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곽종빈 서울시 소상공인지원과장

손톱 밑 가시 제대로 빠졌나?

국토매일 | 입력 : 2017/10/17 [13:02]
▲ 곽종빈 서울시 소상인지원과장     © 국토매일

[국토매일] 요즘 푸드트럭이 인기다. 열린 공간문화, 이색적인 트럭 디자인과 젊은 세대의 신외식문화가 결합되어 인기를 넘어 대세(?)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이다.

 

여의도한강공원에서는 매주 금·토 저녁시간에 서울밤도깨비야시장이 열린다. 45대의 푸드트럭이 불을 밝히고 연인들은 트럭 앞에 길게 줄을 선다. 메뉴마다 차이가 있긴 하지만, 일평균 매출이 200만원 정도다.

 

대표적인 요리연구 방송인 SBS ‘백종원의 푸드트럭’에서는 메뉴를 개선하고 영업노하우를 전수하는 과정을 담아 이들의 성공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 첫 번째 장소가 서울의 강남역이었는데 잘 되는 트럭은 하루 130만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보도되기도 했다.

 

두 사례를 보면 푸드트럭은 청년창업, 성공 아이콘으로 비춰지는 게 사실이다. 필자의 부서에서 담당하는 사업인만큼 직장을 그만 두고 푸드트럭 창업을 고민하는 중이라고 방법을 물어보는 사람들이 자주 있는데, 이에 막상 마주하게 되는 현실은 정반대이다. 현재의 상황으로는 푸드트럭 창업은 또 다른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고 조언하고 싶다. 

 

지난 2014년 박근혜 정부시절 ‘손톱 밑 가시제거’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규제개혁의 일환으로 오픈 공간에서의 푸드트럭 영업을 합법화하였다. 그렇게 ‘푸드트럭 활성화’라는 정책의 방향은 청년실업이라는 사회적 문제, 일자리창출이라는 범정부적 과제에 직면해 소자본 창업을 희망하는 청년들의 욕구에 부응하는 정책으로 탄생하게 되었다.

 

중앙정부에서는 푸드트럭의 활성화를 위해 식품위생법, 공유재산법 등 관련 법령을 개정하였다. 하지만 푸드트럭 활성화는 제도적 기반마련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제도와 더불어 정책환경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고 변화 유도책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정책수립, 집행하는 조직과 사람이 정책목표 이행을 위해 마인드 세팅이 필수적이다.

 

현재는 푸드트럭의 합법적인 영업장소가 절대적으로 부족해 단속공무원의 눈을 피해 메뚜기식 노점영업을 하고 있고 그나마 고정적 수입이 보장될 수 있는 장소는 이미 편의점, 분식집, 일반식당들로 상권이 형성되어 있어 비집고 들어가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또한, 많은 시민들은 아직도 푸드트럭 영업을 불법 노점으로 인식하거나, 비위생적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여기에 더해 일선 지자체 공무원들은 푸드트럭 영업으로 인한 민원을 우려해 지원에 소극적이라는 푸드트럭 상인들의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푸드트럭은 창업하고자 하는 청년들에게는 블루오션, 청년 일자리 창출의 새로운 해결책처럼 알려졌지만, 정작 없는 돈으로 푸드트럭을 어렵게 창업하고 나면, 아직은 정착되지 않은 영업환경, 시민들의 인식, 공무원들의 태도에 절망하게 된다. 

 

한 때는 모든 것의 해결책처럼 조명받았지만, 막상 현장에서 마주하게 되는 문제점의 개선 방향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성과가 나지 않아 안타까운 상황이다. 서울밤도깨비야시장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다양한 국가와 도시, 지자체에서 서울을 찾는다, 불과 몇 년 사이, 푸드트럭은 하나의 외식문화로 자리잡고 있지만, 여전히 풀리지 않는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실제로 서울시가 중앙정부를 찾아가 프랜차이즈 푸드트럭의 진입제한 필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식품위생법 개정 등 제도개선에 대한 강력한 건의를 했음에도 두 달이 넘은 현재까지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하고 있다.  

 

서울시에서는 2016년에 푸드트럭지원조례를 제정하였다. 이는 전국 최초이다. 올해 3월과 5월에는 서울시장이 직접 주재하고 푸드트럭 상인과 단체 대표가 참여하는 간담회와 대책회의를 통해 현장의 절박한 목소리를 듣고 대책을 논의하였다.

 

이러한 현장의 이야기를 토대로 푸드트럭 활성화 본격 추진을 위해 전담팀을 신설했고, 상시적으로 영업할 수 있는 장소를 발굴하기 위해 민관합동실사단 운영하고 서울푸드트럭 풀 구성을 통한 축제행사시 푸드트럭 추천하는 등 지자체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영업환경을 바꾸는 것만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바로 운영 구성인원 간 소통과 정책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과정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온라인 단체 토론방’이다.

 

서울시장, 담당국장부터 사업 담당 주무관 그리고 푸드트럭 상인까지 200여명이 참여하는 이곳에서는 서울시장이 토론에 직접 참여하는 것은 물론 푸드트럭 관련 자료와 정보공유, 서울시 정책안내와 의견수렴이 실시간으로 이루어진다.

 

한 예로, 프랜차이즈 푸드트럭 영업하는 현장에 대한 제보가 이 온라인 단체 토론방에서 이뤄진 이후 서울시는 일일이 해당 프랜차이즈기업에 푸드트럭사업 진출현황과 향후계획 조사에 착수하고 그 결과를 공유했다.

 

그 이후에도 프랜차이즈업체가 푸드트럭으로의 진출을 모색한다는 기사가 토론방에 올라오고 트럭 숫자 대비 합법영업지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마케팅, 디자인면에서 우월한 프랜차이즈기업의 진입은 영세한 푸드트럭 시장을 고사시킬 수 있다는데 의견을 모으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앙정부 건의결과만 기다릴 수 없어 서울시 조례로 국공유지와 자치단체 행사에 프랜차이즈 푸드트럭 진입을 제한하는 조례를 만들게 되었다. 온라인 단체 토론방에서 ‘프랜차이즈 푸드트럭 영업’에 대한 슈가 제기된 후 두 달만의 결과이다. 현장의 목소리를 실시간으로 듣고 대안을 함께 논의하며 신속하게 이를 제도화해 프랜차이즈 푸드트럭 진입의 여지를 차단한 것이다. 

 

푸드트럭 활성화는 매우 복잡하고 어려운 과제이다. 현실 적합한 제도개선과 푸드트럭에 대한 대시민 인식개선, 푸드트럭 상인들의 현장목소리 청취, 위생, 안전과 관련된 상인 스스로의 개선노력, 일선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의 마인드 변화가 함께 작동해야만 가능한 일이다.

 

이제는 중앙정부, 광역시도, 기초지방자치단체가 합심해 손톱 밑 가시를 제대로 뺄 때이다. 손톱 밑 가시가 제거되어 푸드트럭 상인들이 마음 편히 장사할 수 있는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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