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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소방안전] 오상환 소방기술사(재난과학박사)

모든 건축물에 소화·옥내 소방설비 갖춰야 안전예방

국토매일 | 입력 : 2018/04/24 [09:01]

[국토매일] 우리나라는 지진(地震)이나 쓰나미(tsunami : 해일(海溢) 등의 자연재해가 비교적 적은 천혜(天惠)의 국토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비해 세월 호 침몰참사 같은 인적재난이 많이 발생한다. 어느 곳에서나 불을 사용하기 때문에 크고 작은 화재가 수시로 발생한다. 이에 근본적으로 건축방재시스템(Passive Protection System)을 재난에 견고(堅固)한 구조로 구축(構築)한 후, 미흡(未洽)한 부분을 소방방재시스템(Active Protection System)으로 보완해야 한다. 화재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건축물의 설계(設計)·시공(施工)·유지관리(維持管理)가 三位一體)로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 건축법이나 소방법 등 국가의 정책이나 제도가 선진화 되어야 한다.


화재가 발생했을 때 초기진화(初期鎭火) 및 인명(人命)의 대피시간(待避時間)인 소위 골든타임은 대략 5~7분 정도이다. 화재사고를 직접 체험하게 되면 패닉(panic)현상을 초래하여 우왕좌왕 혼란의 블랙홀(Black hole)에 함몰(陷沒)되게 마련이다. 보편적으로 화재발생 시에 소방대는 5분 내에 출동을 목표로 훈련하지만 대부분의 골목길은 많은 차량들이 주차되어 소방차 긴급출동에 장애가 되고 있는 실정이다.


대부분의 화재현장에서 화재초기에 즉시 소방대에 화재신고가 이루어지지 않고 골든타임을 벗어나서 소방대에 지연신고(遲延申告)가 이루어지는 현실을 감안하면 소방대가 현장에 도착하여 화재진압 및 구조 활동을 개시하는 시점에는 이미 화재가 확산되어 인명 및 재산손실을 초래함에도 여론은 소방대의 구조부실로 책임을 전가한다. 그러므로 소방대의 출동이전에 골든타임 내에 자체적으로 초기진압 및 인명을 대피시키는 방재시스템을 구축하여야 한다. 다만 출동한 소방대는 인접건물이나 주유소 등으로의 연소 확산을 저지하는 역할로 소방방재 개념을 재정립하여야 한다.


최근의 제천스포츠센터 화재참사 및 밀양세종병원 화재참사는 경제발전과정에서 경제제일주의의 안전 불감증과 건축 및 소방관련 제도의 취약함으로 인한 안전적폐가 겹겹이 쌓여온 결과인 것이다. 곳곳에 산재되어 있는 이런저런 건축·소방 분야에서 핵심적인 문제점들이 발견된바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처럼 이제부터라도 큰 그림으로 외양간을 고쳐야 한다. 

 

안전한 건축방재시스템(Passive Protection System)구축
 
지난해에 발생한 영국 런던의 24층 그렌펠타워 아파트 화재에서는 80여명의 생명을 잃었다. 이어서 2개월도 지나지 않아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두바이 86층 토치타워 아파트 화재에서는 단 한명의 희생자도 없었다. 런던과 두바이 화재에서 불길이 번진 원인은 건물 외벽에 가연성 외장재를 설치 시공한 것이 주원인이었다. 방화벽이 설치된 두바이의 토치타워 아파트에서는 불길이 다른 세대로 확산되는 것을 막았으나 방화벽이 없는 런던의 그렌펠타워 아파트는 불길이 상하좌우 모든 방향으로 확산 되었다. 또한 두바이의 토치타워 아파트 주민은 불길이 닿지 않은 비상계단을 이용하여 대피해서 인명피해가 없었다.


국내의 경우는 2010년의 부산 해운대 골든 스위트 화재와 2015년 의정부 대봉그린 아파트 화재 등이 유사한 사례이다. 건축물의 외벽 단열시공이 드라이비트 방법(가연성)으로 시공됐고, 외벽이 불쏘시개 역할을 해서 화염이 순식간에 확산되었다. 발코니는 화재 시에 아래층에서 위층으로의 확산을 막아주는 수평방화벽 역할을 하지만 발코니 확장을 합법화해서 수직연소 확산을 방지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수직 확산되는 화재에서 발코니 수평방화벽은 '생명의 수호신' 과 같다. 일본·싱가포르 같은 나라들의 아파트는 대부분이 발코니가 외벽 쪽에 돌출되어 있다. 이에 발코니 확장 합법화는 재검토 되어야 한다. 발코니 확장 시에는 거시적(巨視的)인 건축설계 개선으로 외벽 유리 창문을 방화유리 또는 강화유리에 스프링클러 드렌처(drencher)설비로 구축 한다.


건축물의 옥내계단은 평상시에 사용빈도가 매우 낮다. 엘리베이터 고장이나 화재 발생 시에나 이용되는 한시적인 용도로 쓰인다. 그러나 옥내계단은 화재발생 시에 연기속의 일산화탄소·시안화수소 등의 독성가스가 유입되어 많은 인명을 질식사망 하게 한다. 이를 옥외계단으로 설계시공하면 화재 시에 연기에 의한 질식 사망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 옥외계단으로 시공을 해도 외관은 인테리어 시공으로 외관상의 미관을 유지할 수 있다. 고층건물의 화재대책에서 옥외계단은 화재 시에 안전한 피난로 역할을 하기 때문에 '만능'이라고 할 수 있다. 개방된 옥외계단은 옥내계단과 같은 폐쇄성이 없고 야간에는 조명이 없어도 자연채광이 가능하며 외부와도 시야가 확보되어 피난하는 거주민들이 패닉(panic)현상에서 벗어날 수도 있다.


옥외계단은 소방대의 화재진압 및 구조 활동에도 편리하다. 고층건물 화재 시에 소방 구조 활동에서 무거운 장비와 산소호흡기 등을 장착한 소방대원이 연기속의 옥내계단을 통한 진입이 난해하지만, 옥외계단은 대기 중의 신선한 공기를 보급 받으므로 화재 층으로의 접근이 편리하다. 인간이 추구하는 편의성은 늘 안전성과 충돌하기 마련이다. 발코니 창과 옥내계단이 안전성에 비추어 편의성이 뛰어난 장점이 있는 것도 아니다. 화재 발생 시에 인명을 좌우하는 긴박한 상황을 고려함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다.


위의 화재참사에서 확연히 들어나 문제점들은 가연성 드라이비트방법의 외벽단열시공, 가연성 스티로폼 등에 의한 주차장 천장단열시공 등 건축물의 내외장재가 불쏘시개 재료들로 시공되어 화재 시에 이들로부터 다량의 일산화탄소·시안화수소 등의 독성가스가 발생되어 상층부로 상승 확산하여 많은 인명을 순식간에 질식 사망케 하고 있는 것이다.


불에 잘 타는 값이 저렴한 스티로폼·우레탄폼 등의 유기단열재(有機斷熱 材)의 사용을 중지하고 미국·유럽·일본 등 선진국에서 사용하는 불에 잘 타지 않는 그라스울·미네랄울 등의 무기단열재(無機斷熱 材)를 사용하도록 건축법을 강화한다. 특히 필로티구조의 1층 천장면의 가연성단열재와 외벽의 가연성드라이비트 시공도 불연성단열재를 사용하도록 한다.

 

소방방재시스템(Active Protection System)구축

 

분당·평촌·일산·산본·중동 등 2백만 호 신도시 건설당시의 소방법은 16층 이상에 한하여 스프링클러 소화설비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었다. 이로 인해 과거에 신축된 15층 이하의 대부분의 아파트에는 스프링클러소화설비가 설치되어 있지 않은 실정이다. 현실적으로 15층 이하에 거주자가 화재를 당하면 긴급 출동한 소방대가 골든타임 이내에 구조 활동을 하는 것은 쉽지 않다. 15층 이하의 공동주택이나 다세대주택 등에 스프링클러소화설비 설치를 소급적용할 수 없다면 비용이 저렴한 간이스프링클러 소화설비를 설치해서 인명사고를 예방해야 할 것이다.


인명을 화마로부터 보호하기 위하여 사람이 거주하는 모든 건축물에 기본적으로 스프링클러 소화설비·옥내소화전설비를 갖추어야 한다. 쪽방촌·재래시장·다중이용시설·요양병원·다세대주택·원룸·개인주택 등에도 상수도·고가수조·부스터펌프 등에 의한 가압송수장치를 활용하는 기설된 생활용수배관을 스프링클러 소화설비배관과 겸용하는 간이 스프링클러 소화설비 시스템을 저렴한 비용으로 구축한다.


기설된 옥내소화전설비의 구경 40mm 호스는 호스길이 전부가 전개되지 않으면 호스의 꺾임으로 인하여 화재진압에 매우 비효율적이며 성인 2~3명이 한조를 이루어야 사용이 가능한바 이를 구미·일본·싱가포르 등에서 상용화되고 있는 25mm 호스 릴을 사용하면 노약자나 비전문가도 사용이 가능하다.

 

소방관련 제도의 규제개혁(規制改革)
 
소방공사감리·소방시설점검도 건축·전기 공정과 같이 지방자치단체장이 입찰참가자격 사전 심의제도(pre-Qualification)를 도입하여 업무수행을 지정하는 제도가 도입되어야 한다. 현행법에서 소방공사감리 및 소방시설점검이 건축주와의 수의계약에 의한 저가수주업체에서는 비용 절감을 위해 소방공사감리·소방시설점검업무를 건축주의 눈치를 살피면서 대충대충 편법으로 진행하게 된다. 소방시설점검 등은 형식적 외관점검이 아닌 성능위주로 진행해야 한다. 


화재참사가 발생하면 그 후속조치가 소방업무종사자 처벌강화 운운하는 마치 소방업무에 종사 하는 소방엔지니어들에게 처벌을 강화하면 화재참사가 예방된다는 개념은 바뀌어야 한다. 중대한 과실·고의적인 허위보고 시에는 엄벌에 처하고 경미한 과실·행정착오는 시정지시에 의하여 보완토록 하여 소방기술인들에게 자긍심(自矜心)과 사명감(使命感)을 갖도록 하는 규제개혁(規制改革)이 시급하다.


현행 소방공사 준공 시의 문제점은 건축 준공신청 시에 소방시설공사 완공증명서를 첨부하기 때문에 소방시설성능시험을 진행할 수 있는 시간이 절대 부족하다. 건축공정인 천장마감·벽체마감·방화문 등의 건축공정마감의 미비로 소방시설성능시험의 장애요인들이 부지기수로 많은 실정이므로 건축 준공검사를 선행 후에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확보하여 정밀한 소방시설성능시험을 실시할 수 있는 제도개선이 요구된다. 


소방시설공사 하도급발주 관행은 저가입찰로 부실시공의 원인이 되고 있다. 대형건설회사에서 발주하는 하도급업체인 기계설비 빛 전기설비업체는 소방시설 전문성이 결여되어 설비의 성능을 확보함에 있어 기술력부족으로 인하여 시행착오로 공사비 지출은 증가되고 부실시공의 결과를 초래한다. 소방시설공사 분리발주 국회입법이 조속한 시일 내에 통과되어야 한다.


제천스포츠센터 화재참사 및 밀양세종병원 화재참사는 소방안전관리의 부실함이, 신촌 세브란스병원 화재에서는 소방안전 관리가 철저하였음이 입증 되었다. 현행법에서는 건축물 준공 후 또는 소방안전 관리자가 사임하면 1개월 이내에 선임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많은 인명이 수거주하는 건축물에 소방안전 관리자가 1개월 동안 공석이 되는 규정은 개선되어야 한다.


현행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소방안전관리자의 자격기준은 단 기간 교육수강 후 소방안전 관리자격 수첩에 의한 소방안전 관리자제도는 매우 부실하다. 당해 건축물의 소방 설비시스템을 숙지하지 못하고 자리만 지키는 소방문외한이 부지기수인 실정이다. 공학적 지식과 현장경험이 풍부한 소방전문 기술자가 소방안전업무를 수행하도록 자격기준을 강화하여야 한다. 수많은 불특정 다수인이 거주하는 특수 장소에서 화재 발생 시 소방안전 관리자는 화재의 조기진압과 피난군중을 안전하게 대피하도록 진두지휘 하여 귀중한 인명과 재산손실을 최소화 시키는 막중한 책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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