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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고] 서명교 대한건설정책연구원장

건설산업, 변화의 물결에 새롭게 태어날 수 있기를

국토매일 | 입력 : 2018/01/23 [09:45]

[국토매일] 신년을 맞는 건설업계는 다소 무거운 분위기이다. 주요 건설사와 단체 CEO들의 신년사에 불확실성, 침체, 하향곡선과 같은 부정적 용어가 자주 등장한다. 기업들이 위기를 다소 과장하는 일이 흔하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2018년 건설산업은 시장여건과 경영환경 측면에서 쉽지 않는 국면을 맞고 있다. 건설경기 전망이 대체로 낙관적이지 않은데다, 새로운 패러다임의 사회적 가치에 무게를 둔 새로운 정부의 정책이 본격적으로 시행하는 해이기도 하다.


또한, 산업 간 경계를 허물 정도로 과거와는 전혀 다른 패러다임의 유형인 4차 산업혁명 첨단기술이 외면하기 어려울 정도로 점점 다가오고 있는 형국이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이러한 위기와 불확실성을 이겨내고 새로운 기회를 만드는 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본다.


2018년 건설업계의 당면과제는 건설경기 하락과 몇 차례에 걸쳐 있을 금리인상에 따른 기업경영의 충격을 최소화되도록 전략적으로 대응하는 것이다. 아울러, 변화하는 사회적 가치와 첨단기술에 대응하여 건설산업의 체질을 바꾸고 경쟁력을 높이는 노력을 시작해야 할 때이다.

 

먼저, 부진이 예상되는 건설경기에 대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2017년 하반기에 들어 건설수주, 건축허가면적 등 선행지표들의 감소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에서 자체적으로 분석한 결과뿐만 아니라 한국은행, 국회예산정책처 등 여러 기관에서 공통적으로 건설경기 위축을 예상하고 있다. 건설기업의 경영성과는 대체로 주택과 SOC, 그리고 해외건설 세 부문의 포트폴리오 선택에서 좌우되는데 2018년에는 이들 부문 시장 전망이 대체로 밝지 않거나 불확실하다.


주택은 최근 몇 년 간 건설시장 전반의 성장을 견인했다. 그러나 지난해 정부의 부동산 안정화 정책과 가계부채억제책이 따라 금년에는 주택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금년 아파트 입주물량이 40만호가 넘을 것으로 집계되면서 전반적으로 주택경기는 하향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은 시중 자금사정이 나쁘지 않아 급격한 수요 감소는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향후 지방을 중심으로 기존주택 가격하락과 미분양 확산 가능성이 있다. 향후에도 주택수요를 위축시킬 규제가 추가되거나 그 강도가 지속되면 기업 입장에서는 일정기간 동안 사업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방안도 고려해봄직 하다.


정부 SOC 예산은 2017년의 22.1조원에 비해 14% 감소한 19조원으로 결정되었다. 당초 17.7조원으로 책정된 정부안이 심의과정에서 다소 늘기는 했다. 하지만, SOC 예산이 20조원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07년 18.4조원 이후 처음이라 기업들이 경영상으로나 심리적으로 받는 충격이 작지 않다. 마침 세계경제와 국내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는 점은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경기호조에 힘입어 민간 토목공사 발주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여기에 수도권 GTX와 같은 새 프로젝트가 조기 착공되면 SOC 예산 축소 영향을 다소 완화할 수 있을 것이다. 도시재생사업은 민간에서 적극적으로 사업구조와 자금조달 모델을 제시하여 신속한 공공자금 투입을 유도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 노후 SOC에 대한 체계적인 투자계획과 재원조달에 대한 공감대 확산 노력도 필요하다. 국민안전과 시설의 기능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되면 정부도 관련 예산을 늘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해외수주는 지난해 290억 달러에 그쳐 2016년의 282억 달러에 이어 2년 연속으로 300억 달러를 밑돌았다. 2014년 수주액 660억 달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저조한 실적이다. 다행스럽게 금년에는 유가가 상승하는 쪽으로 움직일 것이라는데 전망이 일치한다.


만약 배럴당 60달러 수준까지 유가상승이 이어지면 중동지역 발주가 늘어나 360억 달러까지는 수주가 무난하고 좀 욕심을 낸다면 400억 달러 수주도 가능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그렇지만 유가 움직임은 변수가 많아 예측이 쉽지 않다. 해외진출 기업들은 가변성이 높은 중동시장에만 목메지 말고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이는 아시아 지역을 적극 공략하는 전략 수정이 필요하다. 정부도 올 하반기에 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를 출범시키는 등 해외시장 확대에는 강한 의지를 보이는 만큼 정부지원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 좋겠다.


새 정부의 변화된 정책가치에 산업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 특히 공정거래와 일자리 정책은 이전 어느 정부보다 정책의 혁신성과 추진의지가 강하다. 그리고 이들 정책은 정부가 내세우는 소득주도 성장과도 연계되어 있어 정책을 이해하는 인식 폭을 넓혀야 한다.


그냥 한번 지나가는 바람이 아니라는 의미다. 지난해 일자리위원회가 발표한 건설산업 일자리 개선대책에 따르면 적정임금제, 전자적 대금지급시스템, 임금지급보증제 등 임금보장 제도와 함께 근로환경 개선 및 숙련인력 확보를 위한 여러 가지 제도가 올해부터 시행된다. 그리고 하도급거래 공정화 종합대책에는 공기연장 시 하도급금액 증액 의무화, 노무비 등 원가 변경 시 하도급대금 조정, 부당특약 고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확대 등의 방안이 담겨 있다.


하도급 받는 중소기업과 현장 근로자에게 주어야할 돈을 제대로 주게 하는 제도가 대부분이다. 불공정 하도급과 임금체불이 근절되어 제대로 된 일자리와 소득이 보장되고 중소기업이 경제성장의 핵심이 되기를 바란다. 다만 건설공사는 원도급부터 제값을 주고받는 것이 중요하다. 발주자가 제값을 지불하지 않거나 원도급업체가 헐값에 공사를 수주하는 경우라면, 아무리 취지가 좋은 제도를 도입해도 효과를 달성하기 어렵다. 발주자부터 제대로 공사비를 지급하지 않으면 기업은 부담을 회피하는 편법을 찾게 되고 제도는 오래 지속되기 어렵다.


새로운 기술혁신과 트렌드 변화에도 적극 대응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은 모든 나라와 모든 산업이 같이 맞이하게 된 새로운 패러다임의 물결이다. 이미 세계적으로 산업간 경계가 허물어지는 속도가 점점 더 빨라지고 있다. 앞으로는 파급력이 더 커지게 될 것이다. 올 1월에 미국에서 열린 CES에서는 이미 스마트시티가 중요한 이슈가 되었다.


4차 산업혁명을 이용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빅데이터 플랫폼 개발 경쟁에 뒤처지면 건설산업 경쟁력 제고는 기대하기 어렵다. 생존감각이 뛰어나고 기술을 가진 기업이 한 발 먼저 정부를 견인하는 방식이 효과적일 것으로 본다.


이러한 변화의 기회에 건설산업의 정체성을 새롭게 하고 이미지를 바꾸는 노력도 진지하게 진행되어야 한다. 건설산업은 주택과 도시, 인프라 건설을 통해 시민생활에 많은 편의를 제공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미지가 좋은 편이 아니다. 최근에도 연이어 발생하는 안전사고, 부실시공 등이 건설산업의 이미지를 갉아먹는다. 보두 기본이 충실하지 않기 때문에 발생하는 사건들이다. 뭔가 대단한 일을 하려기보다는 작은 일에서 기본을 지키는 것부터 시작했으면 한다. 건설산업에 대한 대국민 이미지가 좋은 쪽으로 바뀌면 건설투자 확대에 대한 지지도 늘어날 것이다.


다들 2018년을 위기라고 하지만, 위기는 어떻게 대응하는가에 따라 나중에 정말 위기가 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그 결말에 따라 2019년 이후의 경영환경이 달라질 것이다. 2018년을 기업과 근로자 그리고 정부가 합심하여 한국 건설산업이 새로운 정체성을 바탕으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어 나가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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