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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하철 9호선 파업… 승객안전 ‘도마 위’

국부유출·인력부족 등 9호선 민영화 부작용 초래

한성원 기자 | 입력 : 2017/12/04 [19:01]

지하철 공영화 한 목소리… 승객안전 담보해야

 

[국토매일-한성원 기자] “매일 아침 9호선을 타고 출근을 하는데 파업을 한다는 뉴스를 접하고 30분 일찍 나와도 소용이 없네요. 평소보다 2배 정도 많은 승객이 몰리는 바람에 승차를 제대로 못해 하마터면 지각할 뻔 했어요.”

 

“괜히 9호선이 ‘지옥철’이라고 불리겠어요? 아마도 9호선은 파업의 영향이 그다지 크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파업 때문에 사람이 몰린다고 치면 9호선은 매일 매일이 파업 중인 것처럼 느껴집니다.”

 

지하철 9호선 파업 “왜?”

 

서울지하철 9호선이 파업에 돌입하면서 승객안전에 대한 논란이 다시 한 번 도마 위에 올랐다. 개화역부터 신논현역까지 서울지하철 9호선 1단계 구간을 운영하는 서울9호선운영(주) 노동조합은 지난달 30일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이번 파업은 6일간 지속될 예정으로 노조는 출근 시간인 오전 7∼9시에는 열차를 정상 운행하고, 퇴근 시간인 오후 5∼7시에는 85%, 나머지 시간대에는 50%를 운행할 계획이다.

 

노조 측은 ‘근무형태 개선’과 ‘직원 확충’을 요구하고 있다. 지하철 9호선의 경우 타 철도 운영기관보다 현저히 적은 인원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것이 노조 측의 주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9호선의 일일수송인원 60만명을 역에서 근무하는 직원 수로 나눠보면 1인당 하루 5400명의 고객을 감당해야 한다는 수치가 나온다”며 “단순히 고객 수송뿐만이 아니라 시설물 안전관리 등 다른 업무까지 감안하면 도저히 정상적으로 일을 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서울지하철 1∼8호선의 직원 1인당 수송인력이 16만명인 데 반해 9호선은 26만명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근일도 매달 3일씩 더 많을 뿐더러 운전시간도 하루 평균 5시간 34분으로 1∼4호선(4시간 24분), 5∼8호선(4시간 31분)보다 길다.

 

특히 역사에 직원이 부족하다보니 취객이 난동을 벌인다거나 승객 중 환자가 발생하는 등 위급한 상황이 생겼을 때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못함에 따라 결국 승객들이 피해를 떠안을 수밖에 없다는 점이 문제다.

 

▲ 서울지하철9호선 여의도역 출근길 상황     © 국토매일


해묵은 숙제 민영화…서울시는 ‘뒷짐’

 

일각에서는 이 같은 9호선 운영의 문제점이 민영화에 따른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당초 9호선 1단계 구간은 2005년 서울시에서 3조원의 재정을 투자, 호주 투자사인 맥쿼리와 계약을 맺고 2009년 개통했다. 그러나 2012년 500원 요금인상안 발표와 함께 여론이 악화되면서 박원순 서울시장은 운임조정권을 맥쿼리로부터 회수하고 최소운영수입보장 폐지를 주요 내용으로 담은 ‘사업 재구조화’를 실시했다.

 

이후 맥쿼리가 지분을 팔고 철수하면서 맥쿼리가 대주주로 있었던 서울메트로9호선(주)가 사업시행자로 선정되기에 이르렀고, 서울메트로9호선은 매년 수백억원의 관리운영수수료를 내면서 서울9호선운영(주)에 위탁운영을 맡기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9호선운영의 대주주는 프랑스계 회사인 ‘RDTA’로 결국 프랑스 자본이 실질적인 9호선 운영을 맡고 있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 노조 관계자는 “RDTA는 서울9호선 운영에 참여하면서 10억여 원을 투자한 뒤 매년 배당금으로만 수백억원을 챙겨가고 있다”면서 “눈에 보이는 국부유출도 문제지만 비용 최소화를 우선과제로 생각하는 민자사업의 특성상 차량유지나 정비수요 등 비용 증가가 수반되는 부분에서 비효율적인 운영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 더 큰 문제”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RDTA는 초기 투자비로 10억원을 투자했고 7년간 234억4800만원을 배당액으로 가져갔다. 2009~2015년 7년간 누적 당기순이익은 270억1300만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배당액은 234억4800만원으로 당기순이익의 87%를 가져간 셈이다. 2014년에는 당기순이익이 24억1600만원이었지만 그해 중간배당액은 당기순이익의 두 배가 넘는 48억8600만원으로 추산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9호선의 경우 차량기지에 숙박시설이 없어 직원들이 새벽 4시까지 출근하려면 새벽 3시 전에 일어나야 한다. 인력을 최소화한 탓에 25개 역 가운데 5개 역이 상시 1인 근무, 10개 역은 시간대에 따라 1인 근무역이 돼 버렸다. 민간사업장이기 때문에 공익근무요원도 둘 수 없다.

 

서울시는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파업 첫 날부터 25개 역사에 각 2명씩 직원을 배치해 정상운행 여부를 점검했다.

 

아울러 정상운행이 어려운 경우에 대비해 대체수송력 강화를 위한 단계별 대책을 마련했다.

 

이에 따르면 운행률이 90~99%일 경우 1단계 수송대책을 시행한다. 9호선 노선을 경유하는 시내버스 24개 노선에 예비차량 30대가 투입되고, 다람쥐버스 2개 노선(8761·8551번)을 평소(오전 7~9시)보다 1시간 늘어난 오전 6~9시로 연장 운행한다. 개인택시 부제 해제로 1만5000여대 가량 택시공급 또한 늘리게 된다.

 

운행률이 90% 미만으로 떨어지면 2단계 수송대책을 시행한다. 시내버스 46개 노선에 예비차량 62대를 운행하고, 1단계와 마찬가지로 다람쥐버스 운행시간 연장과 개인택시 부제 해제가 실시된다.

 

특히 2단계에는 출근시간대(오전 6~9시)에 전세버스 2개 노선을 추가 운행한다. 배차간격은 7분대로 종합운동장역~여의도역에 26대를 순환 운행하고, 개화역~여의도역에서 14대가 편도 운행한다.

 

문제는 서울시의 역할이 제한적이라는 데 있다. 9호선 1단계 구간은 민간투자법에 의해 시행된 구간으로 주무관청인 서울시가 사업시행자인 서울시메트로9호선을 관리·감독할 수 있지만 서울9호선운영의 노사협상에는 직접 관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9호선의 운영권이 만료되는 2039년이 돼야 9호선 전 구간을 서울교통공사가 운영하게 할 수 있다.

 

지하철 공영화, 승객안전 담보할까

 

노조 측에 따르면 파업 이후 노사가 교섭을 했지만 단체협약 체결 관련 내용만 다뤘을 뿐 인력충원과 근무여건 개선 같은 파업 현안은 논의되지 않았다. 노조는 49명 충원을 요구했으나 회사는 15명 충원을 주장하며 맞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전국철도지하철노동조합협의회·공공운수노조·민주노총 등은 “이번 지하철 9호선 파업은 서울시가 책임져야 한다”면서 “지하철은 공공재이므로 공영화가 해답”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영수 사회공공연구원 연구위원은 “우선 운영부터라도 서울교통공사가 직접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연구위원은 “공공기관이면 해지지급금을 지불해서라도 직영화하라고 요구할 텐데 민간(시행사) 대 민간(운영사)의 계약이라 쉽지 않을 것”이라며 “시행사에 만료 전 계약을 해지하라고 요구하고 차선책으로 계약이 끝나면 서울교통공사가 운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시는 지하철 9호선의 수송력 증대에 힘을 모을 방침이다. 현재 160량(4량씩 40대)인 9호선의 수송력을 내년 12월까지 270량(6량씩 45대)으로 늘리겠다는 것.

 

다만 새 전동차를 투입할 경우 계획 수립, 국비 확보, 발주 및 제작, 충돌 실험, 주행 테스트, 시운전 등에 최소 2년이 걸린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승객의 안전이다. 노조 측은 “파업으로 인해 대체 투입된 기관사들은 출입문 취급 등 운전 기량이 미숙하다”면서 “역사 운영 대체인력 역시 장애조치에 취약할 수밖에 없어 언제 사고가 날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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