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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철도재난안전] 정현승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철도안전연구팀장

VR로 철도재난대응 역량을 강화하자

국토매일 | 입력 : 2018/04/24 [09:53]

[국토매일] 가상현실(VR, Virtual Reality)은 컴퓨터 그래픽으로 현실과 유사한 환경을 제공하여 사용자가 실제 경험한 것과 같은 생생한 체험을 할 수 있게 해주는 기술이다.


VR은 1960년대에 처음 개발되었지만 개발비용에 대한 부담으로 인해 비행기나 우주선 조종사의 모의비행훈련 등 특수한 분야에서 제한적으로 활용되어 왔다.


최근 들어 인터넷, 스마트폰 등 IT기술이 발전하면서 VR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로 재조명 되고 있으며 게임, 영화 분야뿐 아니라 교육, 의료, 국방 등 다양한 분야로 확산되는 추세이다.


사건·사고 현장을 가상현실로 재현한 프로그램이 경찰 직무교육에 도입되고, 도로교통공단에서는 가상현실을 활용한 교통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지자체에서 화재진압 및 대피, 응급처치 등을 체험할 수 있는 VR체험시설을 건립하는 등 현재 VR기술은 다른 어느 분야보다도 재난안전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다.


교통사고, 화재 등 위험한 사고 상황을 실제로 재현할 수 없어 교재, 이론, 단편적인 체험 등으로 이루어지던 안전 교육이, 가상현실 속에서는 어떠한 위험상황도 실제와 같이 모사하여 생생한 체험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교육학자 에드가 데일(Edgar Dale)에 따르면 사람들은 똑같은 내용을 학습할 때, 읽은 것의 10%, 들은 것의 20%, 본 것의 30%, 듣고 본 것의 50%, 말한 것의 70%, 말하고 실제로 행동한 것의 90%를 기억한다고 한다.


즉, 수동적인 학습보다 능동적인 학습이 효율적이라는 것을 강조한 것인데, 몰입감이 강한 가상현실체험은 단순히 하나의 영상을 보는 것을 넘어 학습자의 흥미를 유발하고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능동적인 정보 인지 활동을 제공한다.


VR 회사 이온 리얼리티(Eon Reality)의 최고기술경영자(CTO), 닐스 엔더슨(Nils Anderson)은 "전통적인 교육보다 시뮬레이터 기반의 교육이 2.7배 이상 효과적이었다. 학생들에게 3D 인터액티브 교육을 실시한 결과 집중력이 기존보다 100% 향상됐고, 이는 곧 성적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말하기도 하였다.


철도안전 분야에서도 VR의 잠재력은 매우 크다.


동일본철도(JR East)는 작업 부주의로 인해 열차에 치이는 VR기반 사고 모의체험을 현장직원 교육에 도입하여 현장작업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안전사고를 예방하는데 활용하고 있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에서는 철도 운행안전을 책임지는 기관사, 관제사 및 신호취급자가 사고·장애 등의 위험상황에서 상호 간의 정보교환, 의사소통과 같은 비-기술적 능력(NTS; Non-Technical Skill)을 합동 훈련하고 평가할 수 있는 VR기반 통합훈련 시뮬레이터를 개발하였다.


4가지 모듈(기관사 모듈, 관제사 모듈, 승무원 모듈, 통합제어 모듈)로 구성된 시뮬레이터 중 기관사 모듈은 선택된 훈련대상 차종에 따라 실제 운전실 기기배치와 동일한 가상의 운전실 제어대를 터치스크린에 현시하며, 훈련 중 기관사의 기기조작 내용을 기록한다.


관제사 모듈은 열차 위치 모니터링, 운전명령 전달 등의 요구사항을 전달 가능하며, 사고처리 및 이례상황 복구에 필요한 정보를 기관사 또는 승무원에게 전달 가능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승무원 모듈은 승무원이 열차 내에서 다루는 기기들의 조작을 위한 가상 승무원 콘솔데스크가 터치모니터로 구성되어 있으며, 열차의 운행 상황을 파악할 수 있도록 플랫폼 및 선로의 영상이 현시되어 나타난다.


통합제어 모듈은 서버로부터 기관사/승무원/관제사의 행동 데이터를 수집하고, 통신 대화 내용을 수집 녹음한다. 통합 수집된 데이터는 통합관리제어 모듈에서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되며, 훈련/평가 종료 후 결과보고서로 출력되어 훈련참여자들에게 피드백 된다.


VR기반 통합훈련 시뮬레이터는 사전 정의된 학습목적에 따라 시나리오를 제어할 수 있고, 개인이나 집단의 특정 요건에 맞추어 시나리오를 조절할 수 있으며, 학습목적에 따라 열차, 통신장비, 기후조건 및 궤도상 장애물 등의 사건 발생의 통제도 손쉽게 가능하다.


또한, 새로운 위험상황에 처하거나 오류가 발생했을 때 적절한 위험인지/예측, 의사결정, 규정준수나 직무부하 관리 등 개인별 NTS 기반 안전임무 수행능력과 연계된 인적 역량의 객관적인 평가와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다.


철도분야의 재난안전 교육훈련에도 이러한 VR기술을 도입하여 다양한 위험상황에서 철도종사자 간 유기적인 대응 훈련이 충분히 이루어진다면, 실제 위험 상황에서 적절한 대처로 사고를 방지하고 사고 발생 시 적절한 초기대응으로 대형참사를 막을 수 있는 등 철도종사자의 재난대응 역량이 한층 강화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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