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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마당] 박지홍 국토부 철도운영과장

철도서비스가 살아남는 법

국토매일 | 입력 : 2018/01/09 [14:19]

[국토매일] ‘오늘 같은 날엔 동해바다 가서 일출보고 물회 한 접시 하면 좋겠다’는 아내의 푸념에, 가는 데에만 3시간 넘게 걸리는데 어떻게 가겠냐며 괜한 고민하지 말고 동네횟집에 가서 좋은 회 먹자고 달래던 시절이 바로 작년이었다. 지난 12월 21일 원주와 강릉 간 철도가 새롭게 개통하면서 서울에서 강릉까지 2시간 안에 갈 수 있게 되었다. 부산보다 가깝지만 마음으로는 멀기만 했던 동해지역이 반나절 생활권에 들어오게 된 것이니 세상 정말 많이 좋아졌다.


우리나라는 2004년 경부고속철도 개통을 통해 고속철도 시대를 열었고, 경부와 호남에 국한되었던 고속서비스가 강원권에 이어 서해, 남해는 물론 내륙지방까지 확산될 예정이다. 종국에는 전국에 균형 잡힌 철도망이 구축되고 철도는 비즈니스, 관광 등 장거리 여행자를 전담하는 핵심 교통수단이 될 것이다. 경부고속철도 개통 이후 서울~부산 간 여행자의 60% 이상이 고속철도를 이용하고 있다는 통계를 볼 때 고속철도의 장거리 운송 경쟁력은 가히 괄목할 만한 것이다.


이처럼 고속서비스의 수혜지역이 크게 확산되고 있는 시점에서 몇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수서고속선이 개통되고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 수서역 등 신규역사의 서비스 현황을 점검할 때 있었던 일이 기억난다. “저기, 혹시 스마트폰으로 예매를 하면 승차권이 없어도 되나요?” 20대로 보이는 청년이 물어왔다. 스마트폰으로 예매했지만 종이로 된 승차권이 없으면 안 될 것 같아서 매표소에 줄을 서있던 참이라는데 수서고속선 개통 전에는 서울역이 너무 멀어서 고속철도를 이용해 본 적이 거의 없다고 한다. 수도권 동남부에 거주한다는 청년은 서울역보다 수서역이 가까워서 좋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대중교통이 불편해서 다시 철도를 이용할 지 고민이라고 했는데, 이 청년이 언급한 불편함이 바로 ‘Last mile problem’이다.


철도는 철도역 사이를 운행하는 특성 상 목적지 바로 앞까지 운송할 수 있는 자동차에 비해 Door to Door 측면에서 경쟁력이 부족하다. 결국 목적지와 철도역 간 Last mile problem을 효과적으로 해결하지 못하면 수백 mile을 고속으로 연결한다한들 이용자들에게 사랑받을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인구가 많지 않은 지방에는 수도권과 같은 지하철, 버스 등 대중교통을 확산시키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데, 이는 어느 정도의 수요가 확보되지 않으면 사업자의 재무여건상 규칙적이고 지속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는 점에서 기인한다. 따라서 수요가 적은 지역에서도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새로운 교통체계의 도입이 시급하며, 국토부는 철도망 확충에 따른 철도 편익이 획기적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철도역 중심의 연계교통을 확대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한 가지는 철도의 특장점이라 할 수 있는 정시성, 쉽게 말하면 약속 시간에 늦지 않으려면 철도를 타는 게 유리하다는 국민의 믿음을 저버리지 않도록 치밀하고 꼼꼼한 열차운행계획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수서고속선 개통을 통해 경부선(평택~오송) 구간을 운행하는 고속철도의 운행횟수가 하루 100회 가량 증가하고, 경강선 개통으로 인해 중앙선(청량리~망우) 구간을 운행하는 열차도 일부 증가하였다. 그러나 철도도 도로처럼 운행량이 많아지면 앞뒤열차 간 간격이 좁아지게 되면서 승하차 대기, 신호 대기 등으로 발생하는 지연시간을 따라잡지 못하고 정체가 심해진다. 운행횟수가 늘어난 만큼 지연이 심화되므로 철도의 운행횟수와 정시성은 동시에 잡기 어려운 두 마리 토끼인 셈이다. 이에 국토부는 상습적으로 지연이 발생하는 열차를 분석하고 2018년 선로사용계획을 수립하면서 일부 고속열차와 일반열차의 운행계획을 조정하여 열차 간 경합을 최소화하고, 열차운행 간격과 소요시간에 2~3분 여유를 두는 등 열차운행계획을 보완하였다. 앞으로도 열차운행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기민한 대응을 통해 철도의 정시성을 최대한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호남2단계 고속철도의 노선 확정 등 국가철도망의 확충에 청신호가 켜진 상황에서, 국민들은 보다 더 가까이에서 더욱 빠른 철도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철도역에 쉽고 편하게 갈 수 있는 연계교통 서비스가 부족하다면, 그리고 그토록 믿었던 철도가 시간을 지키지 못하고 운행지연을 거듭한다면 수조원이 투입되는 철도망 확충의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바야흐로 무술년, 황금개의 해가 벌써 본격화되고 있다. 개는 우리와 가장 친하고 편한 반려동물인 만큼 여느 해보다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본다. 황금개의 해를 맞아 철도가 국민에게 가장 친숙하고 이용하기 편리한 교통수단으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철도서비스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한 해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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