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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한국철도, 유라시아 대륙 진출 ‘급물살’

북한 반대로 4수 끝에 국제철도협력기구 정회원 가입

한성원 기자 | 기사입력 2018/06/11 [09:01]

[기획] 한국철도, 유라시아 대륙 진출 ‘급물살’

북한 반대로 4수 끝에 국제철도협력기구 정회원 가입

한성원 기자 | 입력 : 2018/06/11 [09:01]

남북경협 등 청신호…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 탄력

 


[국토매일-한성원 기자] 우리나라가 국제철도협력기구 정회원으로 가입했다. 남북 경제협력은 물론 유라시아 대륙 진출에도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토교통부는 7일 키르기즈스탄 비슈케크에서 열린 국제철도협력기구(OSJD) 장관회의에서 대한민국이 OSJD의 정회원국이 됐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2015년부터 매년 OSJD 가입을 추진해왔으나 정회원이 되려면 회원국의 만장일치가 있어야 하는 정관 규정 때문에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다른 정회원인 북한의 반대가 그 이유였다.


그러나 올 들어 두 차례에 걸친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의 태도가 변화될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OSJD 가입 또한 어느 정도 예상됐던 것이 사실이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OSJD가 관장하고 있는 국제철도화물운송협약(SMGS), 국제철도여객운송협약(SMPS) 등 유라시아 철도 이용에 있어서 중요한 협약들을 타 회원국들과 체결한 것과 같은 효과를 얻게 됐다.


아울러 화물운송 통관절차에서도 회원국 간 우대를 받을 수 있어 향후 유라시아 철도를 활용한 물동량 증가 등의 효과가 기대된다.


국제철도협력기구, OSJD는?

 

OSJD(Organization for Cooperation between Railways)는 1956년 6월 러시아(구 소련), 중국, 몽고, 북한 등 12개 국가 간 화물운송협약을 체결하기 위해 창설된 국제기구다.


폴란드 바르샤바에 소재하고 있으며 국제철도운송협정을 관장하고 국제운송표준 원칙을 수립하는 역할을 한다.


현재는 시베리아횡단철도(TSR), 중국횡단철도(TCR), 몽골횡단철도(TMGR) 등 유라시아 횡단 철도가 지나가는 모든 국가들이 참여해 아제르바이잔, 알바니아, 벨라루스, 불가리아, 헝가리, 베트남, 조지아, 이란, 카자흐스탄, 키르기스탄, 중국, 북한, 쿠바,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몰도바, 몽골, 폴란드, 러시아, 루마니아, 슬로바키아, 타지크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우크라이나, 체코, 에스토니아, 아프카니스탄 총 28개국이 정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특히 정회원 국가 외에도 각국의 철도 운영회사 등으로 구성된 44개의 제휴회사와 7개의 옵저버 회사가 참여해 유라시아 철도 운영 및 기술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다.


예산규모는 300만 스위스 프랑(200만 달러 상당)으로, 이 중 50%는 회원국이 1/25씩 균등부담(쿠바, 알바니아 제외)하고 잔여 50%는 자국철도 길이에 따라 부담하게 된다.


가입을 희망하는 경우 각국의 철도중앙행정기관이 매년 신규회원 가입신청서를 사무국에 제출하면 OSJD 철도사장단 회의에서 검토한 후 장관급 회의에서 만장일치제로 결정한다.


유라시아 대륙 진출 속도 낼까

 

문재인 정부는 ‘신(新) 북방정책’의 하나로 TSR 등 대륙철도 이용 활성화를 위해 OSJD 가입을 추진해 왔다. 한국 기업들의 TSR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데 반해 통관 절차가 복잡하고 운임이 불안정한 점 등 문제가 많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출범한 ‘북방경제협력위원회’는 철도, 조선, 항만, 북극항로, 가스, 전력, 일자리, 농업, 수산 등 북방경제협력을 위한 ‘9개의 다리’를 구체화하는 방안의 하나로 2021년까지 OSJD 가입을 완료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따라 OSJD 가입으로 정부의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 신경제지도는 대륙철도 연결을 전제로 서해안과 동해안, 비무장지대(DMZ) 지역을 H자 형태로 동시에 개발하는 남북 통합 개발 전략이다.


동쪽은 부산~금강산~원산~나선~러시아로 이어지는 에너지 벨트를, 서쪽은 목포~평양~신의주~중국을 연결하는 산업·물류 벨트를 조성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특히 향후 남북관계 진전에 따라 OSJD 가입 효과는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남북은 지난 1일 남북고위급회담에서 남북 철도 및 도로협력 분과회의 개최 날짜와 장소를 추후 합의하기로 한 바 있다.


철도 연결은 남북 모두에게 경제적으로 이득이 될 수 있는 사업이라는 점에서 신속하게 논의될 것이란 예측이 가능하다.


북한에게는 부족한 사회 인프라를 확충하고 물류 운송 시스템을 개선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남한에게는 중국·러시아로 뻗어나가는 육로 물류망을 개척하고 건설 경기를 활성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다는 분석이다.


최근 한국과 러시아 정부가 철도, 가스 등 종합적인 경제협력을 추진하기로 합의한 것도 이번 OSJD 가입과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부분이다.


한러 양국은 지난 7일 ‘제17차 경제과학기술공동위원회’에서 가스·철도·항만·전력 등을 포함한 협력사업을 구체화하기로 합의했다.


또한 오는 21일로 예정된 문재인 대통령의 러시아 국빈 방문 때 푸틴 대통령과 이에 대한 합의를 도출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이번 러시아 방문 일정에 오영식 코레일 사장이 동행하기로 함에 따라 유라시아 횡단 철도를 연결하는 방안도 구체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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