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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정수형 한국시설안전공단 진단본부장

태어날 때 종합건강검진 ‘준공 초기 정밀안전진단’ 중요성에 대해

국토매일 | 입력 : 2018/01/23 [09:12]

[국토매일] 공용 중에 있는 시설물은 구조설계상의 오류나 시공 부주의 등으로 인한 초기 결함을 가지고 공용 개시되거나, 공용기간 중 환경조건이나 하중조건의 변화 등으로 성능저하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사고사례에 대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교량의 경우에는 전체 사고사례 중에 설계, 시공요인에 의한 사고가 80%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발표되고 있다. 시공 오류나 부실에 의한 결함은 준공 전 또는 공용초기에 대부분 나타나게 되며, 특히 설계오류에 의한 결함은 대형사고로 이어지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에 결함의 조기 발견과 즉각적인 보수·보강조치가 매우 중요하다.

 

이와 같은 사고를 야기할 수 있는 주요한 손상이나 결함을 조기에 발견하고 확인하여 보수·보강 등의 조치를 통해 사고를 예방하고 교량의 수명을 연장시키는 방안이 예방적 유지관리의 기본개념이다. 이를 위해서 준공 전 또는 공용초기에 실시하는 안전점검이나 정밀안전진단은 예방적 유지관리의 기본이 되는 것이다.

 

한국시설안전공단에서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한 총 176개의 교량을 대상으로 준공 후 경과년수에 따라 결함유형을 분석했다.


구조부위별 결함유형 분석결과 콘크리트 상부구조의 휨 및 전단균열  비율은 5년이내 20%, 11년이내 36%, 강교의 부재변형(좌굴, 과처짐 등) 결함비율은 5년이내 10%, 11년이내 21%, 하부구조의 구조적균열 비율은 5년이내 12%, 11년이내 23%로 조사되었다. 따라서 현행 제도상 11년차 정밀안전진단을 실시시기 이내에 약 36%의 교량의 안전성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적 결함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 구조적 결함과 철근부식, 동결융해, 신축이음 파손 등 보수·보강을 요하는 결함을 합하여 교량 당 발생하는 결함을 분석하였다. 경과년수 5년 또는 11년 이하에서는 교량 당 1.8개로서, 12∼20년 사이에 발생한 결함종류 2.0개 비슷한 경향을 보여주었다. 따라서 경과년수가 길수록 결함이 많이 발생한다는 일상적인 통념을 파기하는 것으로서, 초기에  발생된 결함이 공용기간이 지속되어도 계속 보수·보강의 문제를 안고 간다는 점을 시사해 주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현행 제도나 실태는 정기안전점검 수준 이상으로 초기점검을 수행하고 정밀안전진단은 준공 후 10년이 경과된 후 1년 이내에 최초로 실시토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초기 결함이 크게 진전된 상태에서야 비로소 정밀안전진단이 시행되는 실정에 있다.

 

건설기술진흥법 시행령에서는 준공 직전에 건설안전전문기관으로 하여금 정기안전점검 이상의 점검을 실시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건설공사 안전점검지침”에서는 시설물의 초기자료를 확보하고 향후 유지관리에 활용하는 중요한 점검으로 언급하고 초기점검은 준공 직전 또는 적어도 준공 후 3개월 이내에 추가조사를 포함하여 실시토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초기점검이 중요함을 인정하면서도 정기안전점검 이상이므로 통상적으로 정기안전점검 수준으로 시행되고 있으며 시공사가 초기점검을 발주하다보니 점검기관은 시공사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따라서, 결함 부위 파악을 위한 근접점검, 원인 규명 및 처방을 위한 정밀구조해석, 정밀장비에 의한 측정 및 시험, 준공 초기 결함의 확대 예방, 보수·보강의 조기시행 등 정밀안전진단의 수준과 비교해보면 현행 건설기술진흥법 준공 직전 안전점검은 초기점검의 중요성에 비해서 그 내용과 강도는 미흡한 수준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시설물의 규모와 중요도별로 점검의 수준을 정하고, 일정 규모이상의 시설물에 대해서는 정밀안전진단 수준의 초기진단을 받도록 의무화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국내보다 설계, 시공 및 유지관리분야에서 앞서 있는 독일에서도 준공 초기에 결함발생 빈도가 많고 결함등급도 높다는 통계적인 결론으로부터 초기진단과 예방적 유지관리체계의 중요성을 일찍부터 인식하고 준공 초기에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준공 시점으로부터 3년 또는 6년 후에 다시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하도록 하지만, 초기 정밀안전진단 결과가 양호한 것으로 판정되면 6년 후에 정밀안전진단을 시행하는 탄력적인 운영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이와 정반대의 안전진단 시스템을 가지고 있어서, 개인적으로 안타까울 뿐이다.

 

시공중 감리의 수준이 과거에 비해 많이 향상되었지만 정밀안전진단 결과에서 많은 결함이 도출되는 것은 감리가 전반적인 시공 및 품질관리에 치중하고 있는 반면, 전문가 수준의 구조적 지식과 진단경험을 겸비하기가 어렵고 각종 계측, 측정, 시험 등을 통한 시설물의 구조적 안전성 분석을 수행할 수 없기 때문이라 사료된다. 또한, 준공검사나 하자검사도 부족한 인원과 장비 및 시간적, 공간적 제약으로 충분한 검사가 이루어지기 힘들다.

 

제조장비, 원자로 등의 설비는 일정기간 가동 후에 목표성능에 도달하면 준공 처리하지만, 교량과 같은 시설물은 목표물의 완공으로 준공시키기 때문에 시험가동도 없이 공용되게 된다. 따라서 준공 전(또는 하자검사 기간 내, 관리이관 전)에 미리 공용상태 수준의 재하시험이 필수적이며, 각종 비파괴시험 및 측정·분석, 실교량의 상태를 반영한 모사 안전성평가 등이 뒤따라야 하며, 초기점검을 정밀안전진단 수준으로 시행하게 되면 시설물에 내재된 결함을 미리 찾아내어 교량 안전성을 조기에 확보할 수 있다.

 

또한, 초기 정밀안전진단은 준공검사와 하자검사와 같은 공적업무를 정밀하고도 명확하게 수행하여 줄 수 있으며, 준공 전 정밀점검과 준공 후 초기점검의 중복투자 및 행정력 낭비를 예방할 수 있다. 그리고, 관리기관에서는 깨끗한 시설물을 인계 받으면서 제시된 주기에 따라 탄력적인 점검 및 진단을 실시함에 따라 예산의 낭비를 줄이며, 교량거동의 초기치를 향후 거동상태 측정 시 기본값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해준다.

 

그러므로, 준공초기에 실시하는 정밀안전진단은 예산과 인력 및 행정력의 낭비를 줄이는 가장 합리적인 방안이며, 진단 결과에 따른 근본적인 보수·보강조치는 교량의 장기적인 안전성 확보와 향후 예방적 유지시스템의 목표를 달성하여 공용수명 연장과 장기적인 유지관리예산의 절감을 동시에 얻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정책방안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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