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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정책] 이창섭 서울시의회 도시계획관리위원회의원

지진에 취약한 서울, 어떻게 지킬 것인가?

변완영 | 입력 : 2017/11/21 [11:05]
▲ 이창섭 서울시의회 도시계획관리위원회의원     ©

[국토매일] 11월 15일 늦은 오후, 본인은 개인적으로 인생에서 가장 강한 흔들림을 느꼈다. 아마 서울에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비슷한 생각을 했을 것이다. 곧이어 재난문자가 요란하게 울리기 시작했고 주요 언론에서 긴급속보가 방송되었다. 인터넷 포털에서는 “지진”이라는 단어가 실시간 검색어 1위가 되었다. 서울이 더 이상 지진으로부터 안전한 곳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역사적 순간이었다.

 

한국이 지진으로부터 안전한 국가가 아니라는 것은 이미 작년 경주에서 발생한 지진을 통해 어렴풋이 인식되었다. 실제로 통계를 찾아보면, 우리나라는 1998년까지 연간 19회 정도의 지진이 발생했는데 1999년부터 현재까지는 매년 59회가 발생하여 3배 이상 빈도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지진은 더 이상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며 우리의 일상에서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일이 되었다. 땅이 흔들리는 것 자체가 무서운 일이지만 더 무서운 일은 지진으로 인한 막대한 피해다.

 

2008년 중국 쓰촨성 대지진은 건축물 470만동 붕괴, 약 9만 명의 인명피해를 야기했고 재산 피해액은 160조원에 달했다. 또한 지진의 여파로 인해 쓰촨댐이 붕괴했는데 이를 통해 약 1천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지진이 잦은 일본에서도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을 통해 약 2만명의 사망자와 240조원의 경제적 손실이 나타났다. 

 

인구 천만의 도시 서울의 경우 대규모 지진으로 인한 피해가 얼마나 클지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내 총 건축물의 내진성능 확보율은 30.4%에 불과하다. 또한 서울의 인구 밀도과 건물의 밀집도는 세계 10위 안에 드는 높은 수준이다. 즉, 지진이 발생할 경우 건축물의 도미노 현상으로 인해 대규모 인명피해가 확실시된다.

 

더욱이 서울은 수도로서 정치경제의 중심지이며 이에 따라 주요 국가기관과 기업본사가 위치해있다. 만약 지진으로 인해 기관과 기업들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된다면 연쇄적으로 지방에 파급되어 국가 전체적으로 매우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또한 서울에는 한국의 중요한 인적자원이 다수 거주하고 있다. 지진으로 인해 우수한 인재들을 잃는다면 잠재가치까지 포함하여 손실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것이다. 결론적으로 지진에 대한 철저한 대비를 하지 않는다면 지난 눈부신 경제발전의 성과는 모래성처럼 무너져 내리고 엄청난 국가적 후퇴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지진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건축물의 내진성능을 확보하는 것이다. 여기서 내진성능이란, 지진발생시 이에 견딜 수 있는 성능을 의미하며 건축물이 내진성능을 확보했다는 것은 보통 5.7~6.3 정도의 지진을 견딜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미 여러 해외사례에서 내진성능의 확보가 생명보호, 피해 및 복구비용의 절감 등에 상당한 효과가 있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내진성능의 확보는 사전적으로는 내진설계를 통해 건축물을 짓는 방법이 있고 비내진설계로 지은 건물의 경우 내진보강을 통해 상당 부분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는 1998년에 6층 이상 또는 10만㎡ 이상의 건축물을 지을 때 내진설계를 의무화했다. 2015년부터 3층 이상 또는 연면적 500㎡ 이상인 모든 건축물에 내진설계를 의무화했고, 올해 2월부터는 2층 이상 500㎡ 이상의 건축물까지 대상이 확대되었다. 문제는 내진설계가 의무화되기 전에 지은 대다수의 건축물이다.

 

예를 들어, 1995년 일본 대지진은 사망자의 90%가 건축물 붕괴로 인한 것이었고 특히 붕괴된 건축물의 대다수가 내진설계가 의무화되지 않은 시기에 지어진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기존 건축물의 내진보강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건축물의 내진성능 확보, 특히 내진보강에 관해서는 이웃나라 일본의 사례를 참조할 필요가 있다. 일본은 2013년부터 내진개수촉진법을 통해 건축물의 내진성능평가와 내진보강사업을 대대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정책의 핵심은 건축물의 내진에 대해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인 역할을 부여하는 것이며 이는 지금까지 사적 개인(건축주)에게만 부여된 부담을 공공이 나누어 맡는 것을 뜻한다.

 

이에 따라 일본의 지방자치단체는 내진개수촉진계획을 수립하고 계획에 맞게 정책을 집행해야 한다. 민간에 대한 지원도 다양하게 전개하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보조(규제완화와 일부 비용지원 등), 세제혜택(소득세와 고정자산세 감면 등), 대출(이자지원 등)의 삼박자를 통해 건축물의 내진보강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 일본정부는 내진보강의 대상을 주택에서 모든 건축물로 확대했고 2020년까지 내진율을 95%로 높이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설정하고 정책을 추진 중이다.   

 

일본 등의 사례를 참고하면, 내진보강을 위한 정책은 예산지원과 같은 적극적 지원정책과 규제완화, 조세감면 등의 소극적인 유인(incentive) 정책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본은 적극적 정책과 인센티브를 섞는 정책혼합을 채택하고 있는데 반해 현재 우리는 주로 후자를 통해 민간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려고 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한국은 2013년부터 내진보강을 지원하기 위해 취득세 및 재산세를 경감하는 세제해택을 제공하고 있다. 그런데 매년 한자리수 건축물을 보강하는데 그쳐 유인정책의 성과가 너무 빈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기 때문에 정책적 측면에서 두 가지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우선, 적극적 지원정책을 도입하는 것이다. 서울의 내진건축물이 30%에 불과한 상황에서 예산지원과 같은 적극적 정책을 쓰는 것은 막대한 예산이 필요하고 또한 어떤 건축물을 우선 지원할 것인지에 대한 논란이 발생할 확률이 높다.

 

그러나 대규모 지진으로 인한 인명피해와 재산상의 손실과 내진보강을 위해 투입하는 예산을 비교하면 분명 전자가 후자보다 압도적으로 클 것이다. 우선순위의 문제는 해외사례를 검토하여 적절한 기준을 수립하면 해결될 일로서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아마도 인구규모와 취약성을 고려하여 학교, 병원, 유치원, 노인복지시설, 대형상업시설, 임대아파트 단지 등이 우선적인 대상이 될 것이다. 둘째, 인센티브도 더욱 확대할 필요가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결국 층수와 용적률 규제를 완화하는 등의 실질적인 인센티브를 추가로 제공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한마디를 더하면 좋은 정책을 만들어내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것이 바로 속도다. 우리도 일본처럼 성과목표를 수립하고 시간 스케줄을 정해서 신속하게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느긋하게 정책을 추진하다가 지진이 닥친다면 우리는 모든 것을 잃게 된다.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는 격”이 아니라 “소도 외양간도 심지어 우리 모두”도 모두 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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