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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김규선 한국시설안전공단 시설성능연구소 소장

장대해상교량 안전 패러다임의 전환

국토매일 | 입력 : 2018/02/21 [10:54]

[국토매일] 해상교량은 육지와 섬 또는 섬과 섬을 연결해 교통로를 확보하기 위해 해상에 건설한 도로상 구조물이다. 일본이나 우리나라와 같이 섬이 많은 국가에서는 경제적, 사회적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사회기반시설물이다. 특히 현수교, 사장교 등 케이블교량을 포함하는 장대 해상교량은 건설부터 유지관리까지 고도의 기술을 필요로 하는 토목기술의 결정체로서, 육상교량과 달리 고도화된 설계·시공기술과 해상이라는 환경요인을 고려한 특별한 관리가 요구되어 왔다.

 

국내의 경우, 최장 장대해상교량은 인천대교로 주경간장 800m의 사장교를 포함하여 총연장이 11.856km에 이른다. 서해대교, 영종대교, 광안대교, 이순신대교 등도 대표적인 해상 장대교량으로 총연장이 4km를 넘는 교량들이다. 현재 국내의 경우 129개소의 해상교량이 공용 중에 있으며, 2020년까지 150개소로 지속적으로 증가할 예정이다. 국외의 경우 최장 해상교량은 총연장 36km의 중국의 항저우완대교이며, 2018년 준공 예정인 중국의 주하이-홍콩-마카오를 잇는 주강아오대교의 경우 총연장이 53km에 달하는 초장대 해상교량으로 시공 중에 있다.

 

해상교량은 교량이 위치하는 해상이라는 지정학적인 환경 특성과, 바다로 끊긴 길을 연결하는 교량 특성상 교량의 진·출입이 제한되어 있다. 이 때문에 사고가 발생하면 피해가 커 철저한 안전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붕괴 유발부재인 케이블을 포함하는 장대해상교량의 경우, 재난발생시 케이블에 손상이 발생할 경우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체계적인 재난대응관리가 요구된다.

 

해상환경 특성상 장대 해상교량은 해무로 인한 다중추돌 교통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2015년 2월 영종대교에서 발생한 106중 추돌사고가 대표적인 사례였다. 짙은 안개와 운전자 부주의가 원인이 된 이 사고로 3명이 사망하고, 129명이 다쳤으며, 차량 106대가 파손돼 13억여 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하였다. 서해대교도 안개로 인한 교통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해 왔다. 2006년 10월에는 차량 40여대가 추돌하여 12명이 숨지고, 40여명이 다치는 사고가 일어났는데, 특히 추돌사고로 인해 차량 11대에 화재가 발생하여 서해대교 상판에 일부 손상이 발생한 사례도 있다.

 

해외의 경우 케이블교량의 상판에서 교통사고로 인한 화재로 케이블이 손상되는 사례가 다수 발생하였다. 멕시코의 사장교인 Mezcala교에서 2007년에 발생한 교통사고 화재로 케이블 1개소가 파단되어 전면통제 후 케이블 교체공사를 한 바가 있다. 2013년 현수교인 덴마크의 New Little Belt교의 상판에서 발생한 차량화재사고 때도 주케이블이 45분간 화재에 노출되어 교량이 붕괴될 뻔한 일이 있었다. 다행히 화재가 조기에 진화되어 주케이블은 큰 문제가 없었지만 행어케이블에 발생한 손상으로 교체공사를 하였다고 한다.

 

2015년 12월에는 서해대교에서 낙뢰로 유발된 화재로 케이블 3개소가 파단되는 사고가 발생하였다. 낙뢰로 인한 케이블 화재사고는 2005년 그리스의 Rion-Antrion교에 발생한 이후 2번째로 일어난 것이었다. 이 사고로 화재를 진압하던 소방관 1명이 사망하는 인명사고가 발생하였으며, 서해대교의 15일간 전면교통통제로 376억원의 추정재산피해(서해대교 낙뢰피해 복구공사백서, 2016년)가 발생하였다. 그 외에도 2007년 진도대교 인근에서 조력발전소 장비설치공사를 하던 바지선이 강한 조류에 밀리면서 진도대교의 보강거더에 충돌하는 사고도 있었다. 이 사고로 케이블 1개소를 교체하는 등 해상교량의 경우, 선박 충돌사고도 다수 보고되고 있다. 
 
앞에서 언급한 사고사례를 살펴보면 사장교, 현수교를 포함하는 장대 해상교량은 지정학적, 구조적인 특성상 다양한 유형의 자연재난·사회재난에 노출 빈도가 높으며, 해상교량 특성상 대체우회도로가 거의 없어 재난발생시 경제적, 사회적 파급효과가 크게 되리라는 예상이 가능하다. 특히 케이블교량이 포함된 해상교량의 경우, 구조적인 특성상 붕괴유발부재인 케이블의 화재발생시 구조안전성이 취약하며, 인명구조 등 대난대응활동이 쉽지 않은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는 급속한 경제성장을 기반으로 2000년대 이후 국토균형발전 측면에서 도서지역을 연결하는 장대해상교량 건설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으며, 초장대교량의 건설·설계에 필요한 핵심기술 개발관련 R&D에도 많은 투자가 이루어 졌다. 이를 기반으로 해외 초장대건설 프로젝트에 국내 설계·시공사 컨소시엄이 수주를 하는 등 가시적인 실적을 내고 있다. 

 

그러나 최근 급격히 증가한 장대해상교량으로 인해 다양한 유형의 재난사고가 발생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장대 해상교량의 재난예방 및 대응을 위한 방재시설, 대응체계의 중요성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그러나 이용자의 안전 및 재난대응에 필요한 해상교량 방재시설에 설치·운영 및 재난대응시스템 등에 관한 기술개발 및 기준, 정책 등 관련 제도 마련은 아직 미흡한 수준으로, 정부 정책이 신규 건설 강화단계에서 기존시설물의 재난대응/안전관리를 포함하는 유지관리단계로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장대 해상교량의 체계적인 재난대응/관리를 위해 중점적으로 추진되어야 할 개선방향을 짚어볼 필요가 있다. 첫 번째는 장대교량 방재시설 설치기준/지침의 마련 및 지속적인 개선이다. 재난발생시 장대교량의 이용자 및 관리자가 신속하고 안전한 대피 및 대응에 필요한 시설물의 설계·시공과 관련된 가이드라인이 현재 국내외적으로 존재하지 않아 설계/시공시에 관련 시설의 체계적인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관련 제도개선이 필요한 실정이다.

 

두번째로 장대 해상교량의 재난감지/예방/대응에 필요한 핵심기술 마련을 위한 기술개발투자이다. 현재 산·학·연을 중심으로 다양한 R&D투자가 이루어지고 있으나, 장대 해상교량 특히 케이블교량의 방재 측면에서 필요한 요소기술개발에 대한 투자는 지속적으로 필요한 실정이다. 예를 들면 화재사고에 대비한 케이블 내화시설 개발, 안개시 시설물의 관제가 가능한 스마트 CCTV, 4차산업 기술인 IoT, 클라우드,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에 기반한 복합재난의 재난예측/감지/대응 기술개발 및 시나리오 기반 재난대응 플랫폼 시스템 구축기술 개발 등이 있다.

 

세번째로 해상 장대교량의 유지관리/안전분야 담당자의 전문성 확보이다. 대상 시설물은 고도의 기술을 필요로 하는 토목기술의 결정체인 대형시설물로서 체계적인 재난대응을 위해서는 담당자의 전문성 강화가 필수적이다. 좁게는 담당자의 보직순환의 제한, 전문교육 강화 등이 필요하며, 넓게는 관계기관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거버넌스 구축을 통해 관련 분야의 활성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상으로 해상 장대교량의 방재측면에서 현황과 개선사항을 살펴보았다. 해상 장대교량은 전체 시설물에 비해 양적인 측면에서는 적지만, 사회·경제적인 측면에서는 섬과 육지, 섬과 섬을 연결하는 중요한 사회기반시설물로 안전/방재관점에서 중요성이 매우 크다. 따라서 장대 해상교량의 안전/방재에 대한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것은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 미래지향적이고 합리적인 정책을 수립하고 실행에 옮기는 실천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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