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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고] 최병남 국토지리정보원장

제4차 산업혁명과 공간정보

국토매일 | 입력 : 2018/01/23 [09:40]

[국토매일] 최근 몇 년 사이 경제·사회·기술 모든 분야에서 제4차 산업혁명이 화두이다.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사이버-물리시스템을 기반으로 사람, 사물, 공간이 초연결되고, 초지능화 된다는 것이다.


이미 스마트시티, 자율차, 드론은 현실 세계에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였다. 제4차 산업혁명은 다양한 기술과 지식 및 정보의 융합으로 지금과 전혀 다른 세상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 속에서 사람뿐만 아니라 센서가 부착된 동물이나 사물도 정보를 생산하고 공유하게 될 것이다. 그 과정에서 중요한 정보 중에 하나가 현실 공간에 존재하는 삼라만상의 위치와 주변 상황에 대한 것이다. 즉, 공간정보이다.


공간정보는 지형지물이나 시설의 위치와 속성에 대한 자료를 말한다. 이 공간정보를 약속된 기호로 일정한 축척에 따라 표현한 것이 지도이다.


지도는 오랜 옛날부터 사용해 왔는데, 정보기술 발전과 함께 공간정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전국단위 지도 제작은 60년대 중반에 시작하여 70년대 중반에 완성되었다. 이 지도들은 고속도로나 산업단지와 같은 사회인프라 건설의 청사진을 그리는 바탕이 되었다.


공간정보 구축은 1990년대 중반부터 추진한 NGIS에 의해 시작되었다. 이는 2000년 들어서면서 자동차 내비게이션, 웹포털 지도서비스와 같은 새로운 분야를 창출하는 기반이 되었다. 2000만대가 넘는 자동차, 우리나라 인구 90% 이상이 사용하는 스마트폰에서 공간정보 활용이 일상화되었다.


그러나 제4차 산업혁명에서 공간정보의 활용형태는 지금과 전혀 다를 것이다. 스마트시티, 자율주행자동차, 드론의 센서와 시스템들이 위치정보와 상황정보를 공유하는 환경이 구축되어야 한다. 따라서 공간정보는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사이버-물리시스템에 의한 사람, 사물, 공간 사이의 초연결을 지원해야 한다.


초연결 방법 중의 하나는 사람과 사물이 공간에 존재하는 위치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이를 위해 신뢰할 수 있는 위치정보가 끊김 없이 제공되어야 한다. 현재 내비게이션, 스마트폰과 같은 보급형 기기는 GPS 신호 위치정확도가 낮고, 수신이 어려운 지역이 있어 초연결 환경조성에 한계가 있다.


이를 위해 GPS와 위치기반 센서의 융합이 필요하며, 실내 및 지하공간의 위치기준 및 측위체계를 정립하는 기술개발과 제도도입이 필요하다. 국토지리정보원은 지하, 지상, 공중, 실내를 막론하고 끊김 없이 언제나 위치정보를 서비스하는 체계 구축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 전통적인 자동차회사는 물론 IT회사들도 자율주행자동차 개발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이와 같은 기관들이 지향하고 있는 자동차 패러다임 변화 핵심은 자동차를 사람이 운전하지 않고, 자동차가 스스로 주행하게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자율주행하는 자동차는 달려야할 공간에 무엇이 어디에 있는지, 혹은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를 최대한 빨리 알아야 한다. 고정된 지형지물뿐만 아니라, 갑자기 도로에 뛰어드는 사람, 주변을 달리는 자동차와 같은 이동체에 대한 위치는 물론 자신의 위치 또한 실시간으로 아주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


따라서 자율주행을 위해 공간정보는 핵심 요소 중에 하나이다. 이를 위해 국토지리정보원은 그간 경부고속도로, 영동고속도로에 대한 정밀도로지도를 구축하였고,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올해는 서울‧제주의 스마트도로와 연계하여 정밀도로지도를 구축할 예정이다.


택배, 재난재해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이 매우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드론은 위치정보를 제공받는 사용자인 동시에 공간정보 구축 도구로 부상하고 있다. 자율주행자동차와 마찬가지로 드론도 사람이 조정하지 않고, 드론이 스스로 목적지까지 날아갔다 돌아와야 한다. 정확한 위치정보 기반의 항로결정은 드론의 사고 위험성을 줄이고 활용범위를 확대할 수 있는 주요한 요소이다.


국토지리정보원은 현재 운영 중인 초정밀 GPS 보정시스템을 드론의 운영에 적용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또한 향후 드론 운항에 관한 제도가 정비되면 드론 시장의 성장과 상용화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드론은 공간정보를 효율적으로 신속하게 구축하는 유용한 도구로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드론을 이용한 항공사진측량은 전통적인 방법에 비해 정확도가 낮다는 일부 지적이 있으나, 장비가 저렴하고 좁은 면적을 신속하게 촬영하는 효율적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토지리정보원은 드론을 이용한 사진측량을 도입하기 위한 제도를 마련하고 있다. 향후 다양한 수요에 대응한 공간정보를 저렴한 비용으로 신속하게 확보하는 유용한 수단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선진국에 비해 늦었지만, 우리 스스로 우리의 패러다임을 두 번 바꾸었고, 누구나 언제 어디서나 공간정보를 이용하는 환경을 조성하였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성공사례이다.


매년 여러 개도국이 국토지리정보원을 방문하여 우리의 경험을 공유하고 기술협력을 요청하고 있다. 남의 도움을 받은 지도 제작, 선진국보다 늦은 공간정보 구축이지만, 돌이켜보면 무에서 유를 창조한 역사였다. 이와 같은 성공은 선진국이 개척해 놓은 길을 빠르게 쫓아가 이룬 성과이다.


그런데 제4차 산업혁명에 따른 새로운 패러다임은 지금까지 우리가 대한 것과 격이 다르다. 이는 선진국뿐만 아니라 누구도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것이다. 패러다임 변화는 기회이자 위협이다. 패러다임 변화에 따른 기회를 살리면 위협은 사라진다. 따라서 패러다임 변화에 적극적으로 도전하는 것이 필요하다.


2018년 무술년 국토지리정보원은 제4차 산업혁명에 따른 패러다임 변화에 적극 도전할 것이며, 또한 현안과제 해결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특히 공간정보의 최신성이 낮고, 재가공 비용이 많이 드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객이 필요로 하는 공간정보를 원하는 형태로 제공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부터 공간정보 생산-제공 체계를 혁신하고 있다. 국토지리정보원은 고객 가치창출을 지원하는 공간정보 허브가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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