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기획] 한반도 철도, 남북 잇고 유라시아 대륙 넘본다

한성원 기자 | 입력 : 2018/05/08 [15:02]

[국토매일-한성원 기자] 11년 만에 열린 ‘2018 남북정상회담’의 역사적 의미는 한반도의 비핵화 선언과 함께 남북경제협력을 꼽을 수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남과 북의 철도, 도로 등 인프라 연결과 관련된 내용이 화두로 떠오른 이유는 이 같은 물류 인프라 건설이 남북경협을 논하는 데 있어 필수적으로 고려돼야 할 사항이기 때문이다. 알려진 대로 북한은 도로보다 철도 위주의 교통체계를 갖추고 있고, 철도 시설은 노후화가 심각한 수준이다. 당연히 막대한 투자비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남북철도 연결은 그 자체의 상징성을 상쇄하고서라도 유라시아 대륙으로의 진출 등을 통해 경제적인 파급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또 다른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이다.


북한 철도의 현실, 그리고 이상

 

한국교통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북한의 철도는 거의 전구간이 전철화 돼 있다. 철도의 79.8% 이상이 전철화 돼 있으니 전철화 비율로만 따지면 철도강국인 셈이다. 그러나 오히려 북한 철도의 높은 전철화 비율이 스스로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심각한 전력난으로 인해 북한의 철도운행 환경은 더욱 악화됐고, 노후화 된 철도시설이 전력 에너지 효율을 떨어뜨리는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의 철도는 극도의 경제난으로 개·보수가 전혀 이뤄지지 않아 노반, 열차, 신호시설까지 전부 1970년대에 멈춰져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북한 열차의 수송효율은 일부 구간을 제외하고는 시속 40km를 유지하기 힘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레일은 마모가 심하고, 침목은 부식되거나 아예 흔적을 찾아볼 수 없어 그 이상의 속력을 낼 경우 탈선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북한철도의 무한한 잠재력에 시선을 돌리고 있다. 비록 지금은 낡고 병들었지만, 수술을 받고 회복이 되면 대륙과 해양을 연결하는 역할을 통해 국가경제 발전을 견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 역시 철도의 중요성은 충분히 자각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 2007년 북한의 철도성 관계자는 “앞으로 경제가 발전하면 중국과 러시아를 통해 유라시아 대륙과 이어져 물동량이 많아질 것이다. 우리에게 주어진 첫 과업은 바로 침목의 교체이고, 두 번째는 기관차의 성능 향상, 세 번째는 철도운영구조의 현대화다. 이와 함께 철도 전용 광통신망 구축을 실현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그리고 북한은 실제로 당시 라진∼하산 철도망 현대화 프로젝트를 통해 라진항 개발, 라진∼원정 도로 건설, TSR(시베리아횡단열차) 연결 인프라를 구축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 철도노선이 향후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유라시아 국제수송로의 시발점이자 종착점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이 지역에는 북한의 철도 운영에 필요한 차량경영시설과 차량수리공장, 컨테이너공장이 있어 이들 철도 인프라의 현대화는 북한만큼이나 우리에게도 중요한 지점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남북철도, 대륙진출 교두보 될까

 

남북철도 연결은 남북 간 교류 활성화를 넘어 중국·러시아와의 대륙철도 연결, 그리고 유럽 진출까지 가능케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유럽으로 이어지는 대륙 간 철도 연결은 우리나라의 교역구조에 큰 이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된다.


대륙 간 철도 연결은 유럽대륙과 동북아시아 지역을 잇는 것으로 중국, EU 등으로의 교역 비중이 큰 우리나라로서는 물류비 절감 등의 직접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아울러 동북아 지역과 유럽대륙 국가들과의 교역뿐만 아니라 현재는 그 비중이 크지 않지만 러시아를 포함한 독립국가연합이나 동구권 국가들과의 교역 역시 늘어날 것으로 보여 철도 연결을 기회로 수출 다변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결국 남북철도 연결과 그에 따른 대륙 간 철도 연결은 한반도가 전 세계 물류거점 기지로 부상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반도는 중국과 러시아, EU 등 대륙세력과 미국, 일본으로 대변되는 해양세력을 중계할 수 있는 지정학적 위치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류거점 기지가 된다는 것은 단순히 물류비를 절감할 수 있다거나 물류가 이동하는 데 따른 통행료를 받는 것에 국한되는 부분이 아니다. 물류거점 기지가 되면 운송수단이 발달되고 그 만큼 산업입지가 좋아지게 된다는 뜻이다.


산업입지가 좋아지면 산업단지가 활발히 건설될 가능성이 커지고 투자도 활발해져 국내생산 또한 활성화 될 것이다. 물류기지 기반시설을 건설하기 위한 투자 역시 늘어나고, 여객운송수단 발달로 관광산업 활성화에도 일조할 수 있게 된다.


특히 한반도가 물류거점 기지로 부상한다면 정부주도 하에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물류기업 육성에도 힘이 실릴 수 있다.

 

 

이와 같이 물류기지 조성은 수출 등 대외진출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라 산업단지 조성과 국내기업 육성, 관광 활성화 등을 통해 내수확대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말이 된다.


동북아시아 지역에서의 위상 제고를 위해서도 대륙철도 연결은 중요하다.


최근 경제적인 측면에서 동북아시아 지역의 중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중국은 경제규모에서 세계 2위로 올라섰고, 러시아 역시 경제규모를 키워가고 있다. 침체의 길을 걷고 있으나 일본의 경제규모 역시 무시할 수 없다.


결국 남북을 포함해 중국과 러시아, 일본 모두 대륙 간 철도 연결에 요구가 맞닿아 있어 국가들 간 협력을 강화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는 말이다.


실제로 중국은 최근 동북3성 개발과 태평양으로의 진출에 열을 올리고 있고, 러시아는 푸틴 대통령 취임 직후부터 시베리아 자연자원 개발과 극동지역 물류 중계기능을 연결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일본의 경우 유럽과의 교역을 위해서는 대륙 간 횡단철도를 간과할 수 없다.


특히 남북철도가 이어져야 한국과 일본의 경제권이 연결돼 대륙 간 철도연결이 완성될 수 있다는 점에서 동북아 지역 내 남북의 입지는 더욱 공고해질 수 있다.


한국경제, 남북철도 타고 세계로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뜻을 모은 대로 동해선과 경의선 등 남북철도가 연결되고, 나아가 TSR(시베리아횡단철도)이나 TCR(중국횡단철도) 등과 통하게 되면 한반도를 넘어 전 세계 물류환경에 일대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남북 교역은 물론 중국과 러시아, 심지어 유럽을 오가는 육상 수출입 시대가 열리기 때문이다.


나희승 한국철도기술연구원장은 “남북철도가 연결되면 연간 1억톤의 화물이 발생할 것”이라며 “중국의 동북3성 지역으로 연간 2700만톤, 극동 연해주 러시아 지역으로 연간 700만톤의 컨테이너 물동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령 지금은 부산에서 모스크바로 화물을 보내려면 배를 통해 한 달이 걸리지만, 동해선과 TSR이 연결되면 절반 가량인 2주로 운송시간이 단축된다.


또 인천에서 남포까지 컨테이너 하나를 옮기려면 배로 800달러가 들지만, 철도는 200달러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시간과 비용뿐 아니라 품질 확보 측면에서도 부가가치 창출 효과가 기대된다. 특히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품목인 반도체나 스마트폰, 자동차 관련 물품 등이 얻게 되는 혜택은 상상을 넘어설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우리나라가 유럽까지 이어지는 동북아 물류거점 기지로 자리 잡게 될 경우 연간 거둬들일 수 있는 운송수입은 8000만달러, 북한은 1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남북철도 연결이 한반도 전체의 경제 ‘르네상스’를 이끌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이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의견쓰기 전체의견보기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제 목
내 용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