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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철도 강소기업이 뛴다②-벡스코

‘하늘을 나는 열차’ 하이퍼튜브가 뜬다

한성원 기자 | 입력 : 2018/04/03 [18:22]

진공기술 전문… 하이퍼튜브 시장 ‘블루오션’ 선점 기대
국내 첫 발걸음 내디뎌… 연구개발 지속성 보전 과제

 

▲ 류재경 벡스코 대표     © 한성원

 

[국토매일-한성원 기자] 하이퍼튜브는 철도 신기술의 결정체라고 불릴 만하다. 열차가 시속 1000km 이상의 속도로 내달려 서울에서 부산까지 20분 만에 도달하게 되는 만큼 교통 패러다임에 한 획을 그을 것으로 예상된다.


엘론 머스크 스페이스X 회장은 하이퍼튜브 기술에 대해 “미국 LA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 거대한 튜브를 설치하고 내부 공기를 모두 빼서 진공 상태로 만든다. 튜브 외벽에는 태양광 에너지를 전력으로 바꾸는 태양광 패널이 붙어 있다. 진공상태 튜브 내부에는 40~50명 승객을 수용할 수 있는 객차를 넣는다. 객차는 에어펌프 또는 자기장을 이용해 떠 있다. 객차에 가해지는 저항이나 마찰을 극소화시켰기 때문에 초반에 달리기 위해 가속을 시키기만 하면 나머지는 관성의 법칙으로 이동한다”고 설명했다.


‘진공’ 전문기업 벡스코

 

벡스코는 지난 1991년 우성진공이라는 이름을 내건 뒤 30여 년간 진공산업 분야를 이끌고 있는 선도기업이다.


현재 연간 1300여 업체와 진공 기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18개 나라에 해외수출 영업망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사내 기술연구소를 통한 체계적인 R&D 프로젝트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 이르기까지 호평이 자자하다.


진공 분야에서의 사업영역 또한 다양하다. 가장 흔한 진공청소기에서부터 식품, 의료, 우주산업 등에도 진공 기술이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특히 농산물을 장기 보관할 수 있는 진공냉각 저장기술은 주목할 만하다.


류재경 벡스코 대표는 “진공냉각 기술은 물의 증발 잠열을 이용해 야채를 스스로 냉각시키는 장치”라며 “빠르고 균일한 진공냉각을 하면 야채의 겉과 속이 완전히 똑같은 온도에 도달해 제품의 유통기한을 상당히 오래 늘어나도록 해준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진공 냉각은 전통적인 냉장 기술에 비해 훨씬 더 효율적이기 때문에 에너지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 류 대표의 주장이다.


벡스코의 진공냉각장치 ‘바쿠안 시리즈’는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진공센터의 시험성적서를 받은 데 이어 조달청 등록은 물론 농림수산부가 지정하는 정부 지원 대상 농업기계선정심의를 통과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류재경 벡스코 대표의 시선은 또 다른 ‘블루오션’을 향하고 있다.

 


하이퍼튜브에 진공기술을 입히다

 

벡스코는 최근 오송역 인근에 10m 규모의 하이퍼튜브용 진공챔버를 시범 설치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설치를 통해 벡스코는 ▲초고속열차가 운행하는 진공튜브 내의 진공 형성 및 유지 ▲목표진공도(0.75 Torr)까지 진공펌프로 연결되는 배관 컨덕턴스의 변화에 따른 배기시간을 측정해 향후 실증시험 시 진공펌프 의 배치 및 수량을 결정하기 위한 기초자료 확보 ▲실증시험 시 구조재의 계절별 온도변화에 따른 열수축 및 팽창의 영향을 흡수하기 위한 신축이음부를 삽입할 수 있도록 챔버를 2:1로 분할하고, 진공튜브 내에서 기기반입의 편의를 위해 유압식 자동개폐장치를 적용했다.


하이퍼튜브 기술에 있어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엘론 머스크가 창안한 기술이긴 하지만 이 분야에서 우리나라가 다수의 원천 기술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 관계자는 “현재 국내에서도 8개 연구기관이 협력해 관련 기술을 개발 중”이라며 “튜브 속을 진공상태로 유지하거나 객차를 부상시키는 기술 등에서 한국은 세계적으로 뛰어난 기술들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벡스코의 이번 과제 수행은 우리나라 하이퍼튜브 기술이 첫 걸음을 뗐다는 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하이퍼튜브, 안전한가

 

일각에서는 하이퍼튜브 기술의 위험성에 대해 의구심을 갖기도 한다. 시속 1000km 이상으로 달리는 와중에 튜브나 객차가 파손될 경우 돌이킬 수 없는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


진공 상태에서 가해지는 폐쇄공포증, 가속이 심해지면서 인간이 겪게 될 신체상 변화 등도 생각해 봐야 할 요인으로 꼽힌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모두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이라는 의견을 공통적으로 내놓고 있다.
철도연 관계자는 “튜브 또는 객차 파손 문제는 비행기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 문제”라며 “비행기는 파손 시 해결이 어렵지만 하이퍼튜브는 지상에 있기 때문에 감속·정지시킨 후 대처할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연구개발 지속성 보전돼야

 

류재경 벡스코 대표는 “하이퍼튜브에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겠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연구개발에 있어 지속성이 유지되지 않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꼬집었다.


하이퍼튜브 시범 설치사업에 참여한 것은 당장의 이익보다 향후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인데 정권교체 등 사회적 변화에 따라 사업 지속 여부가 결정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는 것이 류 대표의 설명이다.
비용에 대한 시각도 대조적이다.


류 대표는 “엘론 머스크를 비롯해 다수의 전문가들이 하이퍼튜브의 경우 일반 고속철도보다 건설·운영비가 적게 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이 또한 실제 해보지 않고는 확신할 수 없을 것”이라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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