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정책] 도시재생 뉴딜, 그에 대한 기대와 우려

서울시의원 이숙자(서초2, 바른정당)

국토매일 | 입력 : 2017/10/26 [17:41]

[국토매일] 박원순 시장의 취임 후 서울시는 ‘도시재생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 중이며, 문재인정부가 출범하며 서울시 정책을 벤치마킹하여, 연간 10조원씩 5년간 50조원을 투입하는 ‘도시재생 뉴딜정책’을 발표했다.


출산인구와 청년층의 감소, 그리고 이에 따른 지역적 공동화는 지역사회의 쇠퇴를 가져온다. 그리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가 도시재생을 통한 지역 사회로의 청년층의 복귀다.


많은 가능성과 정책적 방향에 대한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도시재생 뉴딜정책은 몇 가지 문제점을 보이고 있다.


첫 번째 문제는 ‘도시재생’이라는 개념이 서울과 같은 대도시에서 적용되는 것과 지방 중소도시지역에서 적용되는 것에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문재인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도시재생 뉴딜 정책’은 그 근간이 서울시 도시재생정책에 있으며, 대선캠프 당시 정책제안을 했던 김수현 현 청와대 사회수석과 실무자였던 이주원 현 국토부장관 정책보좌관 역시 각각 서울연구원장과 서울시에서 임기제공무원을 역임한 바 있다. 특히 이주원 보좌관은 서울시와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거관련 사회적기업인 주식회사 두꺼비하우징의 대표로 활동해 왔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과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중소도시의 사정을 얼마나 반영할 수 있는가가 큰 의문이다. 애초에 서울시의 도시재생정책은 뉴타운정책의 출구전략으로 시작했다. 서울시에서 뉴타운지역으로 지정 후 지지부진한 개발과 함께 기존 주거지의 노후화가 진행되고 있음에도 사업성 부족으로 기존 건설업체가 참여하지 않거나 할 수 없는 지역에 대한 출구전략으로 제시되었던 도시재생정책이 과연 서울시와 사회·경제·인구구조 상 특징이 다른 지역까지 적용될 수 있느냐의 문제는 도시재생 뉴딜 정책의 성패를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주지하다시피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도시재생은 주로 주거비상승에 의한 인구이탈, 산업 및 주거환경의 노후화와 무분별한 뉴타운 지역 지정의 역효과 등의 해결책으로 등장한 부분이 크다. 더군다나 도시재생에서 성공사례가 되어야 할 서울시와 수도권은 8.2부동산대책으로 투기과열지구나 조정대상지역으로 선정되어 2017년 도시재생관련 추경예산에서 혜택을 받지 못하는 이상한 모양새가 만들어졌다.


반면, 비교적 주거비가 낮은 지방 중소도시 지역에서의 ‘도시재생’은 지역기반시설 확보 및 청년층을 흡수하기 위한 일자리 만들기에 주력하고 있으나, 그 열악한 재정으로 한계를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발표된 ‘도시재생 뉴딜 정책’은 그 내용상 서울 등을 비롯한 대도시에서의 적용례가 될 수 있는 방법들이 대거 포함되어 있어 지방중소도시 지역에는 어떤 방식으로 작동할지 아직 불분명하다.


두 번째 문제로는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간의 재정 분담을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할 것인지가 불명확 하다는 점이다. 특히 재원의 측면에서 발표된 내용으로만 본다면 중앙정부가 연간 2조원, 지자체와 지방공기업이 8조원의 예산을 부담하게 된다. 서울시와 경기도 등 일부를 제외한 지자체는 이미 만성적 예산부족에 시달리고 있고, 지방공기업의 부채 역시 막대한 상황에서 과연 이것이 가능할까 하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세 번째로는 도시재생의 필드를 구성하는 조직과 인원 즉, 인력풀이 매우 협소하다는 점이다. 도시재생정책을 선제적으로 적극 추진했던 서울시조차도 정책의 자문이나 기획, 실행 과정이 특정한 몇몇 인물에게 집중되어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더군다나 사업의 실행주체를 대부분 사회적기업에 우선 배분함으로써 민간자본의 투입이 힘들다는 측면도 크다. 도시재생전문기업이 숫자와 인력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과연 예산만 투입한다고 문제가 해결될지는 의문이다.


네 번째로 마을공동체 사업과의 차별성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지역거버넌스 구축을 통해 지역 주민들의 참여도를 높이고, 주민주도의 도시재생을 추진한다는 것이 서울시 도시재생정책의 근간이다. 그러나 기존 마을공동체 만들기 사업과 도시재생 사업의 차이점이 거의 없으며, 실제 서울시 도시재생의 성공사례라고 선전되는 곳들의 거주민 참여율도 5%에 남짓에 불과하다. 불분명한 정체성과 30%도 안되는 주민참여율로 이도 저도 아닌 사업이 되어버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


마지막으로 최소한 수년에서 수십년을 거쳐 진행해야할 도시재생사업을 5년이란 단기간에 목표달성을 위해 추진되는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역효과에 관한 부분이다. 이미 수십년 전부터 시행된 일본의 도시재생, “마찌쯔꾸리(마을만들기)”의 성공과 실패사례들을 떠올려 본다면, 정치적 구호로서의 도시재생, 정부과제 혹은 행정조직의 목표로서의 도시재생이 얼마나 위험한지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분명 도시재생정책은 기존의 국토계획, 도시계획에서 보여주었던 문제점들을 보완하고, 균형발전을 이룰 수 있는 정책적 대안이다. 그러나 단순히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정치·행정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 된다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부디 5년간 50조라는 막대한 예산이 ‘도시재생’이라는 구호 속에서 연기처럼 사라져버리기 않기를 간절히 소망하며, 문재인정부가 보다 장기적이고 구체적인 계획을 내보낼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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