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국제대교 붕괴 원인 '오리무중'…부실? 우연?

사고 원인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2개월 이상 소요 예정

홍세기 기자 | 입력 : 2017/09/05 [17:50]
▲     © 국토매일


[국토매일-홍세기 기자] 지난 26일 오후 3시20분께 평택시 팽성읍 신대리 평택국제대교 건설 현장에서 상판 4개와 16번 교각이 무너져 내렸다. 총 길이 230m 상판 4개와 16번 교각이 20여m 아래 호수 바닥으로 떨어졌으나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이 교량은 현덕면 신왕리와 팽성읍 본정리를 잇는 1.3㎞ 구간으로, 43번 국도는 무너진 상판과 이어진 공사 구간의 하부를 지나고 있다. 이로 인해 43번 국도가 일부 통제됐다. 

 

평택시는 2018년 12월 완공목표로 사업비 2427억 원을 들여 2014년부터 평택시 포승읍과 팽성읍을 잇는 길이 11.69㎞의 평택호 횡단도로를 건설하고 있었으며, 이 가운데 사고가 난 국제대교 구간은 길이 1.3㎞이다.

 

사업비는 1320억원이 투입되며, 현 공정율은 58.7%로 였다. 공사는 대림산업이 맡고 있으며, 이 구간에는 교량 7개, 소교량 5개, 터널 1개, 출입시설 9개가 설치될 예정이다.

 

경기 평택호 국제대교 붕괴 사고 원인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2개월 이상 소요될 것이라는 전문가 의견이 나왔다. 또 나머지 무너지지 않은 교각과 상판에 대해서도 안전을 위해 사고 원인 조사와 상관없이 모두 철거를 해야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국토교통부 사고조사위원회는 지난 28일 오후 3시30분 국제대교 붕괴 사고현장을 둘러본 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은 사고 현장을 둘러보는 차원에서 방문한 것"이라며 "내일부터 각 분야 전문가들이 현장에 투입돼 정확한 원인 조사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덧붙여 "조사 결과는 60여일 이상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조사위원회에는 국토부 건설안전과장을 비롯한 외부 전문가 12명으로 구성됐으며, 위원장은 연세대학교 김상효 토목과 교수가 맡았다. 김 교수는 지난 2012년 10월 14명의 사상자를 낸 파주 임진강 장남교 상판 구조물 붕괴사고 당시에도 국토부 조사위원장을 맡아 잘못된 시공순서로 인해 사고가 난 사실을 밝혀낸 바 있다.

 

김상효 교수는 이날 "국제대교 공사에 적용된 공법은 지난 30년간 국내에서 사용된 공법으로 지금까지 단 한번도 공사 중 붕괴된 적이 없었다"며 "그렇기에 모든 것을 백지상태에서 폭넓게 조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사 방식에 대해 김 교수는 "교량 붕괴 사고는 반드시 문제가 있기에 발생하는 것이다. 과거 설계사 또는 시공사의 실수로 붕괴한 사례가 있었다"며 "모든 공사 전 과정을 중점적으로 살필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평택 국제대교)육지에서 상판을 제작해 교량 첫 지점에서 차례로 교각 위로 밀어 넣는 압출 공법으로 지어진 만큼, 상판이 무너진 교각(15~19번)을 비롯한 나머지 교각(20~21번)과 무너지지 않은 상판(19~21번) 모두를 원인 조사후 철거해야 한다 "며 "원인조사를 명확히 해 국민들이 안전하게 통행할 수 있는 대교를 만들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도입 30년간 사고 없던 ILM공법, 사고와 관련있나?

 

국제대교 건설 현장에서 활용된 ILM 공법은 교각을 먼저 시공한 뒤 육상에서 제작한 상판을 한쪽에서 고정해 압축장비로 밀어 넣어 교량을 건설하는 방식이다. 제작이 간편해 공기가 짧고, 시공방법이 안전하다고 알려져 교량 건설현장에 자주 활용돼 왔다.

 

이 공법은 1983년 호남고속도로 금곡천교에서 최초로 적용된 이후 여러차례 활용됐으며, 한번도 사고가 난 적이 없어 상대적으로 안정된 공법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따라서 이번 사고는 연속압출 방식을 이용한 국내 첫 사고라는 점에서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사고는 P15∼P19 5개의 교각 사이를 잇는 상판 4개가 무너져 발생했는데, 이 가운데 4개의 교각은 비교적 멀쩡하게 남아 있으나 P16 교각은 상판과 함께 붕괴했다.

 

P16 교각이 부실하게 시공됐다면 상판 붕괴의 직접적인 원인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또 일각에서는 최근 폭우 속에 공사가 이뤄진 것이 사고 원인과 연관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ILM 공법 특성상 관련성은 낮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국제대교가 ILM 공법이 활용된 국내 교량 중 가장 폭이 넓은 교량이라는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국제대교는 총연장 1350m, 왕복 4차로(너비 27.7m)로 건설되고 있었다.

 

왕복 4차로 광폭원에 ILM 공법을 적용하는 것 자체가 국내 최초의 시도라 그만큼 안전성을 담보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조사위원장인 김 교수도 “국제대교 너비는 ILM 공법을 활용한 것치고는 특이하게 넓다”라며 “이게 안전성에 영향을 줬는지는 현장 검토를 해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전했다.

 

인재에 대한 가능성도 제시

 

평택 국제대교 붕괴사고가 부실시공으로 인한 인재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국내 건설업계에 만연된 불공정 관행과 열악한 근로환경이 빚어낸 것이라는 비판이다. 또 압출공법 공사에서 사고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기술적 측면보다는 시공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추정이 나온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압출공법은 보통 왕복 2차로의 좁은 다리 시공에 많이 쓰이는데 사고가 난 다리는 왕복 4차로여서 시공에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라며 "앞의 상판을 뒷 상판으로 밀어내는 방식이라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한데, 균형이 안 맞아 무너졌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불법하도급 정황도 나왔다. 평택시로부터 사업을 따낸 원도급사와, 그로부터 시공 계약을 맺은 하도급사 외에 제3의 업체가 공사에 참여했다는 것. 원도급사는 대림산업, 하도급사는 청진건설이었으나 실제 가설교량 설치 공사에는 제3의 업체 두 곳이 더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조사위도 약 60일간 사고 원인 조사는 물론 대림산업의 불법하도급 여부, 현장 관리체계, 작업환경 등 산업 구조적인 문제까지 포괄적인 조사를 벌인 뒤 재발방지 대책을 수립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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