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강남 재건축 진흙탕 '수주전'…개선 여지 있나?

국토부, 제도개선 준비 中

홍세기 기자 | 입력 : 2017/11/03 [18:55]
▲     © 국토매일


[국토매일-홍세기 기자] 국토교통부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강남 재건축 수주전이 혼탁한 진흙탕을 연상케 할 만큼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 열기의 불씨가 된 것은 GS건설과 롯데건설의 '한신4지구' 수주전이다. 이 경쟁의 승자는 GS건설이다. 또 현대건설의 거액 이사비 지원도 논란의 한축을 만들었다. 

 

국토부는 지난 달 15일 GS건설이 폭로한 서울 강남 재건축 수주 관련해 금품제공 내용에 대해 사실 확인 작업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결과에 따라 경찰 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재건축 사업을 총괄하는 현행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11조)은 '누구든지 시공자의 선정과 관련해 금품·향응 등 재산상 이익을 제공하거나 제공 의사를 표시하거나 제공을 약속하는 행위'를 못하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GS건설은 지난 9월 26일 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 수주전에서 건설사의 과잉영업 등의 문제로 여러 가지 논란이 일어나고 후진성을 지적 받은 점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며 ‘한신4지구’ 재건축 관련 ‘불법 신고센터’를 운영해왔다.

 

그 결과 지난 9일부터 14일까지 GS건설 직원과 홍보요원을 통해 공식적·비공식적으로 포상제도에 대한 취지나 제보 대상, 제보자 보호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문의하고 상담한 건수만 227건에 달했으며, 금품 및 향응 신고는 25건 접수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현금 4건, 청소기 1건, 숙박권 1건, 상품권 4건, 화장품 1건, 인삼, 명품가방 1건, 명품벨트 1건, 과일, 핸드백 1건 등의 사진을 공개했다. 

 

한신4지구 재건축은 공사비가 1조원가량(건립 규모 3685가구)인 사업으로, GS건설과 롯데건설이 시공권을 둘러싸고 경쟁을 벌인 결과 GS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됐다.

 

이 과정에서 롯데건설과 GS건설은 법정 소송까지 벌어지고 있다. 건설사들이 강남 재건축 시공사 선정에 한창 열을 올리는 요즘 조합원 금품 향응과 관련 위법성 논란은 매해 지속돼 왔다.

 

롯데건설과 GS건설이 경쟁한 잠실 미성·크로바 아파트 재건축 사업 수주전에 롯데건설은 현금 등 금품이 동원됐다는 의혹을 받은 바 있다. 수주전에 참여한 대형 건설사의 수주기획을 맡은 용역업체가 조합원들에게 수백만원대 돈봉투를 뿌렸다는 것이다. 현재 GS건설이 추가 제보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GS건설 측은 "행정기관의 경고와 언론의 우려 속에서도 여전히 구태를 벗어나지 못한 영업 행태가 계속되고 있다는 것에 대해 많은 아쉬움을 느꼈다"며 "내년 2월 시행 예정인 개정 도정법에서는 금품제공자나 수수자가 자수할 경우 형벌을 감경 또는 면제하는 조항이 신설된 만큼 그 취지를 살려 불법행위에 대한 제보를 활성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에 신고된 내역을 토대로 법적 검토를 거친 뒤 수사 의뢰 여부를 적극 검토할 방침"이라며 "경쟁사뿐만 아니라 당사 직원도 신고 대상에 포함한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경찰도 지난달 23일 서초구 잠원동의 한신4지구 재건축 사업 수주 과정에서 금품을 제공한 의혹과 관련해 롯데건설 주택사업본부를 전격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이날 잠원동 롯데건설 주택사업본부에 수사진을 보내 자금 집행 내역을 포함한 각종 서류와 장부, 컴퓨터 하드디스크 저장 자료 등을 확보했다. 롯데건설 측에는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 위반 혐의가 적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역대급 재건축 사업으로 주목받은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재건축 수주 경쟁은 현대건설이 조합원을 상대로 이사비 1761억원 무상 지원 논란으로 국토부가 위법소지 여부를 검토한 바 있다. 수주는 현대건설이 따냈다.

 

당시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은 이사비 지급이 무산되자 그에 걸맞는 혜택을 조합원에게 되돌려주겠다며 직접 나서 수주에 열을 올리기도 했다. 

 

과열된 재건축 수주전은 문재인 정부의 첫 국정감사에서도 현안이 됐다. 지난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토교통부 국정감사에서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 잠실 등 일부 재건축 사업장에서 조합원을 상대로 과도한 금품수수가 이뤄지면서 아파트값을 끌어올리고 있어 철저히 단속, 처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국토부는 강남 재건축 수주 현장에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불법행위가 있으면 입찰 배제 등의 제재를 가하겠다는 방침을 시사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강남 재건축 수주와 관련된 주요 건설업체의 담당자들을 불러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조합원들에게 금품·향응을 제공할 경우 엄격히 처벌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대책 마련에 나서겠다”며 "합동으로 상시 점검반을 운영하고 처벌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답변했다. 그는 "시공사 선정 관련한 제도개선을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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