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허한 약속만 남발하는 국감

국토매일 | 입력 : 2017/11/07 [10:32]

[국토매일] “구체적인 이행 계획이 마련되면 충실히 따르겠다” 문재인 정부의 첫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대형건설사 CEO들은 하나같이 사회공헌 재단에 기금 출연을 다시 한번 약속했다. 이번만큼은 공허한 약속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 

 

지난해 국정감사를 앞두고 기금 마련에 난색을 표하던 건설사들이 수백억원에 달하는 기금 출연을 약속하면서 무사히(?) 국정감사를 넘어간 일이 있었다. 건설업계는 자발적으로 사회공헌기금 출연을 선언하면서 ‘물타기용’ 발표 아니냐는 지적을 받은 바 있었지만 국회는 건설사들을 믿고 조용히 넘겼다. 

 

하지만 올해 국감까지 1년이 지났지만 기금은 겨우 47억 1000만원에서 더 늘어나지 않았다. 또 다시 기금 출연을 두리뭉실 넘긴다면 건설업계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더욱 따가워질 것이다. 할 것은 하고 비판해야 국민들에게 인정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국회의원들의 막무가내식 기업인 질타는 문제다. 이제 국감도 생산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국회의원들의 ‘국감스타’ 욕심에서 벗어나 계획에 없던 질의나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루머 등으로 시간을 버려서는 안된다. 건설산업이 더 깨끗해지고 더 개선될 수 있도록 진심이 담긴 질의를 던지고 진심이 담긴 답변을 이끌어 내야 한다.

 

증인으로 참석한 기업인들에게 계획에 없던 질의를 하니 답변은 성의 없게 된다. 정확한 데이타를 미리 준비할 순 없지 않나? 이런 문제로 죄인 취급해선 안된다.

 

망신주기를 할 것이 아니라면, 엉터리 자료, 사실과 다른 질문, 단순한 루머 확인 등은 사전에 확인하고 꼭 필요한 질의를 던져야 한다. 그래야 후진적인 국감이라는 말을 안듣게 된다.

 

이 뿐만 아니다. 국회가 민간 분야에서 무분별한 증인 소환을 막자며 올해부터 도입하기로 한 ‘증인실명제’(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가 효과가 있었는지도 의문이다. 

 

해외출장에 국회로 불려온 기업인 증인도 있고, 바쁜 일정으로 인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기업인도 있다. 이들은 국회의 강한 압박에 바쁜 일정 속에서도 국감장 증인대 앞에 섰다. 

 

그렇다면 최소한 이들의 말을 진중하게 들어줘야 하는 것이 증인으로 부른 국회의원들의 몫이다. 답변을 하려는 이들의 말을 끊고 원하는 답변을 듣기 위해 호통치고 질타하는 모습, 매년 국정감사 때마다 봐오던 후진적인 모습이다. 

 

이와 함께 증인으로 참석하는 기업인들도 국감에 성실히 임해야 한다. 하지만  석연치 않은 이유를 들어 불출석 통보를 하는 기업인도 있었다. 최근 수년 가까이 80% 후반대를 기록했던 일반 증인 출석률이 올해에는 70%대로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일반 증인의 절반 가까이가 기업인이라는 점에서 이들이 출석률 하락의 원인이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부영그룹의 이중근 회장은 일반 증인 자격으로 출석이 요구됐지만, 회의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 회장과 마찬가지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던 건설사 CEO들이 예상을 깨고 증인석에 들어섰지만, 이 회장의 자리는 감사가 종료될 때까지 빈자리로 남아 있었다. 이로인해 국감장은 있지도 않은 사람을 두고 호통이 이어졌다. 

 

이 회장은 당일 ‘울산 노인회 날’ 행사 일정이 잡혀있어 국감에는 참석할 수 없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하지만 이날 행사의 중요성을 떠나 행사는 정오 마무리됐기 때문에 충분히 참석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고운 시선 보내기 힘들다.

 

국회의원들의 국감이 불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일단 증인으로 참석한 이상 국민을 대표한 국회의 부름에 응해야 한다. 그리고 성실하게 답변하는 모습을 보여줄 때 국민들은 건설산업에서 새로운 희망을 보고 힘을 실어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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