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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마당] 조현준 국토교통부 철도운행안전과장

철도부품산업으로 일자리를 창출하자!

국토매일 | 입력 : 2018/03/20 [11:43]

[국토매일] 우리나라는 제조업 강국이다. 반도체와 TV 등 첨단 가전은 물론 조선업과 자동차 산업은 세계시장을 선도하거나 선진강국들과 치열하게 경쟁을 하고 있다.

 

철도산업은 어떨까? 우리나라는 중국, 일본, 프랑스, 독일 등과 함께 몇 안되는 고속철도 제작역량을 갖춘 국가라고는 하나 전술한 산업분야들에 비해 철도산업의 현황은 생각보다 초라한 수준이다.


업계를 선도하는 현대로템은 대기업이지만 세계 철도차량 시장에서의 점유율은 2% 내외에 불과하며 3조원대 매출에도 불구하고 순이익률은 1%대에 불과하다. 아직 고속철도를 수출한 실적은 없고 미국과 유럽, 아시아 등지에서 일반 및 도시철도, 트램 등을 수주하고 있다. 그나마 독점하고 있던 국내에서도 후발 차량생산업체들이 뛰어들면서 치열해진 경쟁에 2017년에는 적자를 기록했다.

 

선도기업이 이런 상황이니 다른 업체들의 사정도 마찬가지이다. 298개 부품업체에 5만여명의 종사자가 있다고는 하나 철도부품을 주력으로 생산하는 업체는 50개 내외에 불과하고 그나마도 종사자 100인 미만 업체가 86%, 매출액 100억원 미만인 업체가 82%에 달하는 등 영세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더욱 큰 문제는 중국이 세계 철도차량 시장의 50%를 점유하고 있는 가운데 유럽의 알스톰과 지멘스가 합병을 하여 몸집을 키우는 등 메이저 업체들의 영향력이 더욱 강화되는 추세 속에서 우리 철도업계가 대응할 뚜렷한 카드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 우리나라는 어떻게 해야 할까! 경쟁력을 잃어가는 철도산업을 포기해야 하는 것일까? 혹자는 경쟁력 없는 철도산업을 살리기보다 그냥 싼 값에 외국차량과 서비스를 도입하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철도산업을 포기하는 댓가는 생각보다 쓰라리다.

 

당장 산업계가 무너지는 것은 물론이고, 외국산을 들여오면서 기술 종속이 심화됨에 따라 유지보수비 등 운영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게 되며 대부분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철도의 특성상 이는 결국 국민부담으로 돌아온다. 부품 조달기간이 증가하고, 불필요한 부품까지 구성품 형태로 들여오는 설움은 말할 것도 없고, 안전에 문제가 생겨도 원인 규명도 제대로 할 수가 없다.


정부는 철도부품산업의 잠재력에 주목하고 있다. 철도차량은 한 번 구매하면 30년 이상 사용하면서 유지보수과정에서 부품을 계속 교체한다. 따라서, 철도부품은 차량에 비해 수요가 꾸준하고 실용화가 용이하며, 차량의 수출 여부와 상관없이 해외시장 독자진출도 가능하여 연구개발 지원을 통한 산업 육성에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철도부품 상위 3개 기업(獨 Knorr, 美 Wabtec, 佛 Faiveley)의 ’14년 매출액은 약 12조 원, 현대로템社 철도 연평균 매출액 약 1조6000억 원으로 약 8배 수준에 달한다는 것만 봐도 잘 키운 철도부품업체가 한국경제에 미칠 영향력을 가히 짐작할 수 있다.

 

비록 영세한 국내시장과 까다로운 실적 요구 등 높은 진입장벽으로 타 업계의 외면을 받고 있으나, 고속철도 제작·운영을 통해 검증된 기술력과 부품업체부터 수출실적이 있는 완성차업체까지 갖추고 있는 이점을 잘 살려낸다면 자동차, 조선에 이은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여지가 충분하다.


지난 1월 발표한 철도차량 부품 기술개발 종합계획도 이러한 노력의 일환이다. 2020~2026년까지 7년간 18개 부품에 1300억 원을 투입하는 사업으로 무엇보다도 해외시장을 목표로 삼고 차량제작사-부품 개발업체-수요 운영기관이 공동 개발하여 실용화는 물론 해외진출을 위한 인증 획득까지 지원함으로써 자동차, 조선 등 타 업계의 우수한 업체들이 철도산업의 높은 진입장벽을 극복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이를 통해 철도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씨앗을 뿌리는 데 사업의 목적이 있다.

 

그러나 기술개발 지원 등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성과를 기대할 수 없다. 무엇보다도 철도시장에 진출하여 꾸준히 사업을 영위할 기업의 도전정신이 이 사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요건이다.

 

‘고장난명!’ 정부와 기업이 한 마음으로 노력하여 새로운 우리나라의 제조업 신화를 써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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