다.

 

경의선 연결은 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20차례의 장관급 회담, 13차례의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를 거치며 구체화 됐다. 남북정상회담 이후 철도연결을 위해 실무대화를 포함해 61회의 회담을 했으며 그 결과 2007년 5월 17일 경의선과 동해선에서 시험운행이 이뤄졌다. 경의선은 1951년 6월 12일 이후 56년 만에, 동해선은 57년 만에 철도가 다시 달렸다.

 

경의선은 단순히 남북철도연결로 끝나지 않는다. 철도가 연결되고 교류협력이 활성화되면 그동안 국제경제에서 이야기 하던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감소시키며 중소기업의 새로운 활로를 개척할 것이다. 한반도 평화체제가 이뤄지고 아울러 북미관계, 북일관계가 정상화된다면 한반도 경제도약의 중요한 기회의 창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경의선 연결은 한반도 평화뿐만 아니라 동북아 지역협력을 잇는 상징적 다리로도 의미가 크다. 동북아 전략은 한반도 전략을 동북아 지역과 결합하는 것이다. 서독의 동방정책이 우선적으로 소련과 관계를 개선하며 동서독 관계를 풀어나갔듯이 노태우 정부의 북방정책이 사회주의권과의 관계를 개선하면서 동북아 지역질서의 변화와 함께 한반도 질서를 변화시켰다.

 

이 정책을 위해 경의선은 대륙철도와 연결되는 가장 효과적인 노선이고 한반도 평화와 동북아 지역협력을 연결하는 상징적 역할이 될 것이다. 동북아 안보협력의 질적 발전은 한반도 평화체제의 유리한 환경이 되며 동시에 한반도 평화체제는 동북아 평화정착의 동력이 되어야 한다. 

 

현재 한국 외교의 시대적 과제는 한반도 평화체제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갖고 그 과정에서 동북아 협력 안보의 추진이다.

 

한반도에서 종전선언 이후 평화협정을 체결할 때 까지 정치적 관계 정상화와 더불어 군사적 신뢰구축 조치가 매우 중요하다. 지난 4.27 판문점 선언에서 남북한은 적대 행위 중단, 비무장 지대의 평화지대화, 서해평화정착 방안 등을 합의했다. 남북한의 군사적 신뢰구축을 위한 실질적인 협력은 평화협정의 내용을 구체화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남북한 철도와 도로 연결은 상호 신뢰구축, 경제협력 인프라 구축, 동북아 경제협력의 기초를 제공할 것이다. ‘되돌릴 수 없는 평화’가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의 속도를 결정하며 그 중에서도 신뢰구축 성과가 매우 중요하다. ‘되돌릴 수 없는 평화’의 수준과 관련해서는 군비통제의 기술적 기준을 제시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으나 그것만으로 부족하다.

 

한반도 평화정착은 적대행위의 중단, 상당한 수준의 군사적 신뢰구축 조치의 이행, 평화협정의 일부 이행까지를 포함하는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 철도연결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북미관계도 중요하다. 다행스럽게 북한과 관계가 진전되면서 남북 경제협력의 여건이 진전되고 있다. 제재 완화를 둘러싼 북미 간 시각차가 크지만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경협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경제적 가치를 재발견하고 김정은 위원장은 경제발전 우선으로 노선을 전환한 상태다.

 

특히 김 위원장은 한반도의 ‘지적학적 숙명론’을 ‘지정학적 행운’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한반도가 강대국의 대결공간이 아닌 협력의 공간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인식은 매우 중요하다. 

 

앞으로 경의선 구간에서 고속철도가 건설되면, 중국의 고속철도망과 연결해 서울~평양 1시간, 서울~선양 3시간 30분, 서울~베이징 6시간 30분으로 중국 동부지역 대부분이 일일생활권으로 변화한다. 한국 경제가 해양 경제권과 협력을 통해 산업화를 이룩했다면, 북방경제론으로 한국 경제 2막을 열어야 할 시점이다.

 

북방 경제는 남북경제협력과 대륙 국가들과의 경제 협력을 융합적으로 접근한다는 구상이다. 경의선 연결로 분단경제에서 북방경제로 한국 경제를 변화시키며, 외교적으로 동아시아에서 다자간 국제협력의 활성화를 기대해 볼 수 있다. 남북을 가르는 DMZ와 한반도와 대륙을 가르는 두만강과 압록강이 대립의 경계가 아니라 새로운 접촉의 공간으로 변화해야 한다.

 

DMZ의 생태환경 보존과 평화도시 건설 과정에서 유럽 국가들이 참여하고 두만강의 새로운 경제협력을 위해 북·중·러 삼국 외에 다양한 형태의 다자협력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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