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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미국의 건설현장 관리의 특징 및 시사점

계약 중심의 시공평가 중시... 국내건설현장 관리 측면 중장기적 검토

국토매일 | 입력 : 2018/06/29 [01:48]

▲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최민수 선임연구위원

미국 건설현장의 인력 구성 및 관리 실태를 보면, 우리나라와는 다른 여러 가지 특성을 갖고 있다. 우선, 대형 업체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건설사는 건설공사를 수주한 경우 그때마다 근로 조건을 제시하여 공사현장을 담당할 기술자를 채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때문에 건설사는 평소에 기술인력에 대한 네트워크를 구축해 놓는 것이 중요하다. 또, 기술자 측에서도 해당 자격과 경력을 관리하여 근로조건과 급여를 협상한다. 현장에 배치된 기술자의 업무 책임은 '직무기술서(job description)‘에 상세히 기재되고, 기술자는 그에 따라 업무를 수행한다. 

 

건설현장에 배치되는 핵심 기술자로는 우리나라의 현장소장에 해당하는 프로젝트매니저(PM),  공무과장에 해당하는 프로젝트엔지니어(PE), 그리고 공사과장에 해당하는 슈퍼인텐던트(superintendent) 등을 들 수 있다.

 

또, 건설현장에서는 개별 업무에 따라 전문분야별로 즉시 투입될 수 있는 기술인력을 요구한다. 예를 들어 공정관리는 스케쥴러(scheduler), 견적업무는 에스티메이터(estimator)라는 전문기술자가 있다.

 

이러한 기술자들은 전용 소프트웨어 등을 갖추고 전문화되어 있으며, 타 현장으로 옮길 때에도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는 사례가 많다. 안전관리를 전문으로 하는 기술자도 있는데, 미국에서는 현장마다 배치하는 안전관리자의 자격요건이 매우 엄격하기 때문에 공사를 수주하고도 안전관리자를 확보하지 못하여 착공을 못하는 경우도 있다.

 

건설현장에서는 다양한 하도급업체와 자재, 장비 업체가 계약을 맺고 시공에 참여하는데, 미국에서 발주자와 시공자, 그리고 원도급자와 하도급자 간의 관계는 전통적으로 어떠한 분쟁이 발생했을 때, 문제를 해결하는 것 보다는 누구의 책임인가를 결정하는 것이 더욱 큰 관심사가 된다. 

 

매일 공사현장에서 업무를 수행하거나 분쟁이 발생할 때에는 가장 먼저 계약서에 기재된 내용이 기본이 된다. 따라서 현장관리를 위해서는 계약서가 매우 중요하다. 

 

미국에서는 건설현장에서 발주자와 원도급자, 그리고 하도급자가 상호 협력하여 문제를 해결한다는 의식은 매우 약하며, 어떻게 책임을 회피할 것인지가 매우 중요하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발주자를 비롯하여 모든 공사참여자가 상호 협력하고 분쟁을 최소화할 수 있는 파트너링(partnering)과 같은 새로운 계약방식이 등장하고 있다.  

 

미국 건설현장에서는 발주자와 원도급자 관계와 마찬가지로 원도급자와 하도급자 관계도 독립적이다. 즉, 하도급계약을 맺은 경우 그에 해당하는 의무와 책임이 하도급업체로 이전되며, 따라서 원도급업체에서는 시공방법 등에 대하여 원칙적으로 간섭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원도급자가 지시에 따라 시공했기 때문에 공기가 늦어졌고, 추가공사비가 발생했다는 등의 클레임이 거의 없다.  

 

건설유니온의 존재도 특징적이다. 각 지역마다 혹은 직종마다 유니온이 있는데, 특히 공공공사 현장에서는 시공사는 관련된 유니언과 계약하고, 그 유니온 소속 기능인력을 고용하여 작업을 실시한다. 유니온 측에서는 작업원의 근로 조건 등에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고, 만약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는 파업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있다. 따라서 공공공사 현장에서는 유니온과의 교섭이 중요한 현장관리 업무의 하나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논의되는 적정임금은 미국의 프리베일링웨이지(prevailing wage)제도를 근간으로 하고 있다.  이 제도는 1920년대 대공황 당시 뉴딜정책으로 대규모 공공투자를 확대하면서 도입한 것인데, 그 후 30여개 주에서는 폐지된 바 있다. 즉, PW는 미국의 특수 상황에서 비상적(非常的)으로 도입된 제도이며, 전 세계적으로 보편화된 제도는 아니다. 또한, 미국은 건설기능공의 임금이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국가이다. 일본 SFC컨설턴트에서 조사한 자료를 보면, 일평균 50만원이상으로 영국 28만원, 일본 19만원 수준과 비교하더라도 현격하게 높다. 

 

미국에서는 원도급자의 직접시공을 규제하는 사례가 많다. 여기서 직접 시공이란 직접 고용에 의한 자사 시공을 의미하는데, 특히 연방정부 예산이 들어가는 공공공사에서는 도급액의 50% 이상을 원도급자가 직접 시공하도록 요구하는 사례가 많다. 원도급자는 이 조건을 충족하기 위해서 건설유니온 소속 기능인력을 자사 직원으로 등재하고, 기본적인 시공기계나 장비는 직접 보유하고 시공을 실시한다. 

 

공사 감리와 관련해서는 발주자가 고용하는 인스펙터가 있는데, 이 인스펙터는 항상 현장에 있고 시공의 각 단계에서 검사를 실시하고 확인서를 발행한다. 이러한 인스펙터는 소규모 주택공사까지 관여하는데, 미국에서 건축허가를 발급한 행정관청에서는 대부분 전문적인 능력을 갖춘 건축검사원(building inspector)을 고용하고 있으며, 이들은 지자체에서 허가를 내준 주택이나 건축물에 대해 주기적으로 현장을 방문하여 직접 인스펙션을 실시함으로써 부실공사를 방지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건설공사가 완료되면, 시공평가를 실시하는데, 예를 들어 육군공병대에서는 각 평가 항목별로 매우 우수(outstanding), 우수(above average), 보통(satisfactory), 미흡(marginal), 불량(unsatisfactory)의 5단계로 평가한다. 건설업자의 시공평가에 대하여 관심이 증가한 것은 1980년대 후반 이후인데, 연방 발주기관의 입찰제도가 단순히 투찰가격뿐만 아니라 과거성적(past performance) 등을 종합 평가하여 낙찰자를 결정하는 방식으로 변환되었기 때문이다. 

 

미국의 건설현장 관리 실태를 살펴보면, 기술인력의 계약직 채용이나 현장관리 조직 등은 우리나라와 유사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다민족 국가의 특징에서 유래된 것으로서 계약문화를 중시하고 있는 점, 그리고 각종 분쟁에 대응한 파트너링방식의 보급, 원도급자의 직접시공, 시공평가의 중시, 인스펙터의 역할, 안전관리자의 배치 등은 국내의 건설현장 관리 측면에서 중장기적으로 검토할 만한 시사점을 도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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