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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 해외사업, 준비도 잘 하자

김수형 현대엔지니어링 기술고문

국토자원경제 | 기사입력 2010/06/16 [09:32]

발전 해외사업, 준비도 잘 하자

김수형 현대엔지니어링 기술고문

국토자원경제 | 입력 : 2010/06/16 [09:32]
   
 
요즈음 세계적인 발전시장 활황에 편승하여 한전 관련회사들이 해외사업에 활발하게 움직이는 것을 보니 대견하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중동지방을 중심으로, 인도, 동남아지역에서 발전소 신규건설과 오래된 발전소 개조 사업이 활발하다.
 
이에 발전설비 제작사 EPC수주도 늘어나고, 한전과 발전회사, 엔지니어링회사들도 해외발전소 EPC 시장에 뛰어들었고, 어떤 회사는 해외파견할 기술자 양성을 위해 조직을 신설하고 있다.

 
필리핀 말라야 발전소에서 큰 수익을 얻은 해외사업은, 그 후 타이완 포모사 시운전 용역 등을 거쳐 이제는 본격적인 해외사업 시대를 맞이했다. 그간의 수주활동이 결실을 맺어 최근 많은 프로젝트에서 시운전을 하고 있는데, 그러나 전반적으로 해외EPC사업은 좀 어려운 상황으로 전개된 것으로 보인다.
 
고전하고 있는 주원인을 살펴 보면 그 종류가 다양해서, 수많은 기술로 구성된 발전소가 과연 어렵기는 어렵구나 하는 생각에 미치게 된다.

 
요즘 많은 전력엔지니어들이 해외를 분주히 오가는 모습을 보니 참 보기 좋은데, 아무튼 전력계 선배의 노파심에서 하는 말이지만, 국내건설공사와 해외EPC는 그 차원이 다르니, 문제가 최소화 되게 하려면 첫째로 『내부적으로 기반을 튼튼하게 하고』 나서기를 당부하고 싶다.
 
우리가 수출할 항목은 여러 가지가 있다. New Build, Retrofit, 시운전, 보수와 정비, 운영기술, 외국인 교육훈련 등이 있는데, 다른 건 차치하고라도, 발전회사가 가장 쉽게 생각하기 쉬운 발전소 운영기술에 대해 살펴보자.

 
이 기술은 먼저, 현재 발전소에서 수행하는 업무기술(Business Process)이 세계최고급이라는 증명을 과학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 그 내용은 적어도 권위있는 기술저널에 실릴만한 내용인지 검증된 것이어야 한다.
 
예를 들면, 현재의 운전에너지는 최적관리되는지 그 검증방법, 터빈에 물 유입을 완벽하게 방지할 수 있는지, 복수기에 바닷물이 들어가지 않을 자신이 있는지, 석탄이 최적으로 연소되는지 검증하는 일 등이다. 이런 일들은 또한 문서는 갖춰져 있다 하더라도 실제로 이를 실천할 수 있는 조직력이 뒤따를 수 있느냐 하는 점도 고민해야 한다. 다시 말하면 필자는 지금 수퍼 맨 개인의 능력보다 상위개념인 조직의 힘 팀 능력을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둘째로, 『EPC수주를 목표로 계획적으로 준비하자』는 것. 그야말로 한전그룹사가 독자기술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국내업체와 협력할 일은 무엇인지, 해외업체를 끼지 않으면 안 되는 건 무엇인지 확실하게 구분해 보는 것이 좋다.
 
아마도 국내외 제작사들을 잘 엮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올 것이다. 고도의 전문지식이 동원되어야 하는 EPC사업에서 여러 업체들을 엮을 때 구멍이 최소화 되게 함이 ‘계획적인 준비’다. 물이 새는 구멍은 여러 형태로 나타난다. 우선 중소규모 주 기기를 만들 회사가 국내에는 거의 없으니 대부분 해외에 의존해야 한다. 그러자니 해외협력사의 품질, 가격, 납기를 우리가 원하는 대로 맞추기는 쉽지 않다. 이것들이 다 구멍이다.

 
따라서 기본기술부터 확인하고, 소규모 기기 제작사도 해외사업동반자로 양성하면서 시작하다가, 능력이 어느 정도 다져지면 점차 규모를 키워 나가자는 것.
 
수년 전에 일본 IHI가 해외 EPC사업을 포기한 사례를 참고하자. 그렇게 조직적인 일본회사조차도 넘기 어려운 벽이 무엇이었는지를 살피고, 우리는 그것을 격파하면서 나가자. 
 
비교적 자본투자가 적은 시운전에도 계획적으로 짚을 일이 많다. 우리에게 해외 시운전을 지휘할 능력을 가진 사람은 얼마나 있는가? 밖으로는 인력감축압박에 시달리고, 안으로는 인력충원요구에 시달리는데, 과연 발전회사 한 곳에서 단 20명이라도 팀을 만들어 한 조직을 해외에 내보낼 수 있는가?

 
그리고, 국내에서 많은 기술진이 옆에 있어도 심각한 오류를 막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해외에서 외로운 투쟁을 해야 하는 극소수 사람들이 어떻게 문제를 예방하겠는가? 그들을 도와줄 ‘기술자문집단’도 국가차원에서 고려해 볼 만하다.
 
건설과 개조공사에서의 Project Manager문제도 심각하게 고민할 문제다. 과연 해외 프로젝트 PM을 맡을 능력이란 무엇인지 계획적으로 살펴보았는지, 그런 자격을 가진 사람이 얼마나 양성되었는지? PM 한 사람의 능력과 판단이 그 프로젝트를 얼마나 크게 좌우하는지 경험있는 회사들은 PM의 중요성을 절절히 느낀다.

국내에서는 긴급보수를 할 수 있는 납품회사가 있고, 공정을 맞추기 위한 돌발작업이 가능하며, 어김없이 엄수되는 준공 등의 장점이 있지만, 해외EPC는 여러 사유로 불리하면서도 무한책임을 면치 못하는 것이니, 차근차근 힘을 다져나가기를 당부한다.

“EPC를 해야 이익률이 높다”는 생각에 욕심부터 내지 말고, 차근차근 짚어가되 계획적으로 준비를 하면 머지않아 우리가 못 할 해외발전사업이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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