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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값 주고 명품요구 해야

백용태 국장 | 입력 : 2018/05/23 [09:39]

[국토매일] “튼튼하게 지어주세요.” 공사현장에서 제일 먼저 주문하는 말이다.


산업 발전과 국가 인프라 그리고 화려한 현대식 건물들이 들어서면서 튼튼하게라는 단어는 왠지 구시대적 용어처럼 잊혀진지 오래된 것 같다.

 

시멘트, 철근 등이 귀했던 시절, 공사현장에서 새참에 막걸리 한잔 건네주는 주인 내의 말 한마디는 ‘튼튼하게 지어 달라’는 주문이었다.

 

학용품, 장난감, 그릇, 의상 등 모든 공산품에도 튼튼하게라는 말이 적용됐다. 튼튼해야 오래 쓸수 있다는 것은 기초적인 상식이다. 또한 이를 반영하듯 안전하다는 것은 상품에 대한 선호도이기도 했다.

 

누구든 자기 집을 튼튼하게 지어달라고 주문할 것이다. 튼튼하게 지어야 내가 안전하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튼튼하게 지어야 한다는 것은 기본적인 건설문화다.

 

오래전부터 정부가 발주하는 공공공사 입찰제도는 싼값을 요구하고 있었다. 이른바 최저가 입찰방식을 적용하다보니 지난 10년간 건설사 적자 공사 비율이 37.2%에 달할 정도다.

 

공사를 하면 할수록 이익은 커녕 적자만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이른바 도미노현상이다. 종합건설사가 저가로 수주하면 적자 분담은 고스란히 하도급 업체에게 전가되고, 그 여파는 일선 현장근로자들의 열악한 근무환경과 임금체불 등 약자에게 전가되기 일쑤다.

 

저가 상품에 대해 우리는 흔히 '싼 것이 비지떡'이라고 지칭한다.


가격에 따라 품질이 다르다는 인식에 대한 차이는 매우 크다. 그렇다보니 오래 쓰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 잣대로 보면 도로, 철도, 항공, 항만, 발전소 등 국가 주요시설물에 대한 품질평가도 제각각이다. 정부가 발주하는 공공공사 입찰제도만 보더라도 싼 가격을 요구하고 있다. 싼 가격에 고품질을 요구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얼마전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는 대한민국 건설산업을 대표하는 22개 단체장들이 ‘공사비 정상화를 위한 대정부 탄원서’를 제출하고 5월31일 국회에서 ‘전국 건설인 대국민 호소대회’개최를 선포하는 공동기자회견을 자청하고 나섰다.

 

정부가 발주하는 공공공사에서 제값을 주지 않고 품질제고와 안전까지 요구하는 비정상적인 운영형태라고 꼬집었다. 이들은 정상화를 위해서는 △낙찰률을 현재보다 10%이상 상향 △300억미만 공사는 표준시장단가 적용 배제 △근로시간단축에 따른 탄력적 근로시간제 적용 △신규공사는 공사원가에 근로자에 지급할 법정 제수당 반영 등 특단의 대책을 요구했다.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공공시설물들을 저렴한 가격에 지어달라고 주문하는 정부의 입찰제도 속에서 고품질을 요구하는 명품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흔한 말로 ‘명품은 무엇이 달라도 다르다’라는 것을 인정하고 비싼 대가를 지불한다. 국민들이 이용하는 국가 시설물인 만큼 제값을 주고 안전한 고품질을 보장 받을 수 있는 명품을 주문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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