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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특별대담] 제해성 국가건축위원회 위원장

“좋은 건축물 · 건축주…도시와 국가의 품격 결정”

변완영 기자 | 입력 : 2017/10/26 [09:34]

‘도시재생’과 ‘건축재생’ 병행해야 성공

생활밀착형 건축이 곧 ‘국민이 행복한 건축’

“다세대주택, 주차장 문제 공공이 나서야”

스마트시티…자율주행자동차와 파워셀이 선도

 

▲ 제해성 국가건축정책위원장     © 변완영 기자

 

[국토매일-변완영 기자] “국민들이 보다 나은 환경에서 안심하고 편안하게 살 수 있도록 건축과 공간 환경 정책을 만들어 나아가겠다”는 포부로 제해성 국가건축정책위원장이 지난2016년 2월1일 임기2년을 시작했다. 본지는 창간 12주년을 맞이해서 제 위원장과 특별인터뷰를 통해, 국민이 행복한 건축의 의미와 그동안 추진해온 건축정책과 남은 과제를 들어보고, 미래건축을 전망해 보았다.

 

-벌써 한달이 지났지만 최근에 끝난 UIA서울대회를 간략하게 평가하신다면?

 

UIA대회는 세계적으로 중요한 행사이다. 전세계에 우리나라 건축을 알리는 좋은 계기였다. 건축계올림픽이다. 서울에서 개최된 것이 자랑스럽다. 하지만 아쉬움도 있다. 우리건축을 알렸다지만 무엇을 알렸는지 분명하지 않다. 세계 건축인들이 체험을 하고 갔지만 사실상 우리건축을 세계에 내세울 만한 것은 없다는 것이 핸디캡이다. 

 

우리나라는 경제력에 비해서 건축에 투자를 잘 하지 않는다. 심지어 루마니아 불가리아보다 건축에 대해서 누리지 못하고 있다. 건축에 투자하지 못하고 기능적인 것에 만족하고 있다. 다시말해 건축문화에 향유하지 못하고 여유도 없다. 

 

-국가건축정책위원회(이하, 국건위)4기 위원장으로서 역할과 과제는?

 

제 4기 위원회는 ‘국민이 행복한 건축’을 가장 중요한 활동목표로 설정했다. 국건위는 여러 부처별로 분산된 건축분야의 중요한 정책을 조정함으로써 건축문화를 진흥하고 국토환경을 개선하여 국민 삶의 질을 높이고, 안전하고 품격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건축기본법 제13조에 근거하여 설립된 대통령소속위원회다.

 

국민들이 보다 안정적이고 편안하게 사는 것을 지원하는 국민중심의 건축정책이 수립되도록 국정자문을 하겠다. 그래서 건축 · 도시 · 조경 · 디자인 등 전문 분야의 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학계 및 업계 인사들과 함께 언론·법조계, 경제·부동산 분야의 전문가들까지 참여해 보다 폭 넓은 관점에서 다양한 정책을 검토하고 활동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녹색건축과 새로운 기술변화에 대응하는 미래도시를 만들어 가는데 노력하겠다. 국민행복, 경제 활성화, 통일한국을 위하여 건축 분야에서 역할을 다하겠다.

 

또 하나는 규모가 크면 좋을 수도 있지만, 파출소, 공공도서관, 우체국 등 작은 공공건축이 잘 지어지고 관리되어야한다. 위원장되기 전에 공공건축을 관리하는 기관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중앙행정부에서 투자해서 지어지는 건축은 관리도 중요하다. 국방부, 행안부, 문광부에서 건축물을 많이 짓는다. 국토부는 안전 기준만 정한다. 국가공공건축물 관리제도가 만들어졌으면 한다.

 

미국연방정부에서는 연방조달청이 있다. PBS(Public Building Service)에서 국가건축물을 관리한다. 그리고 관리하는 시스템이 주정부, 시정부에서도 연방정부 규정 데로 따라한다. 우리도 국건위에서 하든지, 조달청에서 하든지 관리가 되었으면 한다. 공공건축의 수준을 높이고 제대로 짓고 관리해야한다. 

 

- 국민이 행복한 건축을 정책목표로 설정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행복한 건축을 구현해 나갈 것인가?

일반 서민들이 살고 있는 다세대 · 다가구주택(이하 다세대 주택)을 보면 디자인이나 성능이나 구조 측면에서 서구유럽에 비해 열악하다. 다세대주택이 좋아지면 건축전체가 달라지고 수준이 높아진다. 무엇보다 건축의 기능이나 성능이 우수해야 한다.

 

우리는 산업화시대에 인구가 급격히 늘어나고 도시화 급속히 이루어지다보니 짧은 시간에 많은 사람들이 도시로 몰리고 고층아파트가 인구를 흡수했다. 하지만 고층아파트 안은 형편이 없다. 또한 고층아파트가 지어지지 않은 지역에서도 건축물은 동일하게 향유되어야한다. 낙후된 지역일수록 더 사람답게 해주어야 하는 것이 국가의 책무이다. 따라서 다세대주택을 점진적으로 개선해 나가야한다. 

 

정책적으로 제대로 된 집을 짓도록 유도해야하고 금융적으로도 지원해주어야 한다. 아파트는 융자를 많이 해주지만 다세대주택은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왜 아파트는 되고 다세대주택은 안 되는가! 국토부에도 다세대주택과가 신설되어야 한다고 본다.

 

그래서 다세대주택에 사는 사람들도 아파트보다 살기 좋은 주거환경을 만들자는 캠페인을 벌여야한다. 아파트에 사는 사람은 새집을 짓는데 돈도 별로 안들이고 지을 수 있다. 땅의 지분으로 차액만큼 지분을 적게 하고 새집을 짓게 하는 것이다. 이것을 다세대 주택에서도 가능해야한다. 가령 한필지에 6세대가 있었다면 10세대로 늘려 주택을 짓고 나머지 4세대를 분양하면 새집을 지을 수 있다. 만일에 4세대가 분양이 안 되면 LH나 SH 등 공공이 매입해서 임대주택으로 내놓으면 된다.

 

- 국민이 안심하고 손쉽게 집을 짓고 고칠 수 있는 건축 환경을 만든다고 하셨는데,,규제개혁이나 제도 개선 등 법 개정은 잘 추진되고 있는가?

 

‘사용자 중심의 건축환경’ 조성해야한다. 우리는 이제껏 공급자 중심이었고 전문가 중심이었다. 하지만 건축물은 이를 사용하고 누리는 사용자 중심으로 바뀌어야한다. 이것이 곧 국민을 위한 건축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따라서 건축정책도 수요자중심으로 바뀌어야한다. 이를 위해서는 국민이 안심하고 손쉽게 집을 고칠 수 있는 환경으로 변모해야한다.

 

우리나라 건축제도는 건축법뿐 아니라 관련된 많은 법에 흩어져 있으며, 담당부처 또한 제각각이다. 전문가들조차도 상당한 어려움을 느끼는데 일반 국민들은 오죽하겠나! 그래서 건축하면 규제를 먼저 떠올린다. 특히 국민들이 편리하게 집을 짓고 고칠 수 있도록 설계부터 공사관리, 주거관리 등 다양한 서비스 지원이 가능해진다면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도시재생도 활기를 띨 것이다.  도시재생의 관건은 어떻게 국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 내느냐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 제해성 위원장     © 변완영 기자

 

-도시재생에 서울시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도시재생의 방향은? 

 

노후도시가 재생되어야하는 데는 공감한다. 여러 가지 도시재생이 있지만 최근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노후 저층주거지이다. 도시재생은 사회인프라인 기반시설에만 관심이 있다. 건축에는 관심이 없다. 도시와 건축은 분리해서 생각하면 안 된다. 마을회관이나 독서실, 텃밭 가꾸기, 도로포장, 하수도관 교체, 담장 페인트 등에 관심 있지만 정작 건축물에는 사유재산이라고 해서 관심 없다. 민간스스로 치유하고 개선해야 하는데 스스로 할 수 없다. 마중물사업을 하고 있지만 아직 미약하다.

 

따라서 도시재생도 중요하지만‘건축재생’도 보완해야한다. 건축은 개인소유물이지만 민간부분에서도 투자가 이루어져야한다. 따라서 ‘건축재생’ 없는 도시재생은 전시효과에 불과하다. 도움이 되지만 큰 도움이 안 된다. 내가 사는 곳부터, 내가 서있는 자리부터 재생이 돼야한다.

 

서민들은 주차장이 우선이다. 공공이 더 노력해서 마을 어귀에 주차장을 확보하는 것이 도시재생의 시작이다. 왜냐하면 주차장은 공동체를 묶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서울시 도시재생은 ‘공동체활성화’에 주안점을 두고 있지 않는가? 또한 주차장관리인이 택배관리라든지, 동네경비등도 하는 다양한 역할을 할 수있다. 마을공동체 주차를 하면서 이웃간의 주차갈등도 해결하고 이웃간에 정도 나눌 수 있는 효과도 있다. 

 

또 하나 도시재생에서 중요한 점은 주민자생력을 길러주어야 한다. 만일에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이 끊어지더라도 스스로 일어설 수 있어야한다. 많은 자치프로그램을 만들고는 있지만 아직은 빈약하다. 그러기에 주민참여도가 제일 중요한다고 본다. 

 

- 생활밀착형 건축을 통해서 서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정책은 무엇인가?

 

서민들이 집을 지을 때는 대폭규제를 완화해야하고, 대폭적인 지원을 해주어야한다. 다시말해 서민들에게 특혜를 주어여 한다. 창동이나 가리봉동에 사는 아줌마들도 새집을 가질 수 있는 희망을 주어야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주차장은 공공이 해결해주어야 한다. 주차장을 필지에서 빼야한다.

 

즉 소형필지에서는 주차장이 빠져야한다. 국가나 지자체는 주차장확보에 집중해야 한다. ‘한국주차장 관리공단’이라도 만들었으면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교통안전관리공단’이 주차장관리까지 업무를 맡아서 이 문제를 해결해주어야 하지 않나. 서민들은 개인주차장을 확보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공공주택 건설 때 기부채납 방식으로 어린이집을 확보해 학부모들 부담을 덜어줄 방안도 추진한다. 보육환경 개선은 애정을 갖고 추진하는 사안이다. 공공주택은 기부채납을 통해서 공공시설물을 만들어야 한다. 다만 기부체납된 토지에는 세금을 안내기 때문에 공공어린이집이나 문화시설 등 뚜렷한 목적이 아니면 기부체납은 바람직하지 않다. 대부분 관리가 안 되어서 사용하지 않은 곳이 많다. 

 

또한 광역환승센터의 개선이 시급하다. 선진국에서는 공항터미널 수준의 광역대중교통환승센터를 공공이 제공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대중교통 환승시스템은 세계 최고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환승시설 서비스 개선은 거의 고려되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노후화되고 열악한 군 관사에서 군인과 가족이 불편하게 생활하고 있는 현실을 보니 이들에게 삶의 질이 보장되는 주거공간이 공급돼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이렇듯 다수의 국민들이 실생활에서 직접 체감하는 건축 및 도시공간 서비스를 공공의 차원에서 개선할 수 있는 정책적인 대안이 모색돼야 한다.

 

- 좋은 건축물은 어떤 것이고, 좋은 건축주는?

 

좋은 건축이란 거주하고 있는 사람 마음에 들어야 함과 동시에 성능과 품질과 안전이 보장되는 건축을 말한다. 더불어 기능뿐만 아니라 보기에도 좋아야한다. 따라서 좋은 건축은 전통이 살아있는 건축, 성능이 보장되는 건축, 보기에도 매력적인 건축, 고급건축 등이다. 

 

또한 좋은 건축물이 되려면 하자보증등도 되어야한다. 아파트는 성능표시제나 하자보증제도 등이 있다. 다세대주택은 그렇지 않다. 국민이 가장 많이 체감하는 것은 661㎡이하의 소규모 건축물이다. 국민이 아파트를 선호하는 것은 생활의 편리함뿐만 아니라 아파트가 준공과 하자가 보장되는 건축물이기도하다. 하지만 대다수 서민들은 하자보증이나 성능표시가 제대로 되지 않는 다세대 주택에 거주하고 있다.

 

좋은 건축주가 되려면 집에 투자를 해야 한다. ‘비싸면서 나쁜 것은 있지만, 싸면서 좋은 것은 없다’는 말이 있다. 집이나 건축에 대한 투자를 하는 것이 사회와 국가를 위한 일이다. 좋은 건축물이 많아질수록 도시의 가치나 국가의 품격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 스마트 시티 등 미래도시는 어떤 형태로 실현될 것인가? 

 

한국은 밀도가 높고 정보기술(ICT)이 발달했을 뿐 아니라 변화에 긍정적이라는 점에서 IT와 건축, 도시가 융·복합된 스마트홈과 스마트시티를 추진하기에 최적의 국가이다. 스마트 시티는 내가 살고 있는 스마트 빌딩, 하우스 등이 모여서 스마트 시티가 된다. 스마트한 것 중 많은 부분을 통신회사가 해결할 수 있다. 스마트 시티는 자율주행 자동차와 파워셀이 선도할 것이다. 자율주행자동차가 등장하면 주차장이 필요 없게 된다. 그래서 더욱더 건물에서 주차장을 빼야한다. 미래에는 자동차는 소유개념에서 벗어난다. 쉐어 형태로 갈 것이다. 자율주행자동차는 우리의 삶을 엄청나게 변화시킬 것이다. 에너지도 마찬가지이다. 전기를 비축해서 쓰는 파워셀이 집집마다 설치될 것이다. 스마트시티로 가는 핵심이다. 미래는 생각보다 빨리 이루어진다고 본다. 

 

-끝으로 이루고 싶은 소망이나 임기 마치고 향후 계획은?

 

임기는 내년1월말까지이다. 학교도 정년퇴임을 해서 복귀는 안하지만 어떤 형태로든 활동은 계속해 다세대 주택이 아파트만큼 혜택을 받도록 앞장서겠다. 앞으로도 재단법인이든 사단법인이든 만들어서라도 서민들이 잘살 수 있는 좋은 건축을 만들도록 하겠다.

 

<제해성 위원장 프로필>

제 위원장은 서울대 건축학과와 미국 MIT 건축학 석사, 펜실베이니아대 박사를 마치고 1987년부터 아주대 교수로 재직해 왔다. 우리나라 건축도시 분야 첫 국비 장학생으로 선발돼 위원장 업무를 '국가와 사회에 봉사할 기회'로 여겼다. 국내 최초로 총괄건축가(MA)를 맡았고, 경기도시공사 광교신도시 개발 때 에듀타운과 스트리트몰 개념을 도입해 신도시 성공 모델을 제시했다.

 

2015년 한국건축문화대상 올해의 건축문화인상을 수상했다. 또한 국내 최초 건축도시 전문 국책연구기관 '건축도시공간연구소(AURI)' 소장을 2015년 9월까지 3년간 맡았고, 2기 국건위 위원도 역임해 '준비된 위원장'으로 통한다. 2016년 2월1일 4기국건위원장으로 임기는 내년1월까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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