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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 뱉은 새우...호반건설, 대우건설 인수 포기

이승재 기자 | 입력 : 2018/02/08 [17:49]

[국토매일-이승재 기자] 대우건설매각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던 호반건설이 인수를 포기했다.

 

8일 산업은행은 지난달 말 대우건설 지분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던 호반건설로부터 대우건설 주식매각 우선협상대상자 지위의 포기의사를 전달 받고, 이에 따라 M&A절차를 공식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7월 매각자문사를 선정하고 매각절차를 진행해 왔으나 최종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한 호반건설이 인수를 포기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대우건설은 올해 초 모로코 사피 복합화력발전소 현장에서 장기 주문 제작한 기자재에 문제가 생긴 것을 발견하고 재제작에 들어가며 작년 4분기 실적에 3천억원의 잠재 손실이 반영됐다.7천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됐던 지난해 영업이익이 4천373억원으로 축소된 것이다.

 

호반건설 M&A(인수합병)팀은 대우건설 실적이 공개된 7일 오전 9시부터 온종일 대응책을 마련하느라 비상이 걸렸다.

 

이어 7일 저녁 산업은행 관계자들과 긴급 회동을 갖고 대우건설의 추가 부실 문제에 대한 의견을 나눴으며 이 자리에서 인수 포기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외 부실이 인지된 가운데 추가로 정밀실사와 가격 협상에 나서기보다는 현 단계에서 포기하는 게 부담이 덜할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관측된다.

 

양측은 아직 양해각서(MOU)나 주식매매계약(SPA)은 체결하지 않은 상태여서 매각 의사를 철회해도 별 문제는 없다.

 

호반건설의 발 빠른 인수 포기 결정에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 정치권 등으로 부터 쏟아진 특혜 매각 의혹과 헐값 매각 논란, 대우건설 노동조합 등 내부 불만 등도 작용했다.

 

호반건설에 대한 부정적 평가도 흘러 나오고 있다

 

애초 호반건설이 대우건설에 대한 충분한 사전 정보도 없이 충동적으로 입찰에 참여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호반건설이 여러 논란을 잠재우고 대우건설과 하나로 융화되는 당면 과제를 안고 있었는데 예상치 못한 해외 부실까지 터지니 뒷감당을 할 자신이 없었던 것 같다"며 "김 회장 입장에서 대우건설 인수로 인해 자칫 본인 손으로 일군 호반건설까지 부실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어 "호반건설은 여러 서류상의 계열사들을 동원해 공공택지 분양을 받아 안정적으로 아파트 분양 사업만 해온 곳으로 리스크가 큰 개발사업, 특히 변수가 많은 해외사업에 대한 DNA가 없는 회사"라며 "대형 건설사의 해외 잠재부실은 언제든 터질 수 있는 것인데 이 정도의 리스크도 예상치 못하고 인수 의향을 밝혔다는 것도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번 후퇴로 김 회장이 대우건설 인수의 최종 목표로 세웠던 해외진출의 꿈은 더 멀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해외건설 사업은 환율, 국제유가 변동을 비롯한 사업 리스크가 큰 시장인데도 호반건설이 3000억원 규모의 손실을 확인한 것만으로 쉽게 물러서는 모습을 보이면서 해외 진출의 자질이라 할 수 있는 ‘인내와 도전정신’이 부족함을 드러냈다는 평가다.

 

호반건설이 대형 인수합병(M&A)에 뛰어들었다가 물러서는 모습을 반복하면서 M&A 시장에서 신뢰를 잃게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호반건설은 2015년 금호산업 단독 입찰 당시 시장 예상가보다 훨씬 낮은 가격을 적어내 인수에 실패했으며, SK증권ㆍ동부건설 등 10여 곳의 인수전에선 본입찰 과정에서 발을 빼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대우건설노조는 호반건설이 대우건설 인수를 포기한 것과 관련, 최대주주인 산업은해 책임자의 사퇴를 요구했다.

 

노조는 8일 성명서를 통해 “산업은행은 한 기업의 수장을 능력없는 인물들을 꽂아놓고 정상적인 기업경영을 기대는 것이냐”며 “박 창민 전 사장이 박근혜 국정농단 주범들에 의해 의한 결과로 현 경영상태가 악화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전협의조항을 들먹이며 배후경영, 구두경영으로 일관하면서 책임은 대우건설로 떠넘기는 식의 경영상황에서 대우건설이 온전히 제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겠느냐“라며 ”지금이라도 산업은행은 국책은행으로 자금회수에만 신경쓰지 말고 대우건설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영삼 산업부행장을 비롯한 이번 사건에 연루된  책임자들은 총사퇴하고 대우건설의 책임경영을 보장하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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