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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성장 발목 잡는 규제'드론 산업

각종 규제는 중국기업에 잠식당할 것으로

박찬호 기자 | 입력 : 2018/07/25 [13:22]


[국토매일-박찬호 기자] 정부가 국내 드론산업 육성은 뒷전인 채 드론활용 방안 확대에만 역점을 두고 있어 기술 경쟁력을 갖춘 중국기업에 한국시장을 잠식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각종 규제에 주춤했던 드론 산업이 다시 활짝 날아 오를 수 있을까. 

 

정부가 5년간 9조원을 투입해 드론 시장 규모를 지금의 20배로 키우고 인공지능(AI) 전문기업 수를 3배로 늘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28일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산하 미래성장동력 특별위원회에서 이러한 내용의 '혁신성장동력 시행계획'을 심의·확정했다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앞서 과기정통부는 작년 빅데이터, 인공지능, 자율주행차, 드론 등 13개 분야를 혁신성장동력 분야로 선정하고 '혁신성장동력 추진계획'을 마련했다. 정부는 이들 분야에 올해 약 1조 3334억원, 2022년까지 총 9조 23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그중 드론 분야에는 4550억원을 투자한다. 이를 통해 700억원 규모인 국내 사업용 무인기 시장 규모를 1조4000억원으로 키우고 사업용 드론 2만8000대를 보급해 일자리 4만4000명, 부가가치 2조원을 창출한다는 방침이다. 시장 규모의 약 20배를 키운다는 것이 핵심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드론산업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정부의 정책기조를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산업진흥을 위한 법적 기반 마련의 필요성, 시급성이 높다고 판단돼 행사를 개최하게 됐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드론업계는 규제샌드박스 도입, 첨단기술 지원, 투자촉진을 위한 펀드 조성 등 산업생태계 조성을 위해 필요한 입법과제를 발표한다. 항공안전기술원은 다수의 드론이 운영되기 위해 인공지능(AI) 기반 경로관리, 클라우드 시스템 등이 결합한 드론 교통관리시스템 도입방안과 입법 필요사항을 발표한다. 

 

국토부 구본환 항공정책실장은 "이번 행사는 드론산업발전의 초석을 다지는 의미 있는 자리"라면서 "관계자들 의견을 깊이 청취·검토하고, 입법부와 적극 협의해 법률 제정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실이 녹녹치만은 않다. 우리나라의 4차 산업혁명 기반기술이 미국, 일본, 중국에 비해 현재는 물론 5년 후에도 비교 열위에 있을 것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 5월 28일 세계경제포럼(WEF)의 창립자인 ‘클라우스 슈밥’이 제시한 4차 산업혁혁명 12가지 분야에 대해 한국, 미국, 일본, 중국의 현재와 5년 후의 수준을 관련 협회를 통해 지난 5월 1~18일까지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그나마 다행인 부분은 드론의 경우 5년후 기술격차가 축소되는 분야에 △사물인터넷 △신재생 에너지 △드론 등으로 포함되어 있다. 

 

지난달 30일 중앙일보는 사설에서 “세계 최강 수준의 반도체 산업과 정보통신기술(ICT)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4차 산업혁명의 지진아 신세다”며 “이는 과도한 규제 때문이며 핀테크·드론·원격진료 등 분야에서 숱한 기술이 규제의 벽에 가로막혀 좌절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은 이런 드론 기술을 먼저 개발한 선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국가들에게 뒤처지거나 추월당한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월 치러졌던 평참 올림픽에 개막식을 꾸민 드론은 올림픽 공식 후원사인 인텔사의 모델 슈팅스타로 알려졌다.

 

비슷한 일례로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역시 자체 예산으로 2013년 실내 군집드론 기술을 개발했고 2016년에는 인텔과 같은 실외 군집드론 기술을 확보했다. 드론 택시의 핵심 기술인 수직이착륙도 우리나라가 2012년 세계 두 번째로 확보했지만 비슷한 이유로 상용화에 실패했다.

 

국내 실정과는 반대로 정작 세계드론 시장은 드론기술의 성장과 함께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지난 3월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드론시장의 규모는 산업용 드론의 빠른 성장세에 힘입어 올해 45% 증가하고 2020년은 현재 3배 규모인 7억달러(약 한화7477억원)까지 성장 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중국 정부나 미국 행정부에 파격적 규제 완화 정책과는 대비가 있다. 중국의 IT기업들이 적극적인 드론 활용에 나설 수 있는 것은 '네거티브 규제'(원칙적 허용, 예외 규제) 덕이라는 지적이다. 또한 지난해 10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행정명령을 통해 드론 운용주체가 연방항공국(FAA)검사 면제를 요청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해 드론 산업에 긍정적으로 나서는 것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 

 

AI와 드론의 시대다. 세계 드론 시장이 매년 고성장해 2022년 시장 규모가 100억달러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7일 일 시장조사기관 얼라이드 마켓 리서치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상업용 드론 시장은 2022년까지 107억3800만달러(약 11조5487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문제는 기본적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국내 드론기업들은 규제가 개선되더라도 별다른 이익을 취할수 없다는 데 있다. 국내 드론시장은 이미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중국 드론기업들이 장악하고 있어서다. 시장 자율경쟁에 맡겨야 국내드론 산업이 발전한다는 논리도 있지만 최소한의 체력은 길러 놓고 경쟁을 유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가장 중요한 규제는 비행허용 구역이다. 이번 규제완화에서 정부는 인천 청라와 경기도 안성에 3곳 등 경기도 변두리에만 ‘초경량비행장치 비행구역"을 신설했을 뿐이다. 이곳은 이미 12kg 이하 드론은 얼마든지 날릴 수 있는 지역이다. 단지 12kg 초과 드론에 대해서도 허가 없이 자유롭게 날릴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한 것이다. 결국 일반인들이 체감하는 규제 완화 효과는 거의 없다. 

 

더욱이 사용자 수요가 많고 산업화 요충지로 손꼽히는 서울 및 수도권 지역에서의 비행은 아직 손도 못 데고 있는 실정이다. 북한과 대치 상황에서 방위의 안전성을 이유로 국방부에서 한 치도 뒤로 물러서지 않고 있어서다. 

 

비행승인 기체검사 면제범위 확대 또한 산업화를 앞당길 만한 규제 완화로 보이지 않는다. 드론의 무게는 점점 가벼워지고 있는 추세다. 초경량 소재를 사용해 대형드론도 무게가 12kg을 초과하는 경우는 별로 없다. 

 

현재 산업용으로 사용되는 대부분의 드론 역시 12kg을 초과하지 않는 상황에서 비행승인·기체검사 면제 무게 기준을 완화하는 것이 산업화에 큰 도움이 될 지에 대해서는 업계도 회의적인 반응이다. 이런 지적에 대해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드론 업계가 가지고 있는 불만을 잘 알고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국방부와협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규제 개혁과 기업의 경쟁력 제고가 맞물려야 국내 드론산업이 기대할 만한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송용규 한국항공대 항공우주기계공학과 교수는 “국내산업이 발전하지 못한 상황에서 규제 개혁은 기술력이 발달한 중국기업계 잠식당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이를 막기 위해서는 국내 기업의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육성 정책을 선행해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별로는 아태지역 드론 시장이 가장 크게 성장할 것으로 관측됐다. 2014년 기준으로는 북미 시장이 세계 시장 매출 가운데 약 39% 점유율을 차지하며 가장 큰 드론 시장이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인도, 중국, 일본, 호주 등 국가를 중심으로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산업·정밀 농업·건설 등 부문에서 드론 활용이 늘어나 연간 29.6% 시장 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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