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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건설 양적성장에서 시장다변화로

국토부 해외건설과장 김영태

국토자원경제 | 기사입력 2010/01/31 [19:20]

해외건설 양적성장에서 시장다변화로

국토부 해외건설과장 김영태

국토자원경제 | 입력 : 2010/01/31 [19:20]

불과 5-6달 전만해도 금년도 해외건설수주액은 얼마가 될지 예측하기 곤란했다. 당초 정부가 설정한 400억불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것처럼 보였다. 작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글로벌 경제위기로 인해 해외건설부문도 위축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금년 상반기까지는 해외건설수주실적이 작년 동기대비 5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지금은 모든 것이 기우에 불과했음이 들어났다. 11월 19일 현재 금년도 수주액은 정부가 설정한 목표액을 이미 초과한 413억불로서, 256개의 업체가 75개국에 진출하여 468건을 수주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미 계약 막바지에 이르렀거나 의향서 등 가계약상태에 있는 것들까지 모두 감안한다면 금년도 실적은 450억불까지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1965년 현대건설이 태국에서 도로건설 프로젝트를 수주하면서 시작된 우리나라 해외건설사업은 어느덧 44년의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그동안 실적이 좋았던 시기도 있었고 그렇지 못한 시기도 있었다. 연 100억불 이상의 수주실적을 올렸던 경우를 살펴보면 금년을 포함하여 10번에 불과하지만, 그래도 최근 몇 년간은 그 이전 시기와는 확연히 구별되는 호황세가 지속되고 있다. 2006년 165억불을 수주한 것부터 2007년 398억불, 2008년에는 476억불 등 연간 수주실적이 매년 해외건설 역사상 최고기록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내년에도 이러한 호황세가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사실 수주액이 다소 감소한다고 해도 최근 몇 년간의 수주실적에 근거한 공사물량이 상당히 많은 만큼, 향후 몇 년간은 해외건설부문에서 우리가 할 일이 많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이러한 양적 성장에만 만족해할 것이 아니고 우리에게는 풀어야 할 몇 가지 숙제가 있다. 첫째, 편중되어있는 시장을 지역과 공종 측면에서 다변화해야 한다. 우리는 전 세계 해외건설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도 되지 않는 중동지역에서 전체 해외건설수주의 60-70%의 실적을 올리고 있다. 그것도 대부분 플랜트부문에 의존하고 있다. 유가의 급격한 하락 등 문제가 발생할 경우 우리의 해외건설부문은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민관이 함께 신시장 개척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공종도 고부가가치 중심으로 다변화해야 한다. 엔지니어링업계의 해외진출이 아직은 미약한 실정이나 최근의 흐름을 보면 앞으로 엔지니어링분야의 선전이 예상된다고 하겠다. 

 둘째, 국산화율을 높이는 등 해외건설의 내실을 기해야 한다. 국내로 가져오는 외화가 늘어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인건비와 기자재비의 해외지출을 줄여야 한다. 해외건설 전문인력을 양성하여 해외취업을 확대하고, 국산 기자재 사용비율을 점차 높여나가야 한다. 프로젝트를 수준한 시공사 맘대로 국산 기자재 사용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것이 결코 아니므로 발주처의 기자재 벤더리스트에 많은 국내기업이 등재될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과 기업의 노력이 동시에 필요하다.

셋째, 이러한 호황세가 꺾이지 않도록 예산 또는 제도적 측면에서 범정부적인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작년의 경우만 봐도 해외건설 수주액이 반도체나 자동차 수출액보다 많았다. 그리고 우리의 빠른 경제성장 경험에 관심을 표명하며 한국형 발전전략을 추진해보고자 하는 국가들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우리의 경험과 지식을 나누면서 함께 윈-윈 할 수 있는 협력파트너들을 많이 확보할 수 있도록 효과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한편 중장기적으로는 R&D 투자를 확대하여 우리의 기술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려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 왜냐하면 사업의 기획단계는 아직 유럽이나 미국 등의 선진국 기업들이 좌지우지한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시공, IT 기술 등은 우리가 상당히 앞서있는 것이 사실이나, 현재 많은 성과를 올리고 있는 플랜트도 기본설계라 할 수 있는 FEED는 대부분 선진국의 기업들이 담당하고, 우리는 이후에 이루어지는 EPC에 주로 참여하고 있으며, 버즈 두바이와 같은 고층건물을 잘 짓는다고는 하지만 설계는 선진외국기업이 담당하고 있는 현실은 이러한 주장을 충분히 뒷받침해줄 수 있는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것들이 하루아침에 해결될 수는 없겠지만, 점진적 노력과 함께 내년에는 연간 수주액 500억불, 그리고 현재 3,414억불에 머물고 있는 누적 수주액이 4,000억불에 도달 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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