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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최창식 한양대 건축공학부 교수

국가단위 종합·선제적 노후 인프라 관리방안 절실

국토매일 | 입력 : 2017/12/19 [09:05]

 [국토매일] 인프라 시설은 경제활동에 필수적인 토대를 형성하는 기반시설로 국민들의 삶의 질 향상과 경제, 사회발전의 핵심적인 요소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1960년대 이후 빠르게 경제성장을 하는 과정에서 그 경제성장에 필요한 인프라 시설들이 1970 ~ 1980년에 대량으로 집중 건설되었다.

 

그에 따라 30년에서 40년이 지난 현재 인프라 시설의 노후화가 급격히 진행되고 있으며 2016년 기준 30년 이상 된 주요 노후시설물은 2274개로 전체의 10.3%에 달하고 10년 뒤엔 25.8%(6944개), 20년 뒤에는 61.5%로 급증하고 있는 실정이다. 인프라가 노후화됨에 따라 인프라의 성능이 최근 구축된 시설물에 비해 크게 떨어지고 있는 상태이다.

 

예를 들어 서울 지하철 1호선을 포함한 1~4호선은 서울 시민 500만 명이 사용한다는 가정 아래 모든 설계기준이 적용되었다. 그러나 현재 수도권 인구가 2300만 명에 달하면서 최근에 운행되고 있는 노선에 비해 1~4호선 지하철은 안전사고 등 크고 작은 문제점이 발생하였고, 현 시점에서 예전에 구축된 지하철이 제 성능을 충분하게 발휘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이처럼 인프라 시설의 노후화가 빠르게 진행됨에 따라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시설물 붕괴, 도로 함몰, 상수도 누수 등 크고 작은 안전사고가 발생하여 서울 시민들의 직접적 생활안전은 물론 정서적 불안감을 증가시키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서울 시민들의 안전확보는 물론 정서적 불안감 해소를 위해서 인프라 시설의 안전관리와 현 사용량에 대한 성능 확보가 요구된다.


현재 우리나라의 노후 인프라 관리 현황을 살펴보면 국가차원의 체계적인 기본계획이나 시설물별로 노후 인프라 개량에 대한 투자계획, 노후 인프라를 관리할 수 있는 전담 컨트롤타워가 명확히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우리나라의 공공 시설물은 개별법에 의해 관리되고 있어 시설물간 투자조정이나 우선순위 등 전략을 짜기 위한 업무관리도 명확하게 마련되어 있지 않은 실정이다.

 

노후된 인프라 관리에 필요한 비용 역시 만만치 않다. 그러나 현재 노후 인프라에 대한 개량과 재투자 시스템이 허술할 뿐만 아니라 설계단계에서 유지관리비가 장기적인 안목에서 구체적으로 책정되어 있지 않아 소요비용에 대한 재원조달 대책도 미흡한 실정이다.


노후 인프라 관리의 중요성은 선진국의 사례를 통해 확인해 볼 수 있으며, 이를 통하여 우리의 대책방안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미국 디트로이트나 일본 유바시리의 경우 도시 인프라가 노후화됨에도 불구하고 관리를 소홀히 하였다.

 

이는 기업이 도시에 투자를 주저하게 하는 요인이 되었고, 뒤늦게 인프라 투자를 위해 지방세 등을 인상하였지만 이 또한 중산층과 고소득층의 이탈을 가져와 도시는 더욱 어려움에 빠지게 되었다. 또한 미국은 동부의 코네티컷 주 교량 붕괴를 시작으로 2000년대까지 무려 500여개의 다리가 무너지는 참사를 겪으면서 노후 인프라 투자에 뒤늦게 뛰어들었으나 그 대응시기를 놓친 결과, 향후 10년간 노후 인프라 관리에 총 4조 5900억 달러라는 막대한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처럼 노후화된 인프라 관리에 대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하여 미국은 2003년부터 노후 인프라 관리에 대한 예산이 신규 건설예산을 초과하여 정부차원에서 인프라에 대한 즉각적인 투자를 돕도록 하고 있는 상태이며, 영국의 경우 ‘인프라스트럭처UK’라는 컨트롤타워 조직을 구성하고 국가 지방자치단체 단위로 인프라 평가보고서를 주기적으로 발행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에는 2003년부터 노후 인프라 증가에 대비하였으며 2013년부터 국가차원의 계획을 수립하고 중앙정부가 예산을 지원하였다.

 

2013년에는 전체 예산의 35% 정도 수준을 노후 인프라와 관련된 비용으로 소요하며, 시설물 유지보수 투자비용이 신규 건설 투자 총액을 상회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또한 인프라 시설의 관리에 대한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며 국민들의 안전을 확보하고 국가경쟁력을 도모하기 위해 정부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 될 것인가? 그 답은 명확하다. 지금부터라도 노후 인프라 관리의 중요성을 깨닫고 국민 안전과 국가 경쟁력 제고라는 차원에서 인프라 노후화에 대한 예방대책을 현재의 개별 유형별 접근에서 벗어나 국가단위의 종합적이고 선제적인 대책마련에 중점을 두어 추진할 필요가 있다. 먼저 노후 인프라 관리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와 관리주체간의 정보공유 촉진을 위해 인프라 실태를 가시화하고 인프라 유지관리 정보화 기반의 연계 ? 통합 운영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이를 위해 인프라에 대한 실태를 구체적이고 명확히 파악하여 전산화하고 관리를 용이하게 하여 중앙 및 지방정부의 정보 공유 및 예산확보와 집행 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노후 인프라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노후화의 진행정도에 따라 개량 및 수선방안을 강구하고 시설별로 매뉴얼을 만들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도로 및 교량의 경우 장수명화를 위해 대형차량 등의 이용을 제한하는 등 각 시설물에 적용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며 시설물의 중요도를 분류하여 이에 따라 예산투입 계획과 주기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그리고 경기 침체로 인해 세수가 감소하고 인구 구조변화로 인해 필수 인프라 시설 유형이 변화함에 따라 지금까지의 신규 공급 위주의 인프라 정책에도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인구감소와 재정부담, 지역수요의 변화와 지역발전 방향을 고려하고 기존 시설의 활용에 초점을 두어 현명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이에 발맞추어 최근 서울시는 도시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서울특별시 노후기반시설 성능개선 및 장수명화 촉진조례'를 개정하여 노후 인프라 시설의 안전문제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놓은 상황으로 알고 있다. 고무적이고 긍정적인 것으로 판단된다.


이처럼 발 빠른 대응을 통해 인프라 노후화에 따른 비용을 최소화함은 물론 노후화된 기반 시설 이용에 따른 사회, 경제적 문제를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 경제의 혈관이라 할 인프라를 최적의 상태로 유지해야 국내 산업 활동을 원활하게 할 수 있다. 노후 인프라 시설에 대한 관리는 국민의 안전과 행복은 물론 경제 활성화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기 위해 반드시 체계적으로 수행되어야 한다.


개념적이지만 원칙적인 결론으로 본 원고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재난의 4단계인 예방, 대비, 대응, 복구 중에서 중요한 것은 예방과 대비이다. 문제가 발생된 이후에 “운이 없어서”라는 명분으로 대응하고 복구하는 후진적 접근은 우리의 경제수준이나 국가적 규모에 적절치 않다. 전문가들이 공학적 기반에 근거하여 논리적이고 기술적으로 철저하게 미래지향적 통합관리방안을 준비하고, 국가에서는 의지를 가지고 체계적으로 실천하면 “터널”이나 “해운대”와 같은 유사한 국내 영화는 만들어지지 않을 것임을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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